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리아드 학교와 카네기 홀에서 공연보다
28일 수요일 저녁 7시 라커 펠러 센터 크리스마스트리 점등식이 열리고 맨해튼 미드타운 시내버스 노선도 변경이 된다고 방송이 울리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구경하러 갔을까. 티브이 생중계로 본 사람들도 많을 테고. 작년에 찾아가 사람들이 너무 많고 경찰이 도로를 막아버려 혼이 나서 올해는 가지 않았다. 할러데이 시즌 라커 펠러 센터 크리스마스트리는 꼭 봐야 하니 언제 찾아가 보자. 백화점 쇼윈도도 멋지게 장식해서 구경하러 가야지. 맨해튼은 공짜로 눈이 호강하는 곳이 무척 많다.
오후 1시 링컨 센터 앨리스 툴리 홀에서 체임버 공연이 열려서 보러 가려고 서두르는 순간 전화벨이 울렸다. 어제 뉴욕총영사관에 가서 일처리를 했는데 직원이 우릴 보고 싶다고 친절하게 전화를 해서 추운 날 아들과 난 다시 찾아가야만 했다. 오후 4시 이전에 도착하면 된다고 하니 난 먼저 버스와 지하철을 타고 링컨 센터에 가서 공연을 보았다.
전화받느라 약간 늦어져 공연이 이미 시작해서 홀에서 기다렸다. 가끔씩 커뮤니티 무료 공연이 열리는 앨리스 툴리 홀. 청중들이 너무 많이 찾아와 프로그램이 없었다. 맨해튼에 음악 사랑하는 사람들이 왜 이리 많은지 놀랍기만 해. 베토벤 곡은 듣지 못하고 나머지 두 곡을 들었다. 멘델스존 현악 4중주 6번 아다지오 부분이 듣기 좋았다.
공연이 막이 내리고 뉴욕 총영사관에 가려고 시내버스 기다렸는데 추운 날 바로 오지도 않아 오래 기다리다 버스를 타고 플라자 호텔 근처에 내릴 즈음 아들에게 이미 영사관에 도착했다고 연락이 와서 잠시 기다려 달라고 하고 나도 버그도르프 굿맨 백화점 쇼윈도 구경하려는 거 포기하고 빨리 걸어서 약속 장소로 갔다. 춥지 않다면 링컨 센터에서 걸어서 영사관에 갈 텐데 너무 추워 시내버스 탑승했는데 도로가 정체되니 시간이 오래 걸렸다. 우리를 반갑게 맞이하는 직원. 그녀의 실수로 우리는 다시 찾아갔다. 그래도 우리 일이니 웃으며 일처리를 하고 아들과 함께 카네기 홀 근처로 걸어가 아들은 먼저 지하철을 타고 집에 돌아가고 난 공연 티켓 구입해 가방에 담고 줄리아드 학교에 갔다. 맨해튼 음대에서 열리는 피아노 마스터 클래스 보고 싶은 마음도 있으나 춥고 피곤하니 줄리아드 학교에 가서 피아노 공연을 감상했다. 지난번 브롱스에 사는 할머니 집에 가느라 피아노 공연을 놓쳐버려 이번에 꼭 보고 싶었다. 프로그램받으니 전에 봤던 피아니스트 이름이 보여 반가웠다. 그녀 연주가 아주 좋아 기대가 높았는데 그녀의 모차르트 소나타 연주보다 슈베르트와 무소륵스키 전람회의 그림 연주가 훨씬 더 좋았다. 라이브 연주는 음악가의 컨디션도 아주 중요할 거 같고 그날그날 연주가 많이 다름을 느낀다. 전람회의 그림 연주는 가끔씩 듣곤 했는데 보랏빛 드레스를 입고 무대에 오른 중국인 출신 여학생 연주가 인상에 남을 정도로 좋았다.
저녁 8시 카네기 홀 공연 보려고 티켓 구입해 약간 시간이 남아 카네기 홀 옆 마트에 가서 잠시 휴식을 하며 기다렸다. 프레드릭 헨델의 곡을 합창과 소프라노, 바리톤, 테너와 카운터테너가 함께 불렀다. 카운터테너 목소리가 정말 아름다우나 조금 더 트레이닝을 받고 악보를 외워 부른다면 훨씬 더 좋은 공연이 될 거처럼 보였다. 아들이 맨해튼 음대 알버트 마코브 (Albert Markov) 바이올린 교수님에게 레슨 받을 때 악보를 외우라고 하니 무척 힘들었지만 내가 공연 보면 무대에서 악보를 보고 연주하는 것과 악보를 외워서 하는 거 차이는 아주 크다. 뉴욕 고등학교 과정 수업이 무척 많고 주말 토요일만 수업을 받는 예비학교 수업도 분량이 많고 개인 레슨과 오케스트라 연주 준비를 동시해야 하는 입장에서 악보 외우기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었지만 프로 음악가는 악보를 외워서 하는 게 더 좋은 거 같다.
메트에 오페라 보러 간지도 꽤 되어가고 오페라 볼 걸 그랬나 조금 후회도 된다. 뉴욕 총영사관에서 일 보고 세 개의 공연을 보고 집에 오니 자정이 되어간다. 밖은 무척 춥고 밤하늘의 별과 하얀 구름과 파란 하늘을 보고 집에 돌아왔다. 맨해튼 거리에 홈리스 가득하고 지하철 안에서도 구걸하는 홈리스를 얼마나 많이 봤는지 추운 날이라 마음이 무겁다. 복잡한 형편에 기부금 낼 수 없는데 수많은 곳에서 기부금 달라고 요청이 왔지만 한 곳도 보내지 않았는데 몇 곳에서 기부금 보내줘서 고맙다고 소식이 오니 웃고 말았다. 지난번 맨해튼 음대 공연도 보러 간다고 티켓 예매했지만 마음이 변해 가지 않았는데 공연 보러 와서 고맙다고 소식이 오니 웃었다. 더 많은 에너지가 있다면 더 새로운 세상을 볼 수 있는 뉴욕 참 특별한 도시다. 음악 사랑하는 사람에게 뉴욕은 정말 멋진 도시다.
11. 28 자정 무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