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화 - 마흔셋, 팔리는 작가가 되겠어

<팔리는 작가가 되겠어, 계속 쓰는 삶을 위해> 이주윤

by 이작


도서관에 책을 반납하러 가면 서가에 꽂혀 있는 책 보다 누군가 막 반납하고 간, 아직 간이 서가에 꽂혀 있는 책을 바통 터치하듯 빌려오는 걸 좋아합니다.

바다에서 금방 막 잡아 올린, 펄떡펄떡 살아 있는 싱싱한 횟감을 보는 기분이랄까요.

어제도 간이 서가에 꽂혀 있는 책 한 권을 낚아 채듯 대출해 왔습니다.


돈 때문에 글을 쓰지는 않지만, 계속 쓰기 위해서는 팔리는 작가가 되어야 한다.


작가는 '누구나 작가가 될 수 있는 시대다. 그러나 작가로 살아남아 꾸준히 먹고사는 일은 생각보다 고되다. 나의 시행착오가 다른 이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 책을 쓴다'라고 해요.


저도 (방송작가 말고) 작가가 되고 싶어 뒤늦게 브런치를 시작했지만, 사실 이렇게 많은 사람이, 이렇게나 열심히 글을 쓰고 있을 줄은 상상도 못 했어요. 구독 중인 한 이웃 님은 거의 매일, 글을 써서 올리시더라고요.


이주윤 작가도 팔리는 작가가 되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옛일을 쓴 part 1에 이어, 나름의 글쓰기 노하우를 남은 part 2에서 '작가는 의구심이 들더라도 멈추지 말고 그냥 마구잡이로 써라. 오늘도 한 편, 내일도 한 편, 글 위에 글을 쓰고 글 옆에 글을 써라'라고 강조해요.


사실 모두가 아는 당연한 얘기지만, 아는 것과 실천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잖아요.

저도 일주일에 적어도 두 편은 써서 올리자고 다짐하면서도 매일 저녁 책상 앞에 앉아 하루 동안 있었던 일을 돌아보고 되새김질하기보다, 식탁 앞에 남편과 마주 앉아 시원한 맥주 한 잔을 마시며 하루 동안 있었던 일을 수다로 되풀이하는 걸 더 좋아하다 보니 다짐은 늘 다음으로 마무리되기 일쑤예요.


그러면서 김애란, 임경선, 이슬아 같은 잘 팔리는 작가가 되길 바라다니.


저는 그러면 안 되지만, 이주윤 작가는 열심히 글을 쓰고 잘 팔리는 작가가 되기 위해 온갖 노력을 했는데도 김애란, 임경선, 이슬아 같은 작가가 되지 못해 결국, '출세욕'에 관한 이 책을 쓰게 되었다고 해요.


인상 깊게 책을 읽고 나면 자연스레 글을 쓴 작가가 궁금해져요.

그래서 작가의 SNS를 비롯해 그동안 인터뷰했던 기사들을 찾아보는데 얼마 전 비혼의 한 프리랜서 방송작가가 쓴 에세이를 읽고 그녀에 대해 찾아본 적이 있어요.

말이 좋아 프리랜서지 비정규직의 비혼 작가에게 세상은 팍팍함 그 자체였어요.

그러나 세상과 비굴하게 타협하지 않고 언제까지나 나의 삶을 사랑하겠다고 다짐하는 그녀의 태도에 저는 당장 자료 조사를 시작했지요.


그런데 책이 나오고 그리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았는데 그 사이 작가는 결혼 해 달콤한 신혼을 보내고 있더라고요. 당연히 축하할 일이지만, 그 순간 왜 뒤통수를 한 대 얻어맞은 기분이 드는지.


제일 쓸데없다는 연예인 걱정, 류현진 제구력 걱정, 손흥민 골 결정력 걱정하다가 정작 내 앞으로 굴러가는 공을 막지 못해 실점한 기분이랄까요.


2020년에 나온 이 책도 이미 돈 값을 하고 있는 듯했어요. 작가의 바람대로 잘 팔리는 책이 되어 그렇게 부러워 마지않던 임경선 작가에게 '완전 재밌다'는 댓글도 받고. 출세욕이 아니라 출세 가도를 달리는 책이 된 듯했습니다.


이번에도 당연히 축하할 일이고 앞으로도 계속 응원을 보낼 계획이지만, 역시나 괜한 오지랖을 들켜버린, 나만 아는 숨은 맛집이라고 떠들고 다녔는데 알고 보니 나만 모르고 다 아는 대박집이었다는 걸 뒤늦게 알아버린 기분이...


역시, 나만 잘하면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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