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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지수 Jun 02. 2018

보스턴 여행에서 인상에 남은
몇 가지들

메모리얼 데이 보스턴 여행 2018




보스턴에서 사는 딸이 초대를 해서 버스를 타고 보스턴에 여행을 갔고 보고 느낀 점에 대해 정리를 하고자 한다. 뉴욕에서 보스턴까지 버스로 약 4-5시간 걸리고 정체되면 더 많이 걸린다. 메모리얼 데이 5월 말 여행을 가니 아카시아 꽃향기 가득한 숲을 지났고 백만 그루 이상일 거 같다는 짐작도 하고 미국에 이리 많은 아카시아 나무가 있는 줄 몰랐다. 아카시아꽃 제전이 마치 하얀 눈 내린 풍경처럼 보였으니 얼마나 많은 아카시아꽃이 피었는지. 대학 시절 클래식 기타반에서 야유회 가서 아카시아 꽃향기 맡으며 기타 치며 놀았는데 아득한 추억이 되어버렸어.

7호선 지하철역 종점 허드슨 야드에서 가까운 고 버스에 탑승하고 약 2시간 정도 달리다 기사가 멈췄다. 절반 정도 가는 중 기사는 음악을 들려주었고 한 곡 빼고 전부 낯선 곡. 에드 시런의 노래 말고 내가 아는 곡이 없었다. 같은 뉴욕에 살면서 기사와 나는 듣는 음악 취향이 다름을 발견한 순간. 이렇듯 사람마다 보는 것도 다르고, 듣는 것도 다르고, 느끼는 것도 다르고, 말하는 것도 다르고 결국 삶이 다르다. 인간의 삶은 비슷비슷한 면도 있으나 다른 면도 아주 많다. 같은 문제를 두고 보는 시각도 다르고 다르게 해석한다. 기사가 들려주는 음악을 들으며 잠시 다양성에 대해 생각에 잠겼다. 


버스가 달리는 동안 시각 장애인을 위한 학교 표지판을 보며 헬렌 켈러에 대해 생각에 잠기고 그녀의 위대함을 잠시 생각했다. 정상인으로 살아가며 삶이 뜻대로 되지 않아 슬프고 고통스럽다고 하나 장애인의 삶은 얼마나 특별한지. 사흘만 세상을 볼 수 있다면 첫째 날에 사랑하는 이의 얼굴을 보고 둘째 날은 밤이 아침으로 변하는 것을 기적을 보고, 셋째 날은 사람들이 오가는 평범한 거리를 보고 싶다고. 단언컨대 본다는 것은 가장 큰 축복이라고 말한 헬렌 켈러. 헬렌 켈러가 말한 것처럼 보는 것이 가장 큰 축복이라고 생각한 사람이 얼마나 될까. 축구를 하다 운명적으로 장님이 된 안드레아 보첼리도 떠오른다. 

보스턴 고 버스 종착지에 도착하니 지하철역에 가서 레드 라인 지하철을 타려고 기다리는 동안 마약을 한 사람, 마스카라를 한 백발 중년 남자, 홈리스 등 다양한 사람들이 우리를 환영하니 보스턴에도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이라 짐작을 했다. 

보스턴 미술관에 가니 아이를 안고 전시회를 보는 남자도 보고 보스턴 거리에도 아이를 안거나 유모차에 태워 데리고 가는 남자도 보고 더 놀란 것은 우유병을 들고 신생아에게 우유를 먹이는 모습. 뉴욕에서도 유모차에 어린아이를 태운 젊은 아빠가 조깅하는 것도 보고 서머 스테이지에 가도 아이를 안고 오는 젊은 아빠도 보았으나 우유를 먹이는 모습은 흔하지 않았다. 세상 참 많이 변하고 있음을 실감했다. 난 여자니 운전하며 안돼,라고 하는 남자와 오래 살았는데. 결혼 후 여자라는 삶에 대해 많은 생각이 들었다. 결혼 전 미처 생각하지 못한 의무들. 

메모리얼 데이 보스턴 미술관에 방문하니 오픈하우스라 무료입장이고 방문자가 아주 많았다. 성인 입장료가 25불이니 서민층에게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 뉴욕처럼 보스턴도 어렵게 사는 보통 사람들이 많은지 방문객이 아주 많았다. 조용히 갤러리를 산책하고 싶은 사람에게는 무료입장 시간은 지옥의 시간이 될 듯. 


보스턴에 가면 사랑하는 찰스 강에 가고 보스턴은 마라톤으로 명성 높은 세계적인 도시에 속하니 찰스 강 산책로에 조깅을 하는 인구가 아주 많다. 미국 동부 명문 학교 하버드대, MIT 공대, 뉴잉글랜드 음악원, 노스이스턴 대학, 보스턴 칼리지, 버클리 음대 등 수많은 학교가 있는 보스턴은 교육도시라 젊은 학생 인구가 아주 많게 느껴졌다.

보스턴 지하철은 레드 라인, 그린 라인, 블루 라인, 오렌지 라인이 있고 뉴욕보다 승객도 작고 지옥철은 아니고 뉴욕보다 더 조용하고 깨끗한 분위기다. 

보스턴 거리 화단에도 장미꽃이 가득 피어 아름다운 계절임을 실감했고 레스토랑에도 예쁜 화분이 놓여 있는데 멋진 정장을 입은 남자가 화단에 심어진 꽃을 아침 일찍 관찰한 것을 보니 얼마나 세심히 신경을 쓰는지 짐작을 하게 된다. 멋진 레스토랑은 화단도 예쁘게 잘 가꾼다.

보스턴에서 듣는 새소리와 뉴욕에서 듣는 새소리가 약간 다르다. 새에 대해 자세한 전문 지식이 없으니 잘 모르나 귀에 들려오는 소리가 다르다는 것. 그런데 하버드대 교정에서 거리 푸드 트럭에서 베트남 음식 사 먹을 때 본 참새는 정말 통통하고 성질이 사나운 것을 느끼지 못했으나 보스턴 중심지 백 베이 호텔 근처 Flour Bakery에서 아침 식사를 할 때 참새가 얼마나 귀찮게 하던지. 너무너무 성질 사나워 놀라고 새들도 충분한 먹이가 있으면 성격이 다른 걸까. 사람도 부자와 가난한 자의 삶이 다르고 생존 본능이 앞서면 매너보다는 이익에 충실할까. 

보스턴 중심지 백 베이 호텔에서 일하는 청소부 두 명 모두 중국인이었고 영어가 상당히 서툰 듯 짐작이 되고. 첫날 만난 중국인 여자는 아주 친절해 좋았다. 필요하면 더 많이 줄 수 있다고 하면서 스타벅스 커피와 커피 프림과 생수 몇 병을 더 주니 감사하는 마음이 들었다. 스타벅스 카페에 가서 커피 사 먹어도 되나 호텔에서 무료 커피를 먹으면 사 먹을 필요가 없어. 호텔 로비에 여행용 트렁크를 든 손님이 아주 많았고 알래스카, 미시간 등이 적힌 셔츠를 입고 있는 백인 남자들을 많이 봤고 보스턴은 역사 깊은 도시라 여행자가 많은 듯 짐작을 한다. 호텔에서 만난 낯선 사람들도 대개 친절했다. 

뉴욕에 살면서 인종 차별을 심히 느낀 적은 없으나 아직도 아시아인이라고 인종 차별을 받는 사람도 많다고 하고 이번 여행 가서 딸이 레스토랑에서 음식 주문하면 백인 여자가 인상을 쓰고 쳐다보다 나중 얼굴에 해맑은 미소가 번진다. 아시아인이라고 인종 차별하는 게 아니라 아시아인이라 영어가 서툴면 주문하는 게 서툴러서 그럴까. 왜 그런지 자세히 모르나 종업원들 얼굴을 보면 인상을 쓰다 나중 변하기도 하니 재미있게 바라봤다. 딸 영어 실력은 거의 네이티브 수준인데.

보스턴 백 베이 근처 뉴베리 스트리트에 있는 몇몇 역사 깊은 갤러리에 가면 뉴욕과 다른 분위기의 그림을 감상할 수 있다. 뉴욕은 컨템퍼러리 그림이 압도적이나 보스턴은 클래식한 그림이 더 많아 보인다. 보스턴은 보수적인 도시라서 그럴까. 

뉴욕은 1년 내내 셀 수 없이 많은 문화 행사가 열리고 여름 동안 공원에서 열리는 축제도 너무너무 많고 미처 다 볼 수도 없으나 보스턴은 뉴욕과 다른 분위기. 하버드대 서점 등 많은 곳에서 이벤트가 열리기도 하지만 뉴욕과 비교할 수준이 아닌 듯. 뉴욕은 에너지 넘치는 도시에 속하고 보스턴은 조용하고 학구적인 도시 분위기 인상이 훨씬 더 강한 듯.

보스턴 역시 여행객이 많이 찾는 도시에 속하고 뉴욕처럼 투어 버스가 거리에 보이나 보스턴 투어 버스 분위기가 더 예뻐. 레너드 번스타인 100주년 보스턴 팝스 공연을 볼 예정인데 투어 버스에도 광고를 하니 놀랐어. 보스턴 팝스 공연이 너무 좋아 다음에도 보고 싶다. 

하버드대는 세계 최고의 대학에 속하니 여름 방학 동안 학생들이 수업을 안 하니 조용하지만 방문객들이 아주 많다. 투어팀을 사진에 담을 수 없었지만 늘 방문자가 많은 학교에 속한다. MIT 공대는 아시아 음식을 파는 푸드 트럭이 있어서 아시아 천재 학생들이 많은가 보다 짐작을 했다.         




2018. 6.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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