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바람 Aug 06. 2023

내 꿈을 위한 준비 과정

프롤로그

이 일기는 55세의 나이에 떠난 밴쿠버 어학연수의 기록입니다. 어쩌면 모든 일정이 끝난 다음에 소설로 바꿀 수도 있습니다. 이 일기는 블로그에도 연재하고 있습니다.


2023.5.29.(월)

나는 50대 중반의 나이에 30년 다닌 직장에서 명예퇴직을 했다. 내 꿈을 위해서다. 혹자는 이런 것을 버킷리스트라고도 하던데 그냥 나는 '내 꿈'이라고 부른다. 

내 꿈은 굉장히 많은데 그중에는 세계 일주와 그 과정에서 마음에 드는 장소에서 한 달 정도 살아보기가 포함되어 있다. 이를 위해서는 체력, 돈, 정보 등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도 영어실력이 절실히 필요하다. 이는 수많은 해외여행의 경험을 통해 깨달은 것이다. 물론 생존영어는 지금도 할 수 있지만 그것으로는 내가 원하는 것을 이루기에는 부족하다. 생활을 하고 친구도 사귀고 현지 문화도 이해하기 위해서는 영어실력을 좀 더 갖출 필요가 있다. 

즉, 나의 어학연수 도전은 내 인생의 꿈을 위한 준비 과정 중 하나이다.


어학연수를 가기 위해 관련 사이트 30여 곳을 조사하고, 후기 글(블로그 등) 500여 개를 읽었다. 정말 열심히 정보를 수집하고 공부했다. 고3 때 이 정도 공부했다면 서울대를 갔을 것 같다. 준비 과정을 간략히 소개해 보면.


우선 어느 나라로 갈 것인가?

필리핀, 몰타, 캐나다, 영국, 미국 등의 나라가 어학연수지로 많이 언급되고 있다. 각 나라마다 장소마다 장단점이 있다. 아래의 표는 극히 주관적인 느낌을 정리해 본 것이다. 목적에 따라,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달라질 것이다. 



나의 선택은 캐나다. 어학연수도 하고 여행도 다니기 좋을 것 같아서 선택했다. 특히 쿠바 여행을 가기 좋은 위치다. 나의 여행 세포가 꿈틀거린다.

캐나다 중에서도 밴쿠버와 토론토가 어학연수 도시로 많이 언급되는데 나는 캐나다 서부라 한국에서 가기도 가깝고 토론토보다 덜 추워 보이는 밴쿠버를 선택했다. 



다음은 어학원과 유학원 선택.

어학연수는 그 나라의 영어학원에 다니는 것이다. (물론 대학 부설 어학원, 자매대학 연수 등의 루트도 있겠지만 나에게는 해당사항이 없음) 영어학원은 전 세계에 지점을 가지고 있는 대규모 어학원부터 중소규모 어학원까지 다양하다. 영어가 좀 된다면 직접 어학원 홈페이지를 통해 연수 신청을 할 수도 있다. 나는 그럴 자신이 없어서 유학원의 도움을 받았다. 

유학원은 어학원을 소개해주고 입학 서류, 홈스테이, 비자 등을 도와주는 곳이다. 유학원은 크게 국내 유학원과 해외 현지 유학원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나는 국내 유학원 2곳과 밴쿠버 현지 유학원 2곳에 온라인으로 상담을 요청하고 비교해서 그중 한 곳을 선택했다. 

그곳은 밴브릿지. 이 글은 광고가 아니고 그냥 내 경험을 쓴 글이다. 상담을 한 다른 3곳도 친절하고 열심히 알아봐 주셨다. 그중 밴브릿지가 나와 인연이 닿아 이곳에 내 운명을 맡기게 되었다. 

어학원은 나의 목적, 나이, 성별, 요구사항 등을 고려해서 유학원에서 추천해 준 SSLC로 결정하였다. 유명한 대형 어학원은 아니지만 오랫동안 일한 선생님들이 많다는 걸 보면 내실 있는 곳인 것 같다. 



숙소 유형 선택

숙소 유형은 3가지 정도로 요약해 볼 수 있다. 홈스테이, 룸셰어, 기숙사. 이것도 사람마다 취향과 선호도가 다를 것이다. 아래의 표는 나의 주관적인 생각이다. 



나는 처음부터 기숙사를 원했다. 이 때문에 6개월을 기다려야 했다. 어학연수를 알아보기 시작한 것은 2022년 11월부터였고 내가 실제로 어학연수를 가는 것은 2023년 6월이다. 홈스테이를 선택했다면 지금쯤 캐나다에 있을 것이다. 나는 무조건 학원에 걸어서 다닐 수 있는 기숙사를 희망하였다. 기숙사가 좀 더 비싸고 6월까지 기다려야 하지만 나에게는 걸어 다니는 것이 더 중요하다. (이것이야말로 각자 취향 나름일 것임)


밴쿠버 시내에 있는 기숙사의 자리를 구하려면 1년 정도 기다려야 한다는데 밴브릿지에서 열심히 알아봐 주셔서 기다리는 시간을 단축할 수 있었다.



어학연수 기간

기숙사의 입실 날짜에 맞추어 학원에 다니는 기간도 정해졌다. 나는 2023년 6월 말부터 11월 중순까지 약 5개월간 어학원에 다닐 것이고 이후 1개월 정도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 

처음에는 6개월을 생각했는데 내가 다시 대학에 다니거나 취업할 것도 아니므로 굳이 6개월 비자기간 내내 공부할 필요가 있을까 하여 5개월로 기간을 정했다. 남은 한 달은 여행하면서 놀다가 돌아올 생각이다. 물론 비자는 중간에 미국에 놀러 갔다 오면 연장된다고 하지만 그냥 마지막 한 달은 마음 편하게 놀기로 마음먹었다. 이것이야말로 은퇴자의 삶이 아닐까?


이렇게 해서 현재는 유학원을 통해 어학원 등록, 기숙사 등록, 여행비자 받기를 마친 상태다. 

솔직히 마음이 설레었다가 걱정되었다가 왔다 갔다 한다. 나는 과연 이 나이에 그 먼 나라에 가서 어린 친구들 사이에서 남의 나라 말을 잘 배워올 수 있을까? 그냥 집에서 게임이나 하고 지리산둘레길이나 갔다 올 걸 그랬나? 가면 후회하게 될까? 아니면 너무 신나게 새로운 친구들도 사귀고 영어도 지금보다는 잘하게 될까? 

놀이공원에 가면 꼭 무서운 롤러코스터를 선택해서 탄다. 서서히 롤러코스터가 높은 곳을 향해 올라갈 때마다 후회한다. 내가 미쳤지, 왜 이걸 타겠다고 했을까... 하지만 롤러코스터가 짜릿하게 떨어지면 나는 신나서 소리 지른다. 야호!!! 지금 내 심정이 딱 롤러코스터가 정점을 향해 올라갈 때의 마음이다. 후회와 기대가 교차한다. 



2023.6.18.(일)


캐나다 밴쿠버 어학연수 도전! 5개월 연수+1개월 여행.


6개월 동안 남의 나라에 가서 사는 것은 처음 해보는 일이라 준비할 것이 많다.

이런저런 후기들도 읽어보고 관련 사이트의 안내문도 읽어보면서 어려운 부분은 유학원의 도움을 받아 하나씩 준비해나가고 있다. 

이번 글에서는 이것저것 필요한 것들과 예산에 대해 대략 정리해 보았다.


<서류>

기본적인 '여권'과 '비행기 티켓'은 준비되었다. 비행기는 기숙사 일정이 정해진 후 바로 예약했다. 대한항공 직항 이용 예정이다.

비자는 '여행비자 eTA'를 받았다. 6개월까지는 간단한 여행비자. 그 이상은 학생비자가 필요하단다. 

단, 여행비자 eTA라도 캐나다에 있는 동안 다른 나라를 갔다 오면 2개월이 연장된단다.

여행비자는 유학원을 통해 받았다. 비자가 아무 형식도 없는 종이에 글자와 숫자만 있어서 좀 당황했지만 이것이 eTA란다.

그밖에 필요한 것들은 '입학허가증(Letter of Acceptance)', '학비납입 증명서(영수증)', '기숙사 혹은 홈스테이 확인서', '보험증서(영문)'이다.

이 중 입학허가증, 학비납입 증명서, 기숙사 확인서는 유학원을 통해 전달받았다. 보험증서는 내가 가입하고 보험사에서 받았다. 

이 서류들은 하나씩 출력하여 입국심사에서 필요할 때 보여줄 예정이다.

한동안 얼라이브캔, 백신접종영문확인서 등이 필요했나 보던데 지금은 필요 없다고 한다. 


<보험>

3개월 미만은 단기여행자 보험이 되지만 그 이상은 '장기체류 보험'을 가입해야 한다. 보통 20대 청년들의 6개월 장기체류 보험료는 25~30만 원 정도 한다. 그런데 나는 50대 중반이라 60~100만 원 정도로 견적이 나왔다.

나이가 든 것도 서러운데 보험료도 너무 비싸다. 혹시나 해서 유학원을 통해 알아봤는데도 마찬가지 견적이 나왔다. 나이에 따라 보험료가 엄청나게 달라진단다. 

일단 60만 원 정도 하는 보험에 가입했고 영문증서를 받았다.

 

<휴대폰>

휴대폰은 현지유심을 이용하기로 했다. 

이번에 보니까 eSIM이라고 해서 물리적 유심이 아닌 가상유심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듀얼유심이라고 해서 한국이나 해외 통신사 중 하나는 가상유심으로 설정하고 하나는 유심칩을 끼워서 두 가지 번호를 이용할 수도 있단다. 잠시 이것을 이용할지 고민했으나 굳이 한국번호를 유지할 필요가 있을까 싶어서 그냥 단순하게 현지유심을 이용하기로 했다. 

현지유심은 유학원을 통해서 신청했다. 물론 내가 직접 알아보고 신청해서 이용할 수도 있다. 하지만 유학원을 통하니까 신청과 해지를 모두 해주어서 너무 편하다. 

내가 이용할 통신사는  'Rogers'. 캐나다의 3대 통신사 중 하나이다. 휴대폰중독자인 나는 가장 비싼 55GB(75$) 를 신청했다. 대부분 와이파이가 된다지만 여기저기 싸돌아다닐 예정이라 용량 큰 놈으로 했다. 만약 직접 신청하고자 한다면 '캐나다 폰박스'라고 검색하면 신청 사이트가 나온다.

나는 캐나다 공항에 가서 유학원의 픽업을 받을 때 유심을 받기로 했다. 보통은 신청하고 우편으로 받아 비행기 안에서 교체하기도 한다. 

참, 한국휴대폰은 장기정지신청을 했다. 통신사에 전화해서 신청하면 신분증과 항공권을 보낼 이메일 주소를 보내준다. 단기가 아니라 장기라서 서류가 필요하단다. 


<카드>

오랜만에 해외에 나가려고 알아보니까 정말 많은 것이 변했다. 그중 하나가 해외에서도 카드가 보편화되었다는 것이다. 예전에는 해외는 현금을 주로 받기 때문에 환전을 얼마를 해갈 것인가를 잘 생각해야 했다. 하지만 지금은 해외에서도 카드를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굳이 현금을 위험하게 소지할 필요가 없다. 카드만 잘 챙기면 된다. 

다만 카드는 수수료가 만만치 않다. 그나마 수수료가 적다고 하는 '트레블 월렛'(체크카드)를 신청했다. '트레블 월렛'은 현지화로 충전해서 사용하는 방식이고 현지인출이나 현지사용 시 수수료가 적은 편이라고 한다. 그리고 내가 평소 사용하던 해외 사용 가능한 신용카드도 1장 들고 간다. 

캐나다에 가면 유학원에서 연결해 주어서 현지은행에 통장개설하고 체크카드를 하나 더 받을 예정이다. 유학원에서 통장개설도 도와주고 나중에 귀국할 때 해지도 해준다고 한다. 너무너무 감사한 일이다.

아마도 일상생활하면서는 현지 체크카드를 주로 사용하면 될 것 같다. 다른 나라로 여행을 갈 때는 준비해 간 카드들을 사용하면 될 것 같다.

사용하게 될 카드들의 휴대폰 어플을 깔고 연결 확인. 해외원화결제 차단 신청도 해 두었다. 그리고 IC칩 비밀번호가 따로 설정되는지 확인했다. 요즘은 휴대폰으로 온오프도 할 수 있어서 편리하다. 만약 분실하거나 문제가 생기면 어플을 이용해 바로 사용중지시킬 수 있다. 


<기타>

-자동차보험

캐나다에 있는 동안 자동차보험이 만료된다. 문의해 보니까 의무가입이라서 해외에 있어도 해당 기간에 보험가입해야 한단다. 노트북을 가져가니까 인터넷으로 가입할 예정이다.

-해외 이용 차단 해제

노트북으로 은행업무를 해외에서 보게 될 수 있어서 해외 ip차단 혹은 해외이용 차단을 해제했다. 은행, 네이버, 카카오에서 각각 해제하였다. 혹시 네이버나 카카오 인증서를 받지 않았다면 인증서를 받아두는 것이 좋다.

-노트북 점검

최근 디아블로 4가 출시되어 신나게 게임하고 있는데 안타깝게도 내 노트북에서는 돌아가지가 않는다. 새 노트북을 살 것인지 매우 많이 고민했지만 집에서는 노트북을 거의 사용하지 않으므로 그냥 참기로 했다. 디아블로 4는 한국으로 돌아온 후에 많이 해주어야지. 이미 악몽단계까지 갔으니까 몇 개월은 참을 수 있다. 아니, 참아야 한다.

노트북에 각종 인증서, 로그인 연동 등을 확인했다. 앞으로 여기에 올리는 글은 노트북으로 올리게 될 것이다. 불편해도 몇 개월은 참아야지. 


<예산>

사실 이 글에 예산을 쓸 것인지 많이 망설였다. 하지만 나도 많은 블로거들의 도움을 받아 여기까지 왔으므로 혹시 지금 어학연수를 준비 중인 사람들을 위해서 정리해 보기로 했다.

5개월의 총학원비는 약 600만 원, 5개월의 총기숙사비는 약 850만 원이 들었다. 만약 기숙사를 이용하지 않고 홈스테이를 이용한다면 약 600만 원 정도 한단다. 결국 나는 5개월의 어학연수 기본(학원+숙소) 비용으로 1,450만 원을 지출하였다.

현지 생활비는 경험해 봐야 알 것 같다. 나중에 한 달 정도 지난 후에 생활경비를 대략 정산해볼까 한다.

그리고 캐나다 현지에서의 여행을 준비 중인데 비용이 만만치 않다. 내가 도착한 다음 주에 '캐나다데이'라고 해서 토, 일, 월의 짧은 연휴기간이 있다. 그래서 잽싸게 캐나다의 로키라고 불리는 '밴프'에 가려고 캘거리 왕복 비행기, 밴프 숙소, 밴프 공항리무진, 밴프 셔틀, 곤돌라 등을 예약했다. 그 경비만 벌써 90만 원이 들었다. 거의 한 달에 한 번 정도 연휴기간이 있다는데 아마도 나는 미친 듯이 싸돌아 다닐 것이다. 여행경비는 생활경비에서 제외해야겠다. 


이제 다음 주 토요일에 비행기를 탄다. 그리고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떨린다. 설렌다. 걱정된다. 신난다. 나의 감정은 지금 사방으로 질주 중이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