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토요일 밤의 열기

링컨 센터 아웃 오브 도어스 축제 & 거버너스 아일랜드 시 축제

by 김지수



태양이 작열하는 한여름 어디론가 여행을 떠나고 싶은 마음 가득해도 복잡한 현실은 날 꼭 붙잡고 할 수 없이 여름휴가는 먼 훗날로 미룰 수밖에. 매미 울음소리와 나무 그늘과 시원한 바람과 장미꽃 향기가 그리운 여름날 링컨 센터에서 열리는 아웃 오브 도어스 축제. 뉴요커가 사랑하는 축제이고 무료 축제이니 얼마나 좋은가. 어제도 토요일 밤 축제의 열기 속으로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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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컨 센터 아웃 오브 도어스 축제


링컨 센터 웹사이트에서 확인하니 낯선 가수. 봐야 할지 고민하게 되니 미리 낯선 가수 음악을 들었는데 너무 좋아서 종일 맨해튼에서 지내서 상당히 피곤함에도 저녁 무렵 링컨 센터에 갔다.

아름다운 배롱나무꽃이 핀 댐로쉬 파크에서 열리는 링컨 센터 축제 아웃 오브 도어스 (7/24-8.12). 어제의 주인공은 Faramarz Aslani. 아름다운 조명으로 빛나는 공연 장. 수 백 개의 하얀 의자에 앉아서 친구와 가족들끼리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축제의 밤. 와인과 맥주도 마시며 춤을 덩실덩실 추고. 어제는 적어도 70대 즈음으로 보이는 할아버지 할머니가 신나게 춤을 춰서 더 흥겨웠다. 휠체어에 앉은 장애인도 내 앞에 앉은 뉴요커도 모두 흥미롭게 춤추는 커플을 바라봤지. 내 앞에 앉은 백인 여자는 내게 Faramarz Aslani 아냐고 물으나 내가 알 수 있나 (https://faramarzaslani.com/about)

이제 10년이 조금 지났을 뿐인데. 모른다고 하니 그녀도 잘 모른다고. 다만 미리 인터넷에서 확인하고 그의 노래를 들으니 좋아서 축제 보러 왔다고 하니 그녀도 마찬가지라고. 그런데 주인공 가수는 늦은 시각 무대에 올랐다. 어제 공연은 저녁 7시부터 시작 밤 10시경 막을 내리는데 그는 9시가 가까워질 시각에 등장. 1954년 7월 이란 테헤란에서 출생. 가수이자 작곡가이자 프로듀서인 그는 런던에서 저널리즘을 공부했고 그가 부른 노래 가사가 뭔지 들리지도 않으나 노래가 참 좋았다.


어린 아들을 데리고 온 젊은 아빠도 보고 아들은 아빠 얼굴 그대로이니 참 놀라워 웃었다. 어린아이도, 강아지도, 노인도, 연인 들도, 모두 모두 축제를 보고. 보랏빛 블루빛 붉은빛 조명으로 빛나는 축제의 밤. 아름다운 토요일 밤의 열기 속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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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버너스 아일랜드 시 축제


매년 여름 7월 말경 사랑하는 거버너스 아일랜드에서 시 축제가 열리고 올해 어제와 오늘 이틀간 열린다. 작년 이맘때 보스턴에 여행을 가서 어쩔 수 없이 시 축제를 볼 수 없었다. 뉴욕의 작가들이 단골로 다닌 White Horse, Chumley's, the Algonquin 등로 나뉘어 시 발표를 하고 사람들은 초록 잔디밭에 앉아 시행사를 보고 있었다. 같은 장소에서 재즈 축제도 열리고 난 늘 축제가 열리는 날 방문하곤 한다. 맨해튼에서 페리를 타면 10분 정도면 도착하나 집에서 섬까지 적어도 2시간 정도를 잡아야 하니 마음처럼 방문이 쉽지 않다. 어제는 기부금 10불 입장이라 적혀 있고 행사장에서 음식과 음료와 맥주와 아이스크림도 팔고 부스 안에서 타자기로 시를 쓰는 뉴요커도 있고 시집을 판매하고 등. 뜨거운 여름날 섬에서 열린 축제를 보러 오는 사람들을 보면 언제나 놀랍기만 하다. 무더운 날이라 나도 스타벅스 아이스커피 주문해 마시면서 잠시 섬에서 시간을 보냈다.

맨해튼에서 페리를 탑승하면 난 언제나 뜨거운 태양이 비치는 2층으로 올라가 아름다운 전망을 바라본다. 하얀 갈매기가 하늘을 날고 멀리 자유의 여신상과 브루클린 다리와 브루클린 하이츠 전망이 비치는 아름다운 페리. 햇살 가득해야 풍경이 눈부시게 아름답다. 파란 하늘과 하얀 구름도 마중을 나와 날 행복하게 해줬지. 뱃고동 소리를 울리며 페리는 출발하고 잠시 아름다운 풍경을 본 순간 페리는 어느새 섬에 도착한다.

시 축제를 잠깐 보고 섬을 떠났다. 맨해튼에 돌아와 지하철을 타고 달리는데 얼마나 소란스럽던지. 관광객이 정말 많은 여름철. 알아들을 수 없는 낯선 언어가 여기저기 지방방송을 울리고 승객은 너무 많고 땀 냄새나는 승객도 있고. 며칠 전 장 조지 셰프가 운영하는 누가틴 앳 장 조지 레스토랑에서 한국에서 온 부부를 만났는데 JFK 공항에 내려 지하철을 탈지 택시를 탈지 망설이다 뉴욕에 여행 왔으니 지하철을 타봐야지 하면서 지하철 이용해 맨해튼 미드 타운에 도착했는데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다고 해서 뉴욕 지하철은 항상 다르고 출퇴근 시간은 그야말로 지옥철이고 지하철 탑승이 안 좋은 때가 더 많다고 하니 놀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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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버너스 아일랜드 페리 타고



그 부부에게도 거버너스 아일랜드 추천했는데 방문하고 보스턴으로 떠나셨을까. 보스턴에 가면 하버드 대학과 MIT 대학과 보스턴 커먼을 돌아본다고. 요즘처럼 인터넷에 무궁무진한 정보가 많으면 미리 여행 정보를 찾으면 여행이 훨씬 즐거울 수 있다. 우리 가족도 오래전 보스턴 여행 시 좋은 정보가 없어 더 좋은 시간을 보내지 못했다. 보스턴에서 지내는 딸 덕분에 요즘은 보스턴 여행이 늘 즐겁기만 했다.

지하철은 달리고 난 소호에 내릴지 차이나타운에 내릴지 고민하다 유니언 스퀘어 역에 내려 반스 앤 노블 북 카페에 갔다. 무더운 여름날 최고 좋은 피서지에 속하는 북 카페. 언제나 손님이 많고 어제도 빈자리는 안 보였다. 뉴욕 타임지를 읽고 계신 분에게 의자 사용하도 되냐고 하니 안된다고 하고 머뭇머뭇하고 있는 순간 젊은 남자가 내게 윙크를 하면서 자리를 양보했다. 너무나 감사한 마음으로 자리에 앉아 커피를 주문하러 갔는데 다시 테이블로 돌아오는 시간이 약 20분 정도 걸리고.

휴가철이라 나도 파리 사진첩 보며 지난 추억도 떠오르고 언제 다시 파리에 가나 하고 마음만 부풀고. 파리에 여행 간지 거의 20년이 되어가니 얼마나 많이 변했을지. 에펠탑 앞에서 아이스크림 사 먹고 웃었는데. 노트르담 성당에 가서 가족사진 찍으려 하니 하필 비가 쏟아지고. 센 강 유람선 탔는데 너무 피곤하니 잠이 스르르. 루브르 박물관에 가서 모나리자 그림 보는데 그림 사이즈는 정말 작고 방문객이 너무 많아 방문객 보러 루브르 박물관에 갔어. 몽마르트르 언덕에 가니 거리 화가가 초상화를 그리고 있던데 그때는 상업적인 냄새가 가득하지 않았지만 요즘 파리 사진 보면 그때와 느낌이 많이 다른 듯. 이제 다시 가면 더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돌아올 텐데 왜 현실은 이리 복잡하고 무거울까. 음악이 흐르는 북 카페에서 커피 마시며 사진첩 보다 서점을 나오니 다시 지상의 열기가 느껴졌다. 금요일 유니언 스퀘어에서 그린 마켓이 열리고 노란 해바라기 꽃을 들고 가는 뉴요커도 보고 배가 고파 거리에서 노란 바나나 사 먹고 사랑하는 스트랜드에 가고 잠시 헌책을 살펴보는데 비가 시처럼 내렸다. 하늘에서 비가 내려 아이폰으로 담으니 비가 잡히지 않아.

하늘에서 비가 내려 갑자기 내 마음은 이리저리 흔들흔들. 링컨 센터 축제를 보러 갈지 말지 망설이다 힘을 내어 링컨 센터에 가서 축제를 봤다. 아들은 친구들을 만나 새벽 1시가 넘어 집에 돌아오고 생일날이라고 친구들이 케이크를 사줘 먹고 남은 케이크를 손에 들고 왔어. 맨해튼 한인 타운에 가서 식사하고 노래방에 가서 노래 부르고 놀고 새벽에 귀가. 친구들이 좋은 시기다. 일하고 바삐 지낸 아들 친구들이 아들을 위해 시간을 비워 함께 좋은 시간을 보내줘 감사한 마음이 든다. 생일은 어제는 아니고. 아들 생일 즈음이라 카네기 홀에 가서 공연도 보고 우리가 사랑하는 장 조지 레스토랑에 가서 식사도 하고. 장 조지 레스토랑에게 매일 식사를 부탁하면 좋겠어. 잠깐 딴생각도 해 보고 혼자 웃는다.

어제 토요일 많은 축제가 열렸고 난 모든 축제를 다 볼 수 없고 두 개의 축제만 봤다. 토요일이라 센트럴파크에서 탱고 이벤트가 열리고 어제 서머 스테이지 공연이 열렸으나 힙합. 오늘도 많은 축제가 열리고. 난 어디로 갈 수 있을지. 브런치도 준비할 시간.

오늘과 내일은 햇살 가득하고
그 후 매일매일 비가 온다고
지금 이 순간도
누구는
거버너스 아일랜드 가는 페리를 타고 섬에 가고 있을까
오늘도 시 축제가 열리고
베니스 비엔날레 전시한 작품도 볼 수 있고
언제나 사랑스러운 아름다운 섬




2018. 7. 29 일요일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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