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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혜로운보라 Mar 30. 2020

원하는 것을 얻는 why

<원씽>

육아가 힘들었던 이유를 생각했다. 대체 '왜 육아가 힘든 걸까?' 하고 말이다. 육아는 예측 불가능한 상황이 매일 일어나기 때문이다. 내가 통제할 수 없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태어나서 “미안합니다. 죄송합니다!”하고 고개 숙여 말한 적이 얼마나 있었나? 불특정 다수를 향해 공개적으로 사과할 일은 그다지 많지 않다. 둘째가 다섯 살이 던 해였다. 신랑은 미뤄오던 라식 수술을 했다. 퇴근 후 수술을 하고 집으로 와야 하는데 운전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신랑을 데리러 병원으로 가야 했다. 차가 막히는 시간, 비는 부슬부슬 내리는데 둘째는 나를 꼭 따라가겠다고 떼를 쓴다. 어쩌겠는가? 첫째만 지인 집에 맡겨두고 택시를 타러 정류장으로 향했다. 퇴근길, 택시는 잡히지 않았고 비까지 내린다. ‘어쩌지? 택시는 안 오고, 신랑은 기다리고, 버스라도 탈까?’ 그 시점에 102번 버스가 왔다. 콩나물시루 같은 버스 안에서 아이는 멀미가 났는지 하차하기 바로 전 토. 해. 버. 렸. 다. 내 옷은 물론, 자기 옷이며 버스 한가운데에 토사물을 게워냈다. 머리가 멍해졌다. 아이는 놀랐는지 평소처럼 울지도 못하고 동그랗게 눈을 뜨고 쳐다본다. 잠시라도 떨어지기 싫다고 울고 떼를 쓰던 모습은 어디 가고 정류장에 아이를 먼저 내려주면서  "엄마 조금만 기다려!"라고 말하니 끄덕인다. 급하게 나와서 화장지도 없고, 기사 아저씨는 퇴근길에 토까지 해놨으니 화를 내신다. “죄송합니다.”를 백번도 넘게 말했던 것 같다. 그때 나를 도와주는 손길이 있었다.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학생이 휴지를 건넸다. 그러더니 함께 닦아 준다. 엄마가 치우기에도 냄새나는 토사물을 말이다.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고맙다는 말도 함께 했다. 주변의 도움이 없었다면 식은땀을 뻘뻘 흘리면서 어찌할까 발을 동동 굴렀을 상황을 돕는 손길 덕분에 무사히 지날 수 있었다. 나 혼자 겪으면 금방 해결될 상황도 아이가 있으면 복잡한 것들로 변했다. 일상에서 자꾸 어려운 상황들을 만나 지니 육아가 힘들다는 생각으로 가득했다. 고마운 일도 함께 있었지만, 힘든 것에만 초점을 두던 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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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담이는 토할 것 같다는 표현을 하지 않았을까?

왜 버스에서 도움을 준 사람들에게 감사할까?

왜 당황하면 아무 생각도 나지 않을까?

왜 담이는 상황 파악을 하고 울지 않고 잘 기다리고 있었을까?

왜 아이를 데리고 다니면 미안하다는 말을 많이 하게 될까?

왜 담이에게 미안하다고 사과했을까?


나는 아이에게 사과를 했다. 엄마가 생각이 짧았다고, 담이 힘들었는데 데리고 와서 미안하다며 사과를 했다. 그리고 울지 않고 정류장에서 씩씩하게 서서 기다려줘서 고맙다고! 정말 감사했다. 엄마의 난처한 상황을 파악하고 기다려주는 46개월 아기였다. 한 번 더 생각해 보면 컨디션이 좋지 않은 아이를 아빠를 데리러 간다면서 하필 차가 막히는 퇴근 시간에 데리고 나서서 생긴 일이었다. 신랑이 혼자 택시를 타고 오고, 다음 날 차를 가지러 가도 될 일이었다. 신랑이 오면 아이를 맡겨두고 내가 혼자 다녀왔어도 될 일이었다. why를 쓰면서 다시 한번 감사가 밀려왔다. ‘아! 내가 무사히 그 상황을 넘겼구나!’ 


질문의 힘은 당황스럽고 난처한 상황을 다시 돌아보면서 긍정의 힘을 얻도록 해준다. 게다가 중요한 것을 찾도록 도와준다. <원씽>이라는 책에서는 단 하나(The one thing)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고 말한다. 단 하나를 찾는 방법으로 소개되고 있는 것이 초점 탐색 질문(focusing question)이다. 왜냐하면 답은 질문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인생은 질문이다

‘우리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답인데 왜 질문에 집중해야 할까?’ 이유는 간단하다. 답은 질문에서 나오고, 답의 질(quality)은 질문의 질과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있기 때문이다. -원씽/ p.136 

당신이 할 수 있는 단 하나의 일, 그것을 함으로써 다른 모든 일들을 쉽게 혹은 필요 없게 만들 바로 그 일은 무엇인가? -원씽/p.139


초점 탐색 질문은 큰 그림이 되어서 내가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안내해준다. 내가 꿈꾸는 삶은 ‘행복한 집’이다. 행복을 좇으면서 어떻게 하면 행복해지는지 why 하고 책을 찾아 읽으면서, 꿈꾸는 삶은 일상이 되어가고 있다. 행복이라는 나만의 정의를 찾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내가 생각하는 행복이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대화하는 것’이다. 함께 산책하는 시간, 함께 책을 읽고 나누는 시간, 함께 영화 보는 시간, 함께 식사하는 시간, 행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why를 통해 깨닫고 실천하며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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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질문의 힘은 위대한가?

왜 <원씽>이라는 책에 빠져드는가?

왜 새벽 시간에 다시 책을 읽기 시작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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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원씽>이라는 책을 읽고 독서모임에 꼭 가고 싶었을까?

왜 하나에 집중하면 다른 하나는 기울어지는가?

왜 <원씽>의 내용이 내 상황들에 해답을 줬을까?

왜 김미경 강사의 양팔을 벌리고 왔다 갔다 해보라는 강의가 떠올랐을까?

왜 이 책을 읽으면서 <강점 혁명>과 <직관하면 보인다>라는 책이 떠올랐을까?


그리고 그 중심에는 내가 존재한다(Being)는 본질이 있다. 내가 있어야 행복도 느낄 수 있고, 내가 있어야 사랑하며 살 수 있다. 내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할 수 있다. 중심에 내가 없으면 늘 불안하고, 화가 치밀어 오른다. 내가 원하는 것을 발견하기 위해서는 질문해야 한다. <원씽>을 읽으면서 나는 why라는 키워드를 뽑았다. 적용할 것으로는 하루 why 다섯 개 쓰기다. why 하루 다섯 개는 막막하고 답답하고 끝날 것 같지 않던 불안한 육아를 여유롭고 행복한 육아로 관점을 변화하게 해 줬다. 다만 why를 계속 던졌을 뿐이고, 때때로 꺼내서 다시 읽고 내가 원하는 것을 찾았을 뿐이다. 중요한 일 단 하나를 찾도록 도와준 고마운 질문이다. 힘들고 어려운 상황에 매몰되어 있을 때면 나는 why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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