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늦은 오후 오랜만에 숲 속의 궁전 센트럴파크에 갔다. 햇살 가득한 쉽 메도우에서 산책하며 혹시나 뉴욕 화가가 그림을 그리나 봤지만 그분은 안 보이고 초록 잔디밭에 뉴요커들이 앉아서 휴식을 하고 있었다. 지난봄 벚꽃이 필 무렵 방문해 산책을 했는데 금세 시간이 흘러가버리고 말았다. 멀리서 셰익스피어 동상을 바라보며 나 혼자 '안녕'하고 인사를 했다. 밴드 쉘 부근에 있는 베토벤 동상 근처를 지나며 고개 숙인 베토벤도 바라봤다. 아름다운 베데스다 테라스와 분수대에서 휴식을 하며 색소폰 연주와 기타 연주와 성악가가 부르는 낯선 곡을 들었다. 호수에서 거북이 떼들이 산책을 하고 연인끼리 친구끼리 보트를 타며 노 젓는 것을 바라보다 장미꽃 향기를 맡으며 천천히 걸었다. 하얀 웨딩드레스를 입고 사진 촬영하는 커플도 보고 난 센트럴파크에서 열리는 메트 오페라를 보러 럼지 플레이 필드로 갔다. 저녁 8시 공연 시작 저녁 7시 문을 연다고 해 미리 도착해 가방 검사를 맡고 기다렸다. 멤버십이 있다면 오래 기다리지 않고 바로 공연이 열리는 럼지 플레이 필드에 입장할 수 있을 텐데 어쩔 수 없이 기다려야 했다.
매년 여름이면 뉴욕 시 공원에서 메트 오페라와 뉴욕 필하모닉 공연이 열리고 올해 처음으로 열리는 오페라축제에 정말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공연장을 꽉 메웠다. 맥주와 와인을 마시거나 햄버거와 샌드위치를 먹으며 오페라를 감상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테너, 바리톤, 소프라노가 부르는 오페라 아리아 메들리를 들으며 여름밤은 깊어만 갔다. 메트에서는 늦은 오후 내게 센트럴파크에서 무료 오페라 행사가 열리니 참석하라고 이메일을 보내오고 그 시각 난 맨해튼 미드타운에서 서성거리고 있었다. 좀 더 빨리 뉴욕에 왔더라면 루치아노 파바로티가 부른 아리아를 센트럴파크에서 감상할 수 있었을 텐데 우린 인연이 없었나 보다.
오후 4시경 라커 펠러 센터 크리스티 경매장에 가서 럭셔리 핸드백, 시계, 보석을 구경했다. 아주 큰 사이즈의 다이아몬드 반지도 보고 가격도 천문학적이더라. 루이뷔통 가방 컬렉션도 보고 에르메스 핸드백과 내가 잘 모르는 수많은 시계도 전시 중이나 상당히 많은 직원들이 갤러리에 있어서 서둘러 나와버렸다. 서서히 5번가를 걷는데 관광객과 경찰이 거리의 90% 정도 될 거라 짐작을 했다. 여름철이라 여행객이 더 많이 뉴욕을 찾아오나 보다.
미드타운 5번가 성 패트릭 드 성당도 보며 걷다 미드 타운에 있는 갤러리를 방문해 전시회를 봤다. 가끔씩 방문하는 갤러리인데 직원은 날 알아보고 인사를 했다. 갤러리에 직원 말고 아무도 없으니 조용한 공간에서 전시회를 보니 천국에서 산책하는 느낌이었다. 낯선 여류 화가 석양 사진도 봤는데 너무 아름다워 화가 나이가 어느 정도인지 묻자 70세 정도라 하니 깜짝 놀랐다.
갤러리에서 나와 카네기 홀 근처에 있는 마트에 가서 커피를 마시며 잠깐 휴식을 하다 센트럴파크에 갔다. 뉴욕은 여름 내내 수많은 축제가 열리며 저 하늘로 간 헤밍웨이가 떠올랐다. 그가 1920년대 파리에서 머물면서 당시 "파리는 날마다 축제"라고 했는데 100년이 지난 후 "뉴욕은 날마다 축제"다. 그는 왜 자살을 하고 세상을 떠났을까.
여름 동안 열리는 서머 스테이지는 1986년 시작해 뉴욕 시 공원에서 100개 이상의 공연이 열린다. 일부는 유료 공연도 있지만 거의 대부분 무료 공연이 열리며 뉴요커들이 공원에 찾아가 공연을 보며 여름밤을 보내다 별이 빛나는 밤에 집에 돌아온다.
내일은 맨해튼 어퍼 이스트사이드에서 뮤지엄 마일 축제가 열리고 메트 뮤지엄과 구겐하임 뮤지엄과 유대인 박물관 등이 무료 전시회를 열고 해마다 방문하곤 하는데 무료로 나눠주는 하겐다즈 아이스크림도 먹으며 거리에서 열리는 축제도 본다. 어린아이들은 도로 바닥에 분필로 낙서를 하고 공연도 열고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뉴욕은 날마다 축제.
2018. 6. 11 월요일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