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의 나, 내 안의 길

미아로 거리를 헤매던 기억의 저편

by 정다운 너


나의 첫 기억은 길에서 시작되었다.

선명하게 생각나는 건 앞으로만 전진!

뒤를 돌아보지 않았다는 것.

그때의 내가 가만히 생각해봐도 이쯤에서는 뒤를 돌아보고, 지금까지 걸어온 흔적을 살폈어야 할 것 같은데, 무슨 고집에서인지 나는 앞으로, 앞으로만 걸어 나갔다. (이런 것도 관성의 일종이겠지)


그리고 길에서 길을 잃고 울었던가. 토막난 정지 장면으로 기억하는 그때, 나는 경찰서에서

경찰관 아저씨가 시켜준 짜장면을 앞에 두고 고개를 주억거렸다. 그날 유괴되지 않고, 유실물처럼 분실된 나는 미아, 라는 말을 처음으로 알아들었던 거 같다.


너무 어린 탓에 기억나는 게 별로 없지만, 저녁 무렵이 되어서야 찾아진 나. 나를 끌어안고, 저승에서 나를 구해온 것처럼 복받쳐 우는 아빠의 흐느끼는 어깨를 어렴풋이 기억한다. 버선발로 달려 나온 것 같던 나의 아빠.


나를 사랑하는구나. 우리 아빠는.


가끔 길에서 나는 누군가를 나를 애타고 찾고 있다는 생각 혹은 이쯤에서는 뒤를 좀 봐야겠다는 기시감, 그리고 길은 다시 길로 이어진다는 깨달음을 퍼즐처럼 챙겨 들고 길을 걷는다.


나는 걸으면서 존재하고 걸으면서 숨을 쉴 수 있는 사람으로 자랐다.


그래서 나의 여행 글은 결국 걷는 사람의 기록이고, 걷고자 하는 사람의 지침서라고 해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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