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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인A Feb 07. 2023

나도 워킹맘의 자녀였다 10

내 부모보다 더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한 노력 2 - 글, 집중, 스킨십

지난 화에서 내가 엄마에게 느꼈던 서운함과 서러움의 원인에 대해 썼다 (나도 워킹맘의 자녀였다 9).

내가 찾아낸 원인은 표현의 부족이었다. 엄마는 말로 하는 감정 표현에 인색하고 서툰 사람이었고, 나는 그 부분에서 결핍을 느꼈다. 그리고, 나도 언어 표현이 서툰 사람으로 자랐다.


형체를   없는 점토를 보고 "! 정말 근사하다!"라고 해주는 다른 엄마를 보며, 그저 발달단계  하나인 뒤집기를 하는  보고 "! 대단해!!!!!"라고 박수치는 다른 엄마를 보며, 친구가 혼자서만 장난감을 갖고 논다고 엉엉 우는 아이에게 "우리 딸이 공평하지 못하다고 느껴서 속상했구나"하고 말해주는 다른 엄마를 보며, 나는 놀랐고 감탄했다. 그리고 내가 아무리 노력한다고 해도 나는 로는 표현이 탁월한 엄마가 되긴 어렵다는  깨달았다. 내가 정말 의식적으로 노력한다면, 다른 엄마들 표현력의 평균 정도에 치게 될 것이다.


언어 표현이 부족함에도 나는 좋은 부모가 되고 싶다. 

그렇다면 내가 잘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그럼에도 내가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무엇일까.



1)    있는 것: 글쓰기


나는 말보다 글로 훨씬 많은 것을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이다. 말로는 아이에게 "사랑한다"라고 하는 데에도 많은 용기가 필요하지만 글로는 "사랑한다"라고 단숨에 적을 수 있다. 그래서 글에 기대 본다.

 

아이는 브런치를 시작한 이유  하나다. 내 언어 표현의 부족함으로 인해 (내가 내 엄마한테 그랬듯) 내 아이들이 엄마가 나를 사랑하기는 하는지, 내가 엄마한테 중요하기는 한지, 의구심을 가질 수 있다. 내가 노력해도 여전히 부족할 수 있다. 그때 아이들이 내 글을 보고 자신이 엄마에게 받은 사랑을 확신하길 바란다. 내가 성인이 되고 난 후 엄마의 일기장을 읽고 엄마의 사랑을 이해하게 되었듯, 나의 아이들도 글을 통해서라도 너는 엄마에게서 어마어마한 사랑을 받았다는 걸 느꼈으면 좋겠다.


2) 절대 놓치지 말아야  것: Undivided Attention(아이에게 집중하는 시간), 스킨십


비록 언어표현이 부족할 지라도 내가 절대 놓치지 말아야할 것은 하루 단 30분이라도 아이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휴대폰도 스마트워치도 TV도 없이, 아이에게 시선을 포함한 모든 감각을 고정하고, 온전히 아이에게 집중하는 시간. 아이의 몸을, 마음을, 생각을 살피고 받아들여주고 이해해주는 시간. 그런 시간을 가져야한다. 쉽고도 어려운 시간. 짧은 시간일 지라도 이런 시간들이 매일 쌓이다 보면 아이의 마음을 사랑으로 채워줄거라 믿는다.


 다른 중요한 부분은 스킨십이다. 어린 내가 엄마가 나를 사랑하는지 의심이 되었을 , 엄마가  사랑한다는 증거로 주사맞던 날을 떠올렸다. 예방접종을 맞는데 나는 무서웠고 엄마가 나를 으스러질  안아주었다. 너무 놀라고 좋아서 주사가 끝났는지도 몰랐다.   번의 경험이었지만 강렬했고, 힘들 때마다  기억이 힘이 되었다.





사랑하는 아이야,

네가  기억했으면 하는  있어.


엄마는 너를 아주 많이 사랑해. 너는  인생에서 가장 귀한 존재야. 내가 하루를 살아가게 하는 가장  원동력이고 내가  나은 사람이 되고 싶게 하는 이유야. 너의 웃음을 보고 있으면 나는 살면서 느껴온 감정  가장 최상의 행복을 느껴.


나는  일을 귀히 여기지만 너를 만나고 너와 함께한 시간은 일과 비교할  없을 정도로 귀하단다. 혹시나 엄마가 너보다 일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고 네가 느낀다면 그건 오해야. 엄마의 시간활용 부족과 표현 부족 등 엄마의 부족함으로 인한 오해. 그런 오해를 하게해서 미안해. 엄마에게 너보다 소중한 일은 없어.


엄마는 너의 전부를 사랑해. 네가 무언갈 잘해서 사랑하는게 아니라 너의 전부를 사랑해. 네가 부모에게 온전히 사랑받았던 그 기억들이,  마음 깊은 곳에 꺼지지 않는  빛덩이로 단단히 자리 기를, 그 빛이 언제나 너의 마음을 따뜻하고 환하게 비추기를, 오늘도 기도할게.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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