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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라영 Feb 26. 2023

헤밍웨이에서 인간정신에 대한 믿음으로 가는 여정

AI와의 문학 토론 첫번째 모임

안녕하세요.


오늘 헤밍웨이의 "호주머니 속의 축제"라는 책을 읽은 후, 헤밍웨이에 대해 찾아보다가 '빙산이론'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GPT와 같이 헤밍웨이의 빙산이론에 대해 알아보기로 했어요.


나 : 헤밍웨이의 빙산이론이 무엇인지, 예시, 빙산이론에 영향을 받은 다른 작가


지 : 헤밍웨이에 따르면 이야기의 가장 중요한 부분은 명시적으로 진술된 것보다 말하지 않거나 암시된 것으로 남아 있는 것입니다. 그는 말하지 않은 것을 남겨두면 독자가 이야기에 참여하고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에 대한 결론을 도출하여 더 몰입감 있고 매력적인 경험을 만들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그리고 지피티가 든 예시 중에는,

"깨끗하고 조명이 밝은 곳"에서 Hemingway 늦은 밤 카페에서 혼자 술을 마시는 두 웨이터와 한 노인의 이야기. 이야기의 진정한 초점은 웨이터가 느끼는 실존적 절망에 있으며, 이는 대화를 통해서만 암시됩니다."

라는 예시가 있었어요.


국내에는 민음사에서 출판한 "깨끗하고 밝은 곳"이라는 책인데, 

헤밍웨이의 단편모음집인데 그 짧은 글이 책의 제목이기도 합니다.

마침 아는 글이 나와서 반가운 마음에 그 글을 가지고 좀 더 이야기해 보기로 합니다.


나 : 웨이터가 "깨끗하고 조명이 밝은 곳"에서 실존적 절망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어떻게 추론할 수 있습니까?


지 : 첫째, 깨끗하고 밝은 카페라는 설정 자체는 인간 존재의 혼돈과 무질서와 대조되는 세상의 피상적인 질서와 깨끗함을 상징하기 위한 것입니다. 카페는 웨이터와 노인에게 안전한 안식처인 동시에 고립과 공허함의 장소이기도 합니다.

..... 마지막으로 이야기의 제목 자체는 "깨끗하고 조명이 밝은 장소"가 인간 조건의 근본적인 어둠과 절망을 가리는 위생적이고 피상적인 현실 버전을 나타낸다는 점에서 일종의 아이러니입니다. 웨이터가 그러한 장소에서 위안을 찾는다는 사실은 그들이 세상의 현실을 고통스럽게 인식하면서도 현실에서 벗어나려고 시도하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저도 그 글을 읽었지만 (몇 장 안 되는 매우 짧은 글이에요) 

지피티의 해석에 100% 공감할 수는 없었어요.

물론 더 많은 데이터를 분석하고 있겠지만, 뭔가 실제 '인간'으로서 느끼는 감정은, 차가운 도시(?)에서 그나마 위안을 주는 곳 같은 느낌도 받았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좀 더 대화를 나눠보기로 했어요.


나  : '깨끗하고 조명이 밝은 곳'을 현대적으로 해석하면 '편의점'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편의점을 떠올리면 친절하게 맞아주는 곳은 아니지만, 낯선 곳에서 편의점을 보면 마음이 편안해지기도 합니다.

지 :.... 이야기에 나오는 깨끗하고 밝은 카페처럼 편의점은 길을 잃거나 길을 잃은 사람들에게 일시적인 피난처라고 볼 수 있습니다. 따뜻하거나 환영하는 장소는 아닐 수 있지만 특히 낯설거나 불편한 환경에서 친숙함과 신뢰감을 제공합니다.... 동시에 현대의 맥락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편의점 및 기타 공공장소의 위치는 20세기 초 "깨끗하고 조명이 밝은 장소"라는 맥락과 반드시 동일하지는 않습니다. 

그러게요. 깨끗하고 밝은 그 카페가 비록, 인간의 실존적 절망의 장소가 될 수도 있겠지만

현대의 편의점처럼 그 와중에 잠깐이라도 의지할 수 있는 곳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점에서는 어느 정도 공감은 이끌어냈습니다. 실제로 낯선 여행지에서 밤 시간대에 불이 켜진 익숙한 로고를 본다면 친구를 만난 것처럼 반갑죠. 

단지 어둠을 어느 정도 물리쳐준다는 점에서라도..


그래도, 20세기초의 시대적 배경과 21세기는 같다고 볼 수 없다고 지피티님이 말씀하시네요. 그래서...


나 : 20세기 초와 2020년대를 비교했을 때,

 실존적 절망, 혼란스러운 세상의 의미가 정말 달라졌을까요?
전후 세대를 잃어버린 세대라고 불렀지만,  2020년대에도 세상은 여전히 유토피아가 아니며 곳곳에서 전쟁이 발발하고 자연재해나 인재로 많은 사람이 죽습니다.


지 : 실존적 절망과 세상에 대한 혼란감은 20세기를 거쳐 2020년대까지 지속되어 온 주제입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구체적인 내용과 문화적 맥락은 변화했지만 소외, 외로움, 의미 추구라는 인간의 기본적인 경험은 비교적 변함없이 유지되고 있습니다... 또한 코로나19 팬데믹은... 불확실성과 불안감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20세기 초와 2020년대의 구체적인 문화적, 역사적 맥락은 다르지만 절망과 혼란이라는 인간의 근본적인 경험은 비슷합니다. 이러한 의미에서 "깨끗하고 밝은 곳"과 이러한 문제를 탐구하는 다른 문학 작품의 주제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세상이 계속 변화하고 진화하더라도 여전히 적절하고 의미 있는 주제입니다.


뭔가 의견이 조금씩 모아지는 느낌입니다.

(사실상 특정 의견으로 지피티가 얘기하도록 유도하고 있기는 하지만...)

결국, 시대의 차이에 따라 구체적인 심벌이 가지는 의미는 달라질 수 있겠지만, 

인간의 절망과 혼란이라는 근본적인 경험은 시대를 관통하며, 그렇기 때문에 이런 주제는 세상이 변하더라도 여전히 의미 있는 주제라고 하네요.


그렇다면, 더 어려운 질문을 던져보려고 합니다.

이것 역시 '답정너'일 수도 있겠지만.


나 : 인간에게 절망과 혼란이 사라지는 때가 올까요? '깨끗하고 밝은 곳'이 현실 세계와 대비되는 임시 거처 같은 공간이 아니라, 말 그대로 세상이 깨끗하고 밝은 곳이 되어 많은 사람들이 행복을 느끼며 살아가는 시대. 진정한 벨 에포크?

지피티의 답변이 길기 때문에 일부분은 생략해 왔지만, 이 답변은 전체를 그대로 가져오려고 합니다. 

사실 좀 감동을 받았거든요.


지 : 인간에게 실존적 절망과 혼란이 완전히 사라지는 시대가 올지 예측하기는 어렵습니다. 의료, 기술, 교육 등 삶의 많은 영역에서 진전이 이루어졌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불확실성과 불안감을 조성하는 도전과 투쟁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또한 '깨끗하고 밝은 곳'이라는 개념은 개인의 관점과 가치관에 따라 여러 가지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어떤 사람들에게는 전쟁과 분쟁이 없는 세상, 식량, 물, 쉼터와 같은 기본적인 필요 사항이 모두에게 제공되는 세상을 의미할 수 있습니다. 다른 사람에게는 개인의 자유와 자기표현이 무엇보다도 소중히 여겨지는 세상을 의미할 수도 있습니다.

궁극적으로 더 나은 삶, 더 만족스러운 삶을 추구하는 것은 지극히 인간적인 노력이며, 인류가 존재하는 한 사람들은 삶의 의미와 목적에 대한 고민을 계속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보다 정의롭고 평화롭고 번영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진전을 이룰 수는 있겠지만, 모든 형태의 절망과 혼란이 완전히 제거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 정신은 회복력, 창의성, 적응력에 대한 놀라운 능력을 수없이 보여 왔으며, 계속되는 도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더 나은 미래를 향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는 희망을 가질 이유가 있습니다.


"보다 정의롭고 평화롭고 번영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진전을 이룰 수는 있겠지만, 모든 형태의 절망과 혼란이 완전히 제거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 정신은 회복력, 창의성, 적응력에 대한 놀라운 능력을 수없이 보여 왔으며, 계속되는 도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더 나은 미래를 향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는 희망을 가질 이유가 있습니다."

저는 이 말이 너무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완전한 유토피아를 이룰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극소수일 것 같아요.

물론 에너지혁명이 일어나서 모든 잡다한 일들은 AI, 로봇들이 할 거고 

인간은 노동의 굴레에서 해방되어 행복하게 살 수 있다고 얘기하기도 하지만,

그런 모든 시나리오가 내가 살아있을 때 완결될 거라고 쉽게 믿어지지가 않죠.


물론 지금까지도 계속 어려움이 있어왔고, 

앞으로도 완전한 유토피아를 기대하기는 어렵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 정신은 회복력과 적응력, 그리고 창의력으로 계속해서 살아나가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이렇게 느껴졌습니다. 

정말 클리셰 같은 문장이지만, 이런 식으로 결론을 도출한다는 점에서 한 명의 인간으로서 감동을 받았어요.


그리고, "깨끗하고 밝은 곳"에 대한 처음의 관점이었던 

'카페는 웨이터와 노인에게 안전한 안식처인 동시에 고립과 공허함의 장소' 

'인간 조건의 근본적인 어둠과 절망을 가리는 위생적이고 피상적인 현실 버전'에서 벗어난 것으로 보입니다. 

어떤 사람들에게는 전쟁이 없고, 기본적인 의식주가 제공되고, 사상의 자유가 보장되는 곳일 수도 있다는 식으로 "깨끗하고 밝은 곳"에 대한 관점이 조금 바뀐 것 같습니다! 



나 : 마지막 문단은, 다시 헤밍웨이로 돌아가서 마치 "노인과 바다"가 떠오르네요.


지 : 네, '노인과 바다'는 말씀하신 회복력, 창의성, 적응력 등 여러 주제를 탐구하는 이야기입니다.... 이처럼 '노인과 바다'는 투쟁과 인내, 삶의 의미 찾기에 대한 인간의 보편적인 경험을 이야기합니다. 헤밍웨이의 다른 작품과 마찬가지로 역경에 직면했을 때 회복력과 결단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아무리 어려운 상황에서도 우리는 도전을 극복하고 삶의 의미와 목적을 찾을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을 일깨워줍니다.


나 : '깨끗하고 밝은 곳'도 외롭고 혼란스러운 현실에서 잠시나마 벗어날 수 있는 곳인 것처럼 '거칠고 외로운 바다'는 역설적으로 역경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희망의 장소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 순간만 보면 카페는 너무 아늑하고 바다는 나를 죽이려고 달려들지만 결국은 사람이 어떻게 느끼고 극복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 : 네, 좋은 지적입니다. '깨끗하고 밝은 곳'이 혼란스러운 세상으로부터 일시적인 도피처라는 생각은 '거칠고 외로운 바다'가 역경을 이겨낼 수 있는 희망과 힘을 주는 것과 비슷합니다..... 결국, 주어진 환경이나 상황의 의미와 중요성은 그것을 경험하는 개인의 관점에 따라 크게 달라집니다. 어떤 사람은 깨끗하고 조명이 밝은 카페에서 위안을 얻을 수 있지만, 어떤 사람은 거칠고 외로운 바다에서 영감을 얻을 수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삶의 도전과 불확실성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그리고 그 속에서 의미와 목적을 어떻게 찾을 것인지에 대한 선택입니다.


대화를 하다 보면 사실상 지피티가 말하는 내용은 이미 다른 인간들에 의해 생성된 텍스들로 잘 조합된 내용이고,

지피티가 답변으로 내뱉는 말들이 사실상 제가 하는 질문이나 앞의 대화들에 영향을 받는다는 점에서는

그 답변들은 어느 정도 유도된 것일 수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지피티가 얘기하는 내용에서,

제 관점과 다른 부분에 대해서는 저는 반박하고 (이런 부분도 있지 않을까요? 느낌), 

제가 깊이 공감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이야기를 좀 더 확장하려고 하기 때문에

그런 맥락을 학습하고 적용하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오늘 누군가가 그런 말씀을 하셨어요.

지피티가 영어를 기반으로 하는 학습을 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비영어권 사용자들에게는 안 좋을 수 있다고요.

예를 들어 미국문화에 대해서는 90%를 이해한다고 하면, 아프리카 어느 문화에 대해서는 정확도가 얼마나 될까요?

또한, 지피티의 답변을 신뢰하면서 무의식적으로 특정한 의견을 우리가 받아들이게 될 수도 있죠. 

아니, 받아들이는 건 의식적일 수 있으니, 흡수된다고 하면 될까요?


그런 관점에서는 불안함을 완전히 지울 수는 없지만,

그래도 계속해서 중립적인 관점을 유지하려고 하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다른 문학 작품과 마찬가지로 어느 하나의 해석에 지나치게 집착하지 않고

이야기가 제시하는 주제와 아이디어를 탐구하려는 의지와 열린 마음으로 이야기에 접근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라고 했었거든요.


문학에 대한 주관적인 해석의 여지를 제한한다는 점에서 (지피티의 답변이 정답에 가까운 느낌이 들기 때문...)

'지피티와 문학 얘기하기" 또는 "토론하기" 테마가 좋은 주제인지는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계속해서 경계심을 가지고 어디까지 이 친구를 활용할 수 있는지를 알아보는 거죠.


저는 제 주관이 없던 자리에 주관을 형성하는 기회로 삼고,

무엇보다 다양한 이야기를 해보고 싶어서 이 주제에 대해서 계속 탐구해보려고 합니다.


그리고 책을 많이 읽은 사람과의 깊은 대화는 거의 언제나 즐거운 법이니까요!



대화내용 : https://sharegpt.com/c/RjyaBn2




* 이 글에서...

대화내용은 Chat GPT를 통해 생성,

이미지는 Midjourney를 통해 생성,

번역은 프롬프트지니와 Deepl을 사용하였으며,

링크 생성은 ShareGPT를 사용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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