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모순 속에서 진실을 찾아내는 것
<나도 워킹맘의 자녀였다>를 쓰면서 바쁜 엄마의 첫째 딸로 살면서 느꼈던 감정을 돌아보고 더 나아가 내 아이에게 어떤 부모가 되고 싶은지 고민해보았다. 그 과정에서 모순되는 마음을 발견하였다. 엄마가 미웠으나 엄마가 좋았고, 엄마에게 서운했으나 엄마를 존경했다.
온갖 모순 속에서도 진실(에 가까운 것들)을 발견할 수 있었기에 의미있는 과정이었다. 엄마의 표현 부족과 자기중심적인 성격은 나를 서운하게 했지만, 그럼에도 마음 깊은 곳에선 엄마가 나를 사랑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 내 안에는 아직도 이 사실을 인정하기 싫고 그저 엄마가 내 서운함으로 괴로워하고 나에게 더 사랑을 퍼부어줬으면 하는 어린 아이의 마음이 남아있었다. 다행히도 그 마음은 active하게(활발하게) 펄떡거리는 마음이라기 보단 inactive한(활발하지않은) 상흔에 가까웠다.
나는 서른이 넘었고 두 아이의 엄마다. 좋은 어른이 되길, 좋은 부모가 되길 소망한다. 과거에 묶여있지 않고 현재를 충실히 살아가길 선택한다. 나에게 인격적으로 부족한 면이 많지만, 마음 속 상흔이 내가 더 나은 어른이 될 수 있도록, 나를 붙잡아주고 이끌어주는 reminder(상기시켜주는 역할을 하는 것)가 되길 바란다.
엄마, 아빠 고마워.
나를 키워줘서.
나를 사랑해줘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