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저한테 너무 막 하지 말아 주세요

by 이작

드라마 '폭삭 속았수다'를 보면 좋은 대사들이 많이 나온다. 그중에서 아직까지 기억에 남고 좋아하는 대사가 있다.

"그러니까 저한테 너무 막하지 말아주세요. 우리 엄마 아빠 울어요"

금명이가 영범이와 결혼을 반대하는 영범이 엄마한테 하는 이 말을, 나는 그들에게 해주고 싶다.


금명이가 자존감을 잃지 않고 자신의 삶을 살 수 있었던 건, "아빠 여기 있어, 아니다 싶으면 빠꾸, 냅다 집으로 뛰어와"라고 말해주는 관식이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팔불출 같지만 나에게 관식이는 남편이다.

내가 금명이가 아니어서 문제지, 남편은 관식이보다 더 나를 지지해 주고 응원한다.


그래서 이제는 달라지려고 한다.

내일부터 일주일간 (어쩌면 다음 주까지), 아이템과의 전쟁이 시작된다.

이번 방송을 마치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

내 주변에는 누구보다 나를 귀하게 여기고 사랑해주는 사람이 많다. 내가 힘들 때, 다 포기하고 싶을 때, 아무것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그 사람들이 이상한 거야, 네 잘못이 아니야'라고 말해주는 사람. '그렇게 힘들게 일하지 않아도 돼, 네가 일하지 않아도 우린 괜찮아'라고 말해주는 사람. 그 중에서 가장 큰 지분을 차지하는 사람은 당연힌 남편.

그들에게 너무나 부끄럽고 미안할 정도로 나를 놓고 살았다. 필요 이상으로 납작 엎드려 아무 때나 웃음을 보이며 스스로를 하찮은 사람으로 만들었다. 어느새 그들에게 나는 쉬운 사람, 아무렇게 대해도 되는 사람, 배려할 필요 없는 사람이 되었다.

다 내 잘못이다.

뭐가 그렇게 무섭다고 잔뜩 겁을 집어 먹었나.

아니면 그만 두면 될 일을, 이 일이 아니더라도 하고 싶은 일은 얼마든지 있는데, 왜 그렇게 이곳에 목숨을 걸었나 싶다.


내일부터 아이템이 잡힐 때까지 한동안 출근을 계속할 것이다.

내일부터는 이전과 조금 다른 태도로 일을, 팀을, 사람을 대할 것이다.

꼭 그렇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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