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과 장 보러 가다
월요일 오후 비교적 따뜻한 겨울날 아들과 함께 터벅터벅 걸어서 장 보러 갔다. 아직 낙엽이 수북이 쌓인 위를 걸으며 곧 1년 후 볼 거 같으니 아쉬움도 들고 주택가에 장식된 크리스마스 장식도 보고 산타 할아버지와 눈 맞춤도 하고 우리의 목적지 BJ's에 도착했다. 마트마다 약간씩 다르지만 이곳은 육고기류가 저렴해서 ( 공산품 안 사니 잘 모르고) 좋아 가장 먼저 육류 제품 사러 갔는데 가격이 50% 이상 인상되어 깜짝 놀랐다. 물론 플러싱 한인 마트에 비하면 훨씬 더 저렴하다. 한인 마트에 비해 저렴하니 안 살 수도 없고 쇼핑 카트에 비싸지만 어쩔 수 없이 담았다. 달걀도 약간 구입하고 아보카도와 채소와 스파게티 소스와 국수 등을 구입해 계산을 하고 한인 택시를 불러 타고 왔다.
뉴욕에서 20년 택시 기사로 지냈다는 분에게 요즘 경기 어떠냐 물으니 그저 그렇지요,라고 아주 작은 목소리로 말씀하시고 중국인이 사라져야 한다고 하니 놀라서 왜 그런지 물었다. 그 기사분 말씀에 의하면 뉴욕 플러싱 주택 50%가 중국인이 주인이라고. 렌트비가 비싸니 집을 구입해 작은 공간으로 나눠 세를 주며 수입을 창출하는 중국인들. 택시 기사분은 뉴욕은 서민들이 살기 힘든 도시라고 강조하셨지만 많은 말씀 하고 싶지 않은 눈치라서 계속 묻기는 어려웠다. 해마다 인상되는 렌트비가 서민에게는 너무나 큰 부담이 된 뉴욕. 물가도 2008년 경제 위기 전에 비해 너무나 많이 올랐다.
월요일 저녁 링컨 센터에서 줄리아드 학생들 공연이 열리고, 메네스 음대에서 한인 바리톤 공연이 열리고, 콜롬비아 대학 오케스트라 공연도 어퍼 웨스트사이드에서 열리는데 나의 게으름이 날 집에 꽉 붙잡아 두었다. 보스턴에서 뉴욕에 돌아온 후 계속 쉬지 않고 작업을 했고 동시 맨해튼에 외출해서 많은 공연과 이벤트를 보느라 상당히 피곤한 상태라고 핑계를 댄다. 맨해튼에서 아무리 많은 공연이 열려도 내가 가지 않으면 나랑 너무나 먼 나라 이야기다.
음악 애호가에게 음악이 꿀이고 음악 사랑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무의미할 테고, 술을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술이 최고, 여행을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여행이 최고,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영화가 최고. 개인적으로 뉴욕에서 가장 좋은 것은 공연 예술이다. 남은 한 달 얼마나 많은 공연을 볼 수 있을지 나의 에너지에 달려있다. 몇 년 동안 꽤 많은 공연을 보니 이제는 모든 공연 보고 싶은 생각보다 꼭 봐야 할 공연만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맨해튼에 살면 그래도 나쁘지 않지만 플러싱에서 왕복 3시간 이상 지하철과 버스를 타고 맨해튼에 가서 공연 보러 갔는데 마음에 들지 않으면 나의 에너지는 다운이 된다. 물론 라이브 공연이라 음악가의 그날 컨디션이 너무나 중요하니 무대에서 최고의 연주를 하는 게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청중 입장에서는 최고 공연을 보고 싶은 마음이지.
월요일 오후 집에서 조용히 지냈지만 뉴욕의 석양도 보고 피렌체의 무지개와 석양도 봐서 행복하다. 보스턴 여행 가서 본 메디치 가문 영화도 다시 보고 싶다. 아직 새로운 시리즈 영화 만들지 않아서 얼마나 기다려야 할지. 너무너무 감동 깊게 봤다. 아트를 무척 사랑했던 메디치 가문.
11월 카네기 홀에서 마린스키 오케스트라,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 보스턴 심포니, 뉴욕 팝스 등 꽤 많은 공연을 봤지만 베스트 공연은 페루 출신 테너 후안 디에고 플로레즈와 줄리아드 학교 아티스트 디플로마 학위 중인 피아니스트 Tomer Gewirtzman이다. 지난번 헨델의 오라토리오 공연 볼 때 카운터 테너 목소리도 정말 아름다웠지만 목소리가 작아 청중에게 잘 전달되지 않아 아쉬움이 남았다. 더 많은 트레이닝을 받는다면 훌륭한 음악가가 될 거라 믿는다.
조금 전 줄리아드 학교와 맨해튼 음대 스케줄을 보니 매일매일 공연 천국이야.
내일은 날씨가 춥다고 하는데 몇 주전 예약했던 곳에 찾아가 공연을 봐야겠다.
메트에 가서 오페라도 보고 싶고 마음은 매일매일 오페라 보면 좋겠어.
너무너무 빨리 시간이 흐른다.
마지막 한 달 남아서 아쉬움 가득하다.
2018. 12. 3 월요일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