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Windsbird
Oct 21. 2024
다니던 회사를 나오게 되면서 이 기회에 내가 하고 싶었던 일들을 마음껏 여유롭게 해보자 싶었다. 요리도 실컷 하고, 책도 이것저것 읽고, 운동도 매일 하며 몸매도 다져야지.
하지만 회사를 나온 지 두 달이 지난 지금도 매일매일을 조급한 마음으로 살아가는 나 자신을 발견한다. 무언가에 쫓기듯 매시간을 보내고 자기 직전 순간 까지도 '오늘도 계획한 일을 모두 다 마무리하지 못했다'란 자괴감에 짓눌리곤 한다.
누가 옆에서 독촉하는 사람도 없는데 난 왜 모든 순간이 조급할까,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회사 다닐 땐 '일이 바빠서'라고 생각했는데 이젠 그런 핑곗거리도 없어졌다.
효율적인 시간관리를 위해 구글캘린더를 사용하고 있다. 외부와의 일정 외에도 매일 내가 이루고 싶은 일들을 시간을 정해 넣어둔다. 아침 기도 및 QT, 강아지와의 산책, 식사시간, 브런치에 글 쓰는 시간 등등이 모두 구글캘린더에 일정한 시간이 배정되어 들어가 있다. 중간에 버리는 시간이 없도록 치밀하게 미리 계획을 세운 뒤 하루를 보내는데 문제는 캘린더를 너무 빼곡하게 채워 넣는다는 것이다. 목표를 너무 높게 잡고 너무 많은 것을 이루려는 과잉 욕심이 부른 결과다.
욕심은 비현실적인 목표를 잡게 하고, 정한 목표를 채우지 못하니 매일 나 자신을 '제대로 시간 관리도 못하는' 부족한 사람으로 치부하며 괴로워한다.
이번주부터는 마음을 조금 가볍게 가지는 연습을 해보려고 한다. 빽빽하게 채워둔 구글캘린더 일정도 3분의 2는 비워버릴 예정이다. 이번 한 주에 꼭 해야 할 일 3가지만 기록하고, 나머지 일과들은 좀 더 너그러운 마음으로 대할 예정이다. 매 순간을 최선을 다해 살려는 나를 토닥여주고 다그치지 않는 연습을 하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