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속 주인공 뉴요커 일상
눈부신 겨울 햇살 가득한 월요일 아침. 모처럼 기온이 올라가 현재 기온 12도. 겨울 햇살은 너무나 짧은가. 금세 황금빛 햇살이 숨어버렸다. 보스턴에 여행 가서 뉴욕에 돌아온 지 1주일이 지나고 지난주 뉴욕 타임지도 읽지도 못했는데 이번 주 뉴욕 타임지 펴지도 못하고 시간이 흘러간다. 딸이 엄마를 위해 구독했는데 바빠서 미처 읽지 못했다. 언제 다 읽을까.
어느새 가로수는 겨울나무로 변해버렸다. 며칠 춥고 정신없이 바빴다. 또, 뜻하지 않게 남에게 신세를 졌다. 이메일로 보낸 파일이 열리지 않는다고 하니 자주 연락을 주고받았다. 미안해서 라커 펠러 센터 크리스마스트리 사진을 보냈어.
하얀 냉장고 텅텅 비어가니 장 보러 가야 하고 세탁도 해야 하고 눈만 뜨면 반복되는 일상. 너무너무 추워 장보기를 미루고 미뤘다. 차 없이 지내니 걸어서 가야 하는데 추운 날 걷다 감기 걸리면 고생할 거 같아서. 브런치 먹고 아들과 함께 겨울나무 보면서 장 보러 가야겠다.
어제 종일 집에서 커피 몇 잔 끓여 마시고, 플러싱 중국 마트에서 산 단감 몇 개 먹고, 오븐에 고구마 구워 간식으로 먹으며 산타 할아버지에게 보낼 레터 쓰느라 바빴다. 자정 무렵까지 쉬지 않고 작업을 했어. 산타 할아버지가 작년에 선물을 안 줬는데 올해는 멋진 선물 주면 좋겠어.
그러고 보니 12월 달력도 넘기지 않았어. 방금 12월 달력으로 넘겼다. 마지막 한 달. 세월은 너무나 빨라. 마지막 한 달 믿을 수 없구나. 연말 타임스퀘어도 복잡할 텐데 그곳에 간지도 꽤 오래되어간다. 작년 아들과 새해 이브 보러 타임 스퀘어 가서 대 소동 피우고 너무너무 추워 온몸이 꽁꽁 얼어버려 우린 포기하고 집에 돌아왔는데도 아들은 감기가 걸려 3 주인가 고생을 했다. 연말 여행객 많은 뉴욕. 이제 질려.
12월 첫 번째 토요일 링컨 센터 공연 예술 도서관에서 열리는 특별 이벤트 꼭 보고 싶었지만 너무 바빠서 가지 못하고 늦은 오후 집을 나왔다. 아들과 함께 지하철을 타고 그랜드 센트럴 역에서 내려 아들은 친구들을 기다리고 난 연말이라 라커 펠러 센터 크리스마스트리 보러 갔는데 죽는 줄 알았다. 크리스마스트리 점등식이 열리는 날도 아닌데 왜 그리 사람들이 많은지 숨도 쉴 수 없고 5번가 걷기도 힘들지만 엄마 아빠 목마 탄 어린아이는 행복한 표정이었다.
라커 펠러 크리스마스트리 멋져! 방문객이 너무 많아 보기 힘들고 지옥에 다녀온 기분
해마다 몇 차례 라커 펠러 크리스마스트리를 보러 가는데 올해는 다시 가기 어려울 거 같아. 방문자가 작년보다 100만 배 이상 많아진 듯. 그래도 갔으니 최소 몇 장의 사진을 담아야 하는 숙제. 5만 개의 전구가 반짝반짝 빛나는 크리스마스트리도 보고 말았지. 트리 앞에서 연인들은 키스를 하면서 사진도 찍었어. 사랑아 영원하거라 마법을 걸고 싶었다.
맨해튼 5번가 삭스 핍스 백화점 레이저 쇼 볼만하지만 사람들이 너무 많아 죽는 줄 알았어
삭스 핍스 백화점은 오랜만에 방문한 날 위해 멋진 성을 지었다. 상상의 날개를 펼치고 성 안에 들어가 구경을 했다. 여기는 서재. 예술가들의 영혼이 감도는 수많은 책들이 서가에 장식된 서재. 여기는 셀 수 없이 많은 와인 가득한 창고. 마음껏 골라 먹어야지. 여기는 주방. 매일 요리사가 최고로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주는 곳. 여기는 거실. 손님들 오면 이야기 나누고 차도 마시고 와인도 마시는 곳. 여기는 음악 홀. 그랜드 피아노와 바이올린과 첼로가 울리는 아름다운 곳. 멋진 소파에 앉아서 음악을 감상하고 휴식하는 곳. 여기는 드레스룸. 마음대로 골라 입을 수 있는 멋진 옷장. 취향대로 골라 입는 재미에 푹 빠질 수 있는 곳. 여기는 침실. 아름다운 꿈나라에서 산책하는 침실. 여기는 영화관. 아름다운 감동적인 스토리 들려주는 영화를 보고. 여기는 작업실. 매일 멋진 글을 쓰는 공간. 여기는 화실. 매일매일 그림 그리며 꿈을 키우는 곳... 상상의 날개를 달고 잠시 산책을 했어. 삭스 핍스 레이저 쇼 보면서. 미국에 사는 부자들 수 백억 하는 집은 정말 멋지다고 하더군. 아들 고등학교 친구 집에 가서 너무 멋져 충격받고 돌아와 엄마에게 이야기했던 추억도 떠오른다. 친구 아버지가 심장과 의사라고.
방문객이 너무 많아 지옥에서 산책하는 거 같은데 난 잠시 아름다운 성에 들어가 산책하는 상상의 날개를 펴고 얼른 그곳을 피했다.
맨해튼 미드타운 할러데이 장식
맨해튼 미드타운 할러데이 장식도 보고 산타클로스 할아버지도 만나고 저녁 7시 로어 맨해튼 브룩필드 플레이스에 호두까기 인형 공연을 보러 지하철을 탔는데 지옥철. 아. 너무너무 힘들었다. 라카 펠러 센터에서 시달리고 지옥철에서 시달리니 내 몸은 고통의 바다에서 수영을 했지. 발레 보러 가야 할지 말지 고민 고민하고 망설이다 발레 보러 갔는데 역시 안 갈 걸 그랬어.
로어 맨해튼 브룩필드 플레이스 호두까기 인형 발레 공연
너무너무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발레 공연을 보니 깜짝 놀랐다. 크리스마스트리에 한 번 놀라고, 지옥철에 두 번 놀라고, 발레 공연에 세 번 놀라고. 차라리 맨해튼 음대에 가서 공연 볼 걸 1000만 번 후회가 되었지만 지옥철 타고 갔는데 공연도 제대로 못 보고 다시 지옥철 타고 링컨 센터로 돌아왔다. 나의 실수였다. 요즘 자주 실수를 했다. 결코 하지는 않아야 할 엄청난 실수를 자주 하고 있다. 너무 바빠서 그런 거 같아.
지옥철 타고 가을비 내리는 거리를 걸으며 거리에서 크리스마스트리가 산타클로스 할아버지 모자 쓴 것도 보고 터벅터벅 걸어서 줄리아드 학교에 가서 첼로 공연을 봤다. 저녁 8시 반 시작. 밤 10시경 막을 내렸다. 바흐, 베토벤, 쇼스타코비치 첼로 연주를 감상하니 천국에서 산책하는 기분이었다. 브룩필드 플레이스도 내가 가끔 공연 보러 가고 사랑하는 곳인데 그리 사람들이 많으면 피곤해 가고 싶은 마음이 사라진다. 차라리 뉴욕 시립 발레 공연 보고 말지. 몸이 시달리면 다른 스케줄에 엄청 영향 미치고. 그날 너무 시달려 몸이 몸이 아니었다. 아름다운 첼로 선율 들으니 조금 몸이 회복되었다. 늦게 공연 보니 말할 것도 없이 집에 한밤중 들어왔다.
지난 금요일 11월의 마지막 날. 얼마나 많은 실수를 했는지. 저녁 7시 반 카네기 홀에서 무료 피아노 공연 열렸고 최고 연주에 속했다. 1년 동안 카네기 홀에서 본 공연 가운데 탑에 속한 피아니스트 공연. 카네기 홀에 가면 이 정도 수준 연주를 기대하지만 명성과 달리 형편없는 연주도 많아서 슬프지만 보통 청중들은 명성 보고 좋아한다. 무료 공연이나 최고의 연주를 하니 뉴욕이 주는 특별한 선물. 아들 데리고 가지 않아 후회가 되었다. 실수였다. 가끔 공연이 안 좋으니 항상 아들에게 가자고 말하기 어려운데 그날 피아노 연주는 살아있는 전설이었다. 피아니스트 손은 막노동한 거처럼 사진에 보여 얼마나 많은 연습을 할지 생각도 했어. 매디슨 스퀘어 가든 빌딩 공사장에서 일했던 노벨상 받은 작가 존 스타인벡도 떠올랐어. 노벨상 받은 작가가 공사장에서 일했다는 것도 뉴욕에 와서 알게 되었다.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는 자주 이메일을 보내 공연 보러 오라고 하는데 연말 공연 티켓은 더 비싸고. 아,... 하루아침에 전설적인 피아니스트 되기 어렵고 재능도 많아야 하고. 악보 전부 외워 연주. 행복이 밀려온 가을밤을 보냈지만 지하철 운행이 정상이 아니라 너무너무 고생을 하고 카네기 홀에 갔다. 요즘 너무 바빠 공연 봐야 할지 고민했는데 최고로 멋진 연주라 행복했다.
밀린 기록 한꺼번에 하니 죽을 맛이야. 지난주 목요일부터 기록이 밀렸다. 지난주 목요일도 많이 바빴다. 맨해튼 음대에서 마스터 클래스 보고. 니콜라스 만 교수님도 뵈고. 학생들 체임버 연주가 많이 좋았다. 다시 지하철 타고 줄리아드 학교에 가서 공연 보고. 미국 작곡가 곡으로 구성된 프로그램. 소프라노 목소리가 아름다웠지만 새로운 곡 스타일이라 아주 감동적이지 않았다. 두 번째 무대에 오른 학생은 재능은 많으나 연습 부족. 세수 안 하고 사람들 만나러 온 거 같은 공연. 마지막 무대 바리톤은 재능도 많고 나쁘지 않은 무대였다. 줄리아드 학교에서 70대 할머니 만났는데 그분은 줄리아드 학교에서 플루트 연주 본다고 하고 난 맨해튼 음대 오페라 볼 예정. 옆에 앉은 할아버지는 체임버 공연 보러 간다고. 할머니에게 금요일 저녁 카네기 홀 피아노 공연에 대해 말했는데 뉴욕대 공연 보러 간다고 했다.
난 다시 지하철 타고 맨해튼 음대 오페라 보러 갔다. 맨해튼 음대 바로 옆에 있는 리버사이드 교회. 내 앞에 맨해튼 음대 총장님이 앉아계시고 주위 음악가들 많고 요즘 난 소설 속 주인공이 된 기분이야. 맨해튼에 가면 세계적인 천재 공연 보고 총장님 옆에 앉아서 공연 보고 카네기홀, 줄리아드 학교, 맨해튼 음대 등에서 천재 음악가 공연 보고. 그날도 세 개 공연 보고 무척 바빴다.
메트 뮤지엄, 모마, 메트 오페라, 링컨 센터, 줄리아드 학교, 맨해튼 음대, 도서관 등 수많은 곳에서 소식을 보내온다. 매일 끝없이 많은 공연과 이벤트가 열리는 뉴욕. 너무너무 특별한 도시.
이제 12월 스케줄도 만들어야 하고. 하루하루가 얼마나 빠르게 가는지.
메모를 마치는 동안 구름 속에 숨었던 해가 다시 나온다.
해야 해야 오래오래 머물러라
세상의 어둠을 다 가져가라
모두 모두 행복한 연말 보내면 좋겠구나.
초스피드로 즉석 메모 마치고. 장 보러 가야 하니 여기서 마쳐야 함
12. 3 월요일 오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