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뭐길래

브롱스 화이트스톤 브리지와 나의 슬픈 추억

by 김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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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롱스 화이트스톤 브리지(Whitestone Bridge)에서 비치는 전망



브롱스에 있는 뉴욕 식물원과 동물원을 찾아갈 때 시내버스를 타고 달리면 맨해튼의 아름다운 스카이라인이 비치는 브롱스 화이트스톤 브리지를 지나게 된다. 위 사진들은 달리는 버스 속에서 담은 것. 날씨가 좋다면 더더욱 천상의 풍경을 보여주는 전망 좋은 곳. 이 아름다운 곳을 지날 때면 가슴 아픈 추억이 떠오르곤 한다.

이민 가방 몇 개 들고 아는 이 한 명 없는 낯선 뉴욕에 와서 날마다 눈물겨운 세월을 보내던 정착 초기 시절. 두 자녀 학군 좋은 곳을 고르다 보니 롱아일랜드에서 살게 되었고 롱아일랜드는 아름다운 곳이지만 차 없이 생활하기 불가능한 곳. 대중교통이 발달하지 않아 대부분 스스로 운전하고 살아가는 지역이고 당장 뉴욕 운전면허증이 필요하나 미국은 주마다 법이 다르고 뉴욕 운전면허증 시험 보는 조건도 다른 주에 비해 더 까다롭고 필요한 서류를 준비해 플러싱 퀸즈 한인 커뮤니티에 있는 운전 학원에서 연수를 하고 학원에서 운전면허 시험을 보라고 접수한 곳이 브롱스 운전 시험장.

난 퀸즈에서 보고 싶다고 하나 운전면허 시험 보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아 시험 접수가 어려워 브롱스에서 시험을 봐야 한다고 하니 어쩔 수 없이 브롱스에 시험을 보러 갔지만 운전 시험도 보지 못한 채 그날 집으로 돌아오고 말았다.

뉴욕은 자동차 주행 시험을 치를 때 자신이 차를 가져가고 주행 시험을 볼 수 없었던 이유는 퀸즈 플러싱 한인 자동차 운전 학원에서 빌려준 차가 상업용 자동차 보험에 들지 않아서. 상업용 자동차 보험비가 더 비싸니 학원 측은 일반 보험에 가입했고 한 번도 들통이 나지 않았는데 내가 시험 볼 때 조사관에게 들키고 말았다. 자동차 보험에 들지 않은 차로 주행 시험을 볼 수 없었다.

우리 가족의 초기 정착 지역은 롱아일랜드 딕스 힐(Dix Hills). 한국에서 수 십 년 운전 경력이 있지만 혹시나 불안한 마음에 한인 운전 학원에 접수를 하고 연수를 받고 시험을 보러 갔지만 뜻대로 주행 시험도 보지 못한 채 집에 돌아왔다. 그날 처음으로 뉴욕에 와서 펑펑 울었다. 퀸즈 운전면허 시험장보다 브롱스 뉴욕 운전면허 시험장에서 시험 보는 비용이 더 비쌌다. 이유는 화이트스톤 브리지를 지나야 하니 통행료를 내야 해서 나는 더 많은 비용을 냈다. 그럼에도 학원 측 잘못으로 시험도 못 보고 집에 돌아왔으니 너무 슬프기만 했다. 운전면허 시험 보러 가는 거조차 너무 힘들고, 추가 비용도 들고, 당장 운전면허증이 필요하나 시험에 응시도 못하고 집에 돌아왔으니 서러움에 복받쳤다. 딕스 힐에서 플러싱까지 교통편이 무척 불편하고 차가 없으니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하는데 딕스 힐에서 플러싱까지 가는 게 오래 걸리고 기차를 이용 시 비용이 많이 들고. 비용을 절약하기 위해 힉스빌 역에 내려 버스를 이용하면 돈을 절약되나 시간은 오래 걸린다.

다시 요약하면 두 가지 방법이 있는데 1번은 교통비가 절약이 되고 2번은 교통비가 더 비싸다. 난 교통비를 절약하기 위해 1번을 선택.

1. 집에서 가까운 기차역까지 가서 기차 타고 힉스빌 기차역에 가고 힉스빌에서 플러싱까지 버스 타고 가는 방법
2. 집에서 가까운 기차역까지 택시든지 걸어서 가고 그곳에서 기차 타고 플러싱까지 가는 방법.

집에서 기차역까지 가는 방법 역시 택시 타고 가는 것과 걸어서 가는 것. 택시 요금 비싸고 걸어서 가면 오랜 시간이 걸리고. 난 집에서 기차역까지 걸어서 갔다.

힉스빌 역에 가는 기차 스케줄이 자주 있는 것도 아니고 힉스빌에 도착하면 버스 스케줄과 바로 연결되는 것도 아니니 결국 딕스 힐 집에서 플러싱에 가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 힉스빌 역에서 버스 이용 시 플러싱까지 최소 1시간 반 정도 걸리고 버스를 기다리는 시간을 합하면 최소 힉스빌에서 플러싱까지 2시간 정도 걸린다.

간단히 말하면 딕스 힐에서 플러싱까지 가고 오는데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하루 종일 걸린다고 보면 된다.

뉴욕은 운전면허장에서 시험 응시한 사람들이 많으니 바로 시험을 볼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기다려야 하는 경우가 많다. 학원 측에서는 미안하다고 했지만 내가 겪었던 고통을 어찌 한 마디로 말할 수 있을까.

다시 시험을 접수하고 시험을 보러 가는 날 강사가 미리 주행 연습을 하자고 오전 10시경 학교 주차장에서 만나자고 약속했지만 얼굴도 비치지 않았다. 폭우가 쏟아지던 날 운전 학원 강사를 몇 시간 동안 비를 맞으며 기다렸다. 첫 번째는 접수했지만 운전 주행 시험도 못 보고 집에 돌아왔고 두 번째 주행 시험을 보고 합격을 했지만 눈물겨운 뉴욕 운전면허증을 땄다.

몇 시간 동안 폭우 속에 날 기다리게 한 운전 학원 강사는 늦게 도착해 미안해지기는커녕 날 보자마자 왜 전화 안 받았냐고 화난 어투로 말했다. 당시 난 휴대폰이 없고 집 전화만 있었다. 집에서 일찍 나와 학교 주차장에서 그를 기다리는데 어찌 전화를 받을 수 있단 말인지. 물론 한국에서 휴대폰 없이 지내지 않았지만 뉴욕에 와서 초기 휴대폰 구입하지 않고 오랫동안 지내다 연구소 근무하던 무렵 두 자녀와 나의 휴대폰을 구입했다. 아들은 학교에서 내준 숙제를 해야 하니 사진을 찍어야 하는데 휴대폰 없는 학생은 아들밖에 없다고 하니 많이 미안했다.

1시간당 40불씩 하는 자동차 운전 연수비. 두 자녀는 내가 운전 교습을 하고 연수도 했다. 자동차 브레이크가 없는 일반 차로 운전 연수를 하니 가슴이 떨렸다. 두 자녀 무사히 뉴욕 운전면허증을 받았지만 뉴욕 운전면허증은 내게 씁쓸한 추억을 남겼다. 돈이 뭐길래 돈 돈 돈하고 사는 걸까.

뉴욕 식물원 페기 록펠러 장미 정원 찾아가면서 시내버스가 브롱스 화이트 스톤 브리지를 지날 때 아름다운 전망을 보면서 이민 초기 정착 시절을 떠올렸다. 뉴욕 시는 대중교통이 발달되었으나 뉴욕 시가 아닌 뉴욕은 차 없이 생활이 거의 불가능하고 초기 이민 정착 시절은 매일 눈물바다에서 수영하는 느낌이 든다. 아무것도 모르고 와서 얼마나 힘들었던지. 단 한 가지도 편하고 쉬운 게 없었던 초기 정착 시절. 눈물겨운 이민 초기 시절이 문득 생각나는 여름




2018. 6. 7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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