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단계: 웨비나
영국에서 위탁 부모로 등록하는 절차는 꽤나 까다롭다. 운영 단체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겠지만 나 같은 경우는 지방자체단체(Local council)에 등록 문의를 하니 위탁가정에 관심 있는 이들을 상대로 주최하는 웨비나에 초청받았다.
코로나 시국이라 온라인으로 2시간 넘게 진행된 웨비나엔 나 말고도 8명가량의 사람들이 참석했는데, 나 빼곤 모두 흑인계 커플이었다. 웨비나의 내용은 아주 알찼다.
첫 순서로 아동보호서비스 소속 사회복지사가 위탁가정 제도와 아동보호법, 등록 절차에 대해 설명을 해주었고 오랫동안 위탁 부모를 해온 커플은 두 번째 순서를 맡아 실제 경험을 나누었다. 세 번째론 위탁 가정에서 자란 여성이 게스트로 참석해 여러 곳의 위탁 가정을 거치면서 힘들었고 좋았던 경험들을 이야기했다.
위탁가정 등록을 고려하는 사람들을 상대로 하는 세션인 만큼, 참석자들이 질문할 시간도 넉넉했다. 내가 제일 궁금했던 건 파트너 없이 혼자 살고 애를 낳고 길러본 적도 없는 나 같은 싱글 미혼 여성도 위탁 부모 역할을 잘 해낼 수 있는지였다.
위탁가정 등록을 고려하는 사람들에게 '정보 제공'을 해준다는 명목으로 열린 세미나였지만 막상 참석해 보니 지방자체단체에서 1차적으로 지원자들의 자질을 스캔하는 자리로서의 역할을 하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세션 진행자들 외에도 아동보호서비스 소속 직원이 몇몇 더 세션에 참석해 아무 말 없이 참관을 하고 있었고, 진행자는 위탁 아동들과 겪을 수 있는 어려운 시나리오 등을 우리에게 던지며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자꾸 물어보았다. 아이가 해주는 밥을 먹지 않으면 어떻게 할 것이냐, 위탁 부모 아래 함께 사는 친자식이 있을 경우 위탁 아동은 어떻게 돌볼 것이냐는 등 아이들의 심리와 상황을 세심하게 고려해야 하는 상황들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꽤 긴 시간이 사용됐다.
웨비나는 아직도 관심이 있으면 공식적으로 지원을 하라는 공지와 함께 마무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