아뇨, 전 배달시킨 적 없는데요.
헌트 상세 정보
장르: 미국 영화, 액션&어드벤처, 호러 영화
영화 특징: 폭력, 긴장감 넘치는
관람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낯선 사람들과 함께 의문의 지역에 갇혀 영문도 모른 채 사냥당하고 있는 ‘크리스탈’(베티 길핀)이 자신들을 사냥하는 주체를 밝히고, 그들을 찾아 복수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
웃긴다. 너무 웃겨서 이걸 웃기다고 생각하는 내가 웃길 정도다. 미국 말을 하니까 미국 영화일 거고 액션과 어드벤처까지는 동의하는데 호러는 좀 안 어울리지 싶다. 그 앞에 B급을 붙이면 말이 좀 될 거 같다. 우선 두 번째 시퀀스가 강렬하다. 우린 이런 장르예요, 를 대놓고 보여준다. 잔인하거나 징그러운 걸 못 견디는 편이라 으윽 구간이 세 번 정도 있었는데, 그중 첫 으윽 구간이 저 두 번째 시퀀스다. 수상한 뒷모습이 하이힐을 집어 들거든, 살짝 흐린 눈을 하는 걸 추천한다.
그리고는 몰아친다. 사냥터에 떨궈진 사람들이 정신을 차림과 동시에 약 10여분 간 끊임없이 썰리고 터지고 박힌다. 두 번째 으윽 구간이다. 이때, 내 눈에 보이는 모든 게 CG라는 것을 끊임없이 상기해야만 한다. 그래야 찌푸린 미간을 펼 수 있고, 눈을 뜬 채로 영화 관람이 가능하다.
사실 좀 혼란스러운 구간이긴 하다. 주인공이 누구인지 안 알랴주기 때문이다. 카메라는 끊임없이 이 사람 저 사람에게 들러붙으며 시선을 교란시킨다. 이 사람이 주인공인가 싶어서 응원하면 1분 만에 썰리고, 그럼 저 사람이 주인공인가 싶어서 정을 주면 30초 만에 터진다. 방심은 금물. 누가 봐도 맛 간 눈깔을 하고 있는 자, 그 자가 주인공이다.
처음 영화 속 설정을 인지하고, 막연히 배틀 로열 같은 내용을 상상했다. 그러나 이 영화는 내 상상 이상으로 허술하다. 어? 이대로 탈출한다고? 어?? 이렇게 따라간다고? 어??? 그럴 줄 알았던 애가 진짜 그런다고? 의 연속이다. 그래도 재밌다. 왜? 주인공이 먼치킨이라는 것을 증명할 때마다 조금씩 안심하게 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고, 조만간 화면 안에서 벌어지는 그 모든 썰림을 편안한 마음으로 관망할 수 있게 되니까. 주인공은 죽어가는 그 모든 것들을 더 빠른 죽음으로 인도하며, 눈깔 이즈 사이언스라는 가설을 아주 훌륭히 증명해낸다.
그러다 아, 의외로 열심히 구성한 영화구나 싶은 구간이 나온다. 왜 이런 사냥이 시작되었는가, 에 대한 부분이다. 이미 반죽음이 된 인물이 제 역할을 다하기 위해 숨이 깔딱깔딱 넘어가면서도 대사는 절대 절지 않는 방식보단 좀 더 나은 구성이었다. 그렇다고 대단히 짜임새가 있는 사연은 아니다. 사실 이러이러한 사연이 있는 미친놈들이랍니다! 수준인데, 그 사연이 그들을 더욱 머저리로 만드는 장치 역할을 한다. 덕분에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이야, 감독이 전하려는 메시지가 이런 거구나! 하고 자발적 교훈을 만들 수 있게끔 도와준다. 그로 인해 큰 울림을 받으면 좋고, 받지 않으면 어쩔 수 없고 정도의 깊이라서 좋았다.
가장 흥미진진했던 건 관객들이 빌런의 사연을 알게 된 후, 주인공과 마지막으로 격돌하는 부분이다. 이 구간이 제일 웃기다. 이때부터 대놓고 웃기기 시작한다. 아니, 사실 처음부터 대놓고 웃긴 영화였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건 내 알 바 아니다. 난 이때부터 웃었다. 싸움이 고조될 때쯤 또라이 같은 언행으로 한 템포 꺾는 방식이 반복되는데, 어쩐지 그때마다 반복해서 웃게 되는 매직. 그러다 슬슬 아무나 이겼으면 좋겠네, 라는 생각이 들 때쯤 이겨야 할 사람이 이긴다. 영화의 첫 부분과 유기적으로 이어져 끝난 결말도 아주 깔끔했다.
슬래셔 무비나 생각 없이 썰고 썰리는 B급 호러 영화를 선호한다면 추천, 안에 있어야 할 장기들이 밖으로 쏟아지는 광경을 별로 좋아하지 않거나 설정 오류에 민감하다면 비추천.
헌트 (나만의) 상세 정보
장르: 미국, 액션, 슬래셔, B급 호러
영화 특징: 군더더기 없는, 장르에 충실한, 괴상한 타이밍에 웃기는
관람등급: 비위 약한 어른 관람불가
의문의 지역에 갇혀 영문도 모른 채 사냥당하던 ‘크리스탈’이 그동안 숨겨두었던 자신의 재능을 맘껏 펼치는 희망 가득한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