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롱스 할머니 친구 집에 방문

콜럼비아 대학, 줄리아드 학교와 카네기 홀에서 공연 감상

by 김지수



아! 추워! 몸이 덜덜덜 떨리는 가을날. 뉴욕 너무 추워. 내일은 하얀 눈이 온다고. 이 겨울 얼마나 추울지 미리 걱정이 되는구나.

12시간 외출하고 밤늦게 집에 돌아오니 몸이 촛불처럼 녹아가고. 목요일 오후 콜롬비아 대학에서 사랑하는 슈베르트 아르페지오 소나타와 쇼팽과 라흐마니노프 곡을 연주할 예정이라 꼭 보고 싶은 마음에 지하철을 타고 달려갔다. 오후 1시-2시 사이 연주. 맨해튼에 살지 않으니 서둘러야 하고 저녁 식사 준비할 시간이 없어서 하루 주부 사표를 제출. 브런치 준비해 아들과 함께 식사 후 저녁은 피자 주문해 먹으라고 말하고 집을 떠났다. 타임 스퀘어 역에서 1호선에 환승 콜롬비아 대학 역에 내려 공연이 열리는 곳으로 걸었다. 초록 잔디밭에 노란 낙엽들이 뒹굴고. 이브 몽땅의 '고엽' 노래도 생각하며 걷다 가까스로 1시경 도착. 아직 공연이 시작하지 않아 다행이었다.






IMG_7732.jpg?type=w966 콜롬비아 대학 공연





11월에 듣는 슈베르트 아르페지오 소나타 정말 좋아. 피아노 반주에 맞춰 첼로를 연주하고 두 학생 모두 줄리아드 학교와 콜롬비아 대학에서 공부하는 학생들.












창가로 비치는 할렘 풍경도 보면서 아름다운 슈베르트, 쇼팽과 라흐마니노프 곡을 감상하는데 누가 와서 내 어깨를 두드려 놀라 뒤돌아 보니 자주 만나는 70대 할머니였다. 어릴 적 미국에 이민을 와서 간호사로 일하다 퇴직하고 문화생활을 즐기는 할머니. 공연이 끝나자 할머니는 나의 스케줄을 물었다. 어제가 할머니 73세 생일이었다고 지난번 헝가리 오페라 함께 보러 가서 좋았다고 하며 내게 할머니 집에 가지 않겠냐고 하셔 잠시 망설였다. 오후 4시 줄리아드 학교에서 피아노 공연을 볼 예정이었는데 할머니에게 4시까지 맨해튼에 돌아올 수 있냐고 물었는데 할머니 대답은 가능할 거 같다고. 빈 시간은 카페에서 휴식하려 했는데 할머니 집으로 갔다.







IMG_7735.jpg?type=w966 브롱스 지하철역





둘이서 지하철역에 가서 1호선을 타고 종점 근처 역에 내렸다. 할머니는 큰 사과를 구입해야 한다고 마켓에 함께 가자고 해서 따라갔다. 플러싱 보다 브롱스 마트 사과 가격이 훨씬 더 저렴해 놀랐다. 그럼 난 아주 비싼 사과를 먹은 건가. 무거운 짐을 든 할머니는 아주 커다란 사과 11개 담은 봉지는 내게 들라고 하고 다시 둘은 시내버스를 탔다. 줄리아드 학교와 맨해튼 음대에서 자주 만나는 할머니 집에는 처음으로 방문했다. 노란 은행나무가 날 기다리고 있었다.










IMG_7743.jpg?type=w966





IMG_7744.jpg?type=w966
IMG_7746.jpg?type=w966




할머니 집 근처 가로수도 멋지다고 자주 말씀하셨다. 1 베드 룸에 사는 할머니 집에 도착. 할머니는 날 위해 사과와 요구르트와 샌드위치를 만들어주었다.

함께 간단히 식사를 하고 다시 지하철을 타고 줄리아드 학교로 돌아왔다. 우리가 도착한 시각은 5시가 훨씬 지나서 오후 4시 피아노 공연은 볼 수 없었다. 저녁 6시 공연을 기다리는 동안 나무 계단에 앉아 이야기를 했다. 뉴욕대, 메네스 음대, 줄리아드 학교와 맨해튼 음대 공연을 자주 보는 할머니 수첩은 공연 스케줄로 꽉 채워져 있고 내게 지난번 뉴욕대 스토리텔링에 왜 오지 않았냐고 물었다. 그날 에너지 다운이라 집에서 종일 시간을 보냈다. 지난 토요일 맨해튼에서 본 고음악 공연도 아주 좋았다고 하셨다. 한국에서 볼 기회가 드문 고 음악공연이 맨해튼에서 자주 열리고 일부는 무료 일부는 유료. 할머니는 유료 공연을 보셨다고. 내년 2월에 고음악 공연이 열리는데 내게 오라고 권하셨다. 70대 할머니 M은 어릴 적 만난 남자와 결혼해 10년 정도 살다 남편과 헤어졌다. 전 남편은 어릴 적 쿠바에서 이민 온 남자. 스탠퍼드 대학에서 컴퓨터 사이언스 박사 학위를 받은 분이고 두 분이 극과 극으로 성향이 달라 결국 헤어졌다는 슬픈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자녀를 출산하지 않아 혼자서 지내는 할머니. 음악과 그림을 좋아하신다. 할머니 만나면 맨해튼 공연 이야기만 하신다.

저녁 6시 공연. 자주 만나는 폴 할아버지도 우리 앞에 앉아서 기다렸다. 오늘 저녁은 첼로 소나타를 감상했다. 첫 번째 학생은 무대에서 연습하는 거 같아 홀을 떠나고 싶은 마음 가득할 정도. 폴 할아버지는 항상 조용히 음악을 감상하시는데 오늘은 첫 번째 학생 공연 보고 떠나셨다. 줄리아드 학교라도 학생들 수준이 많이 다르다. 두 번째 무대는 연습이 아니라 공연이었다. 꽤 좋았다. 세 번째 라흐마니노프 첼로 소나타 역시 듣기 좋았다.











할머니와 작별하고 링컨 센터 지하철역에 가서 지하철을 기다렸다. 카네기 홀 저녁 8시 공연인데 1호선을 16분인가 기다리라고 하니 답답했지만 밖이 추워할 수 없이 지하철역에서 기다렸다. 줄리아드 학교에서 7시 반에 나와 카네기 홀에 가까스로 8시경 도착.







IMG_7749.jpg?type=w966




IMG_7751.jpg?type=w966





Teatr Wielki - Polish National Opera
Voices of the Mountains
Wednesday, November 14, 2018 8 PM Stern Auditorium / Perelman Stage








IMG_7752.jpg?type=w966




IMG_7753.jpg?type=w966





계단을 올라 올라 올라서 발코니 석에 앉아서 폴란드 작곡가 음악을 감상했다. 내게는 새로운 음악이었다. 폴란드 하면 쇼팽만 생각하는데 아주 낯선 음악이었다. 공연 티켓이 꽤 저렴했지만 객석은 다 차지 않았다. 너무 추운 날이라 앙코르 곡도 듣지 않고 달리듯 홀을 떠나 지하철을 타고 집에 돌아왔다.

한국은 수능 보는 날. 단 한 번 시험 치르고 받은 성적으로 대학 입시를 준비해야 하니 단점도 있지. 국어와 수학 시험이 끝났겠구나. 모두들 좋은 성적 받아 원하는 대학에 진학하면 좋겠다.

너무너무 춥다. 지금 영상 1도 새벽에는 영하로 떨어질 예정이라고. 하얀 눈이 펑펑 오려나.



11. 14 수요일 밤






매거진의 이전글세계적인 메조소프라노 조이스 디도나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