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겨울 아침 하늘은 흐리다.
어제 불멸의 거장 레너드 번스타인 100주년 기념 공연이 1순위에 속하나 지하철을 타고 달리다 마음이 변해. 미드타운 라커 펠러 센터 크리스티 경매장에 먼저 갔다. 숨이 멎게 아름다운 백장미 향기가 날 유혹하고 잠시 갤러리를 구경하고 아름다운 다이아몬드가 반짝반짝 빛나는 보석도 보고 에르메스 가방도 보고. 럭셔리 명품이 전시된 갤러리에서 잠시 마법에 걸렸지.
보석이 아이다호 감자 가격이라면 전부 내건데 말이다. 연인이나 부인이나 딸에게 보석을 선물하려는 건지 열심히 보석을 보는 젊은 남자도 보았다. 잠시 후 카페에서 영화배우처럼 멋진 외모의 바리스타가 만들어 준 향기로운 카푸치노를 마시고. 커피 향이 얼마나 좋던지. 정말 죽여주는 커피를 마시고 행복했지. 하지만 오래 머물 수 없었지. 레너드 번스타인 100주년 기념행사를 봐야 하니.
어제 오후 1시부터 밤 9시까지 열린 음악 축제를 보러 5번가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근처에 있는 The Graduate Center에 갔다. 지난가을 런던에서 온 음악가 공연을 보러 갔고 수년 전 펜 월드 보이스 문학 축제를 보러 간 적이 있는 학교. 런던에서 온 피아니스트 피아노 연주를 마치자 관객이 '브라보 브라보' 하자 얼굴에 장밋빛 미소가 피어. 역시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해. 그날 기억도 나고. 크리스티 경매장에서 전시회 보고 커피 마시느라 지각을 했지. 그래서 하버드 공연 팀을 볼 수 없어서 조금 서운했다. 피아노와 첼로와 바이올린과 플루트 소리를 듣다 중간 나와 헤럴드 스퀘어 메이시스 백화점에 갔다.
홀리데이 시즌 꼭 보는 메이시스 백화점 쇼윈도. 잠시 동화의 나라로 여행을 떠나고 아름다운 쇼윈도를 봤지. 작년보다 여행객이 더 많아졌나. 사람이 너무 많아 아주 힘들었고 지하철을 타고 유니언 스퀘어 반스 앤 노블 북카페에 갔는데 홀리데이 시즌이라 선물 포장을 하는 코너를 마련해 북카페 공간은 협소하고 손님이 많아 북적 거려 조용한 분위기가 아니라 난 바로 서점을 나오고 말았다. 토요일이라 그린 마켓이 열리고 난 장미향기를 맡았지. 크리스마스트리 장식도 팔고 치즈와 꽃향기와 빵 냄새가 날 유혹했지.
거리에서 홈리스는 쓰레기통을 뒤지고 난 거리에서 노란 바나나 1불어치 구입해 가방에 담고 오랜만에 사랑하는 스트랜드 서점에 갔다. 중고책을 살펴보는 중 음악이 들려와. 책이 아니라 난 음악에 빠졌다. 누구 노래인지도 모른데 갑자기 기분이 업 하고 올라가게 하고. 어디서 흐르는 음악인가 보니 주차된 차에서 흘러나온 음악. 라디오에서 들려준 음악이었지.
잠시 후 이스트 빌리지로 걸어갔다. 보고 싶은 전시회를 보러 라마마 극장에 갔는데 전시회를 볼 수 없어서 서운했다. 대신 지하에서 인디언 춤을 잠깐 보았다. 실험극으로 명성 높은 극장 전시회를 다음으로 미루고 다시 지하철을 타고 레너드 번스타인 축제가 열린 곳에 갔다. 저녁에는 뮤지컬 공연이 열렸지. 미국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교육받은 지휘자로서 세계 정상급 지휘자로 추앙받는 레너드 번스타인. 하버드 대학을 졸업했고 카네기 홀 근처 오스본 아파트와 어퍼 웨스트사이드 다코타 아파트에서 거주했고 카네기 홀 옆에 있는 러시안 티룸에 자주 갔다고 하고. 유럽 음악과 다른 미국 음악 느낌이 들어. 뮤지컬 '웨스트사이드 스토리'를 언젠가 아들이 연주했고 아들도 사랑한 곡. 난 오래전 브로드웨이에서 그 뮤지컬을 보고 황홀했지. 레너드 번스타인 음악에 황홀한 토요일 밤을 보내고 지하철을 타러 가는 중 미드 타운 뉴욕 공립 도서관 근처에 있는 로드 앤 테일러 백화점 쇼윈도도 봤지. 홀리데이 시즌 꼭 보는 백화점 쇼윈도. 겨울 동화가 펼쳐져. 지난번 보스턴 뉴잉글랜드 수족관에서 본 펭귄도 떠오르고. 브라이언트 파크에서 지하철을 타고 밤늦게 집에 돌아왔다.
일요일 오후 2시 카네기 홀에서 아들과 함께 빈 소년 합창단 공연을 볼 예정. 고등학교 시절 빈 소년 합창단과 파리 나무 십자가 합창단 노래를 자주 듣곤 했는데 먼 훗날 뉴욕에 와서 공연을 보게 될 거라 미처 생각을 못했지. 해마다 겨울 홀리데이 시즌 카네기 홀에서 열리고 올해 처음으로 공연표를 구입했다. 가슴이 설레는 아침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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