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일은, 예술
EBS 다큐 프라임 <예술의 쓸모>
새벽 1시.
18층 창문에서 내려다본 아파트 놀이터에 누군가 혼자 그네를 타고 있다.
꽤 오랫동안.
한참 동안.
그리고 얼마 후.
그네를 타던 그, 혹은 그녀가 빠르게 휴대폰을 보며 놀이터를 빠져나간다.
새벽, 혼자 그네를 타다 떠난 이의 마음에 대해 생각해 본다.
남편은 내가 재미없는 이유가, 채널 중 EBS를 가장 좋아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20년 남짓 방송작가 일을 하면서 EBS 근처에는 가본 적도 없고, 정통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대신, 조금은 가볍고 덜 진지한 프로그램 위주로 경력을 쌓았으면서, 나는 아직도 가장 좋아하고, 한 번쯤 일해보고 싶은 곳을 말하라면 주저 없이 EBS의 다큐 프로그램을 말한다.
- 부디, EBS 관계자가 이 글을 읽어주길...
이 시대 예술의 쓸모에 대해 3부작에 걸쳐 만든 다큐 프라임, 예술의 쓸모 - 내 일은, 예술.
정세랑 작가를 EBS 다큐 프라임에서 볼 수 있어서 더 좋았다.
과정은 그 사람의 삶의 태도다.
몇 년 걸리지. 몇 년 걸려. 그래도 상관없어. 할 거니까.
어떤 찰나, 그 찰나마다 최선을 다 해야 한다. 그게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