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오늘의 식탁 - 4월 8일, 스페인의 피데우아
자주 가는 리들 슈퍼마켓엔 매주마다 테마를 잡고 한정된 식재료를 팔아 생소한 재료를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번 주 테마는 '이베리아'. 여기에 맞춰 리들 어플에 소개된 레시피를 오늘의 메뉴로 정했다. 바로 스페인 발렌시아 남쪽의 대표 요리인 피데우아(Fideuà)다. 파에야와 비슷한 요리라고 하는데, 파에야가 먹고 싶었던 게 아니라 피데우아 재료로 소개된 '푸에'가 뭔지 궁금했다. 검색해 보니 푸에는 스페인식 건조 소시지란다.
피데우아가 파에야와 맛이 비슷한 이유는 1920년대 한 선박에서 찾을 수 있다. 이 선박의 선장은 워낙 쌀밥을 좋아해 나머지 선원들이 먹을 쌀이 남아돌지 않았고, 요리사는 선장이 좋아하는 요리 '아로스 아 반다(파에야와 비슷한 쌀밥 요리)'를 만들 때 쌀 대신 면을 사용하기 시작했다고. 그렇게 탄생한 요리가 피데우아. 이름은 발렌시아어로 '대량의 국수'란 뜻인 단어 '피데우아다'에서 유래했다.
따라서 조리법과 맛 또한 파에야와 아로스 아 반다와 매우 비슷하다. 난 집에 있는 스파게티면을 사용했지만 피데우아용으로 따로 나온 '피데오'란 면을 따로 구매할 수도 있다.
일단 기름을 두른 프라이팬에 먼저 스파게티 면을 살짝 볶아주고, 다른 팬에 다진 양파와 푸에 소시지, 토마토, 피망을 넣고 볶아준다. 훈제 파프리카 가루, 양파 가루, 카이엔 페퍼로 맛을 내주고, 볶은 스파게티 면을 넣고 소스가 잘 묻어나도록 다시 볶아준다. 마지막 단계로 사프론으로 향을 낸 해산물 육수를 넣고 자작하게 끓여주다가 해산물을 넣고 익혀주면 끝.
많이 먹어 본 파에야 맛에 익숙하지 않은 면이 들어가 있으니 생소한 것 같으면서도 생소하지 않은, 묘한 매력의 요리다.
참고로 파에야는 발렌시아어와 카탈란어로 '프라이팬'이란 뜻이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