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위탁부모가 되려면

영국에서 위탁부모가 되려면 적어도 만 18세여야 하고 집에 아이가 사용할 수 있는 여분의 방이 있어야 한다. 위탁부모로 활동하게 되면 아이를 돌보는 기간 동안 주 당 400~500 파운드(약 68~85만 원) 가량의 보조금이 나오기 때문에 영국에서 일을 하고 수당을 받을 수 있는 법적인 자격 또한 있어야 한다. 

지방자체단체(Local council)나 개별 에이전시를 통해 위탁부모가 될 수 있는데, 단체에 따라 보조금의 수량이나 제공되는 트레이닝 등이 조금 다를 수 있다. 

보호대상아동 상당수가 보육원과 같은 아동양육시설에서 자라는 한국과는 달리 영국에선 위탁 가정에서 자란다. 자료에 따르면 2022년 영국 지자체가 돌보는 보호대상아동은 약 8만 명, 그리고 이의 70%인 5만 7년여 명이 위탁 가정에서 자란다. 잉글랜드에 등록된 위탁가정 수는 약 4만 가구다. 

가정위탁 비율이 영국은 70%가 넘는데 비해 한국은 고작 20%에 불과하다. '위탁가정'이라는 개념이 아직 한국인들에겐 많이 생소한지, 내가 위탁부모로 아이를 돌본다는 이야기를 하면 아이를 입양했다고 이해하고 깜짝 놀라는 사람들도 종종 있다. 

가정위탁은 입양과는 아주 다른 제도로, 원가정에서 아동이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게 됐을 때 일정 기간 동안 안전하고 가정적인 분위기에서 아이가 생활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공적인 보호가 필요한 아동들이 생기면 누구나 지자체의 아동 담당부서에 연락해 아이의 보호를 요청할 수 있고, 지자체 개입으로 아이가 머물 안전한 곳이 필요할 때 아이와 함께 살며 돌보는 게 위탁부모의 역할이다. 

위탁부모가 될 수 있는 최소 조건은 간단하지만, 실제로 위탁부모로 허가를 받으려면 아주 꼼꼼한 절차를 걸쳐야 한다. 그 이야기는 다음 편에 풀어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