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오월의 첫날 카네기 홀에 갔지

by 김지수

아카시아 꽃피는 아름다운 5월이 찾아오고 말았다. 세월이 얼마나 빠른지 믿어지지 않아. 대학 시절 클래식 기타 반에서 야유회 놀러 가서 아카시아 꽃향기 맡으며 선배가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불렀던 추억도 떠오른다. 대학에 입학 후 어느 동아리반에 들어갈지 고민하다 학생 회관 동아리반 문을 열다 우연히 고등학교 친구 오빠를 만나 가입하게 된 클래식 기타 반. 동아리반 선배들과 친구들도 그리워. 친구 오빠가 배사메 무쵸 노래를 불렀다. 영화배우처럼 멋진 외모의 친구 오빠는 제주도에서 병원 오피스 개업했다는 소식을 아주 오래전 들었는데 지금도 아름다운 제주도에 살고 있을까. 모두 뿔뿔이 흩어져 살고 있는 우리들. 세월이 흘러가니 모두 각각 다른 삶을 살고 있다.


그때 내가 뉴욕에 살거라 미처 생각도 못했어. 뉴욕에 대해서 들어본 적도 없던 대학시절. 유럽에 열광했던 대학 시절. 파리에 관심이 많았다. 줄리아드 학교가 아니라면 뉴욕에 오지도 않았을지도 몰라. 뉴욕에 와서 살다 보니 내가 꿈꾸던 도시는 정작 파리가 아니라 뉴욕이란 것도 먼 훗날 알게 되었다. 빈부 차이가 극과 극으로 나뉜 뉴욕. 거리거리마다 홈리스의 슬픈 인생을 보지만 문화면은 정말이지 좋아서 예술가들은 뉴욕에 살고 싶어 하는 세계적인 문화 예술의 도시 뉴욕.


유튜브에 안드레아 보첼리가 라스베이거스에서 부른 노래가 있어 들어본다. 낮과 밤이 대조된 라스베이거스. 너무너무 화려한 조명으로 빛나는 밤의 라스베이거스에 갔던 추억도 떠오르고. 10여 년 전인가 서부 여행 가서 들려보았던 라스베이거스. 한인 여행 가이드는 카지노에 가서 1년 동안 눈물로 모은 돈을 하룻밤에 날려버렸다고. 다시는 도박을 하지 않겠다고 하더라. 한국에서 온 방문 여자 교수와 교수 남편 작가와 함께 이야기도 했는데 나의 기억은 희미해져 간다. 교수와 나의 나이가 비슷하지만 박사 공부하느라 늦게 결혼한 교수의 아들은 당시 어렸다. 기억에 4세 정도. 비슷한 연배이니 서로 공감대가 있어서 이야기를 나눴던 거 같다. 한인 여행사에 예약을 해서 서부 여행 가니 미국 전역과 한국에서 온 여행객들도 만났는데 미국에 산지 30년이 지나 처음 여행한다는 가족도 만나고, 뉴욕 한인 마트에서 10년 동안 일하다 혼자 온 중년 남자도 만나고 미국에 사는 한인들은 미국에 산다고 자부심이 대단해 놀랐던 기억도 난다. 런던, 베를린, 파리와 프라하 등에서 만난 한인 여행객과 미국에서 만난 여행객의 차이가 아주 컸다.




아름다운 5월의 문이 열리자 뉴요커가 사랑하는 거버너스 아일랜드도 문을 열고 뉴욕시 공원에서 다양한 공연과 이벤트가 열리기 시작한다. 아름다운 브루클린 하이츠 전망도 보고 자유의 여신상 바라 보이는 아름다운 섬 거버너스 아일랜드에 얼마나 자주 갈 수 있을까. 집에서 편도 약 2시간 내지 2시간 반 정도 걸린다. 페리 도 지하철처럼 자주 운행하지 않으니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그래도 매년 여름이 되면 꼭 방문하곤 한다. 지난 4월 초 일본에 돌아간 일본 모자 디자이너랑 거버너스 아일랜드에서 열리는 재즈 파티에 가자고 약속했는데 그녀는 일본에서 부자 아버지 사업 도우며 잘 지내고 있겠지.



IMG_3998.jpg?type=w966 Michael Tilson Thomas, Artistic Director and ConductorYuja Wang, Pia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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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_4007.jpg?type=w966 New World SymphonyAmerica’s Orchestral AcademyMichael Tilson Thomas, Artistic Director and Conductor




어제 뉴욕 날씨는 겨울처럼 추웠다. 두터운 겨울 외투를 입어야만 했던 겨울 같은 봄 날씨. 아들과 저녁 8시 카네기 홀에서 공연을 봤다.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유자 왕이 초록빛 드레스를 입고 무대에 올라 피아노 연주를 했다. 프로코피예프 피아노 협주곡을 연주했는데 아들과 나의 취향의 음악은 아니었지만 피아노 터치는 예뻤다. 대학 시절 자주 들은 베를리오즈 환상 교향곡 연주는 정말 좋았다.




대학시절 아르바이트하며 받은 첫 급여로 레코드 가게에 달려가 성음에서 나온 노란색 음악 테이프 수 십 개를 구입해 엄마에게 혼이 난 추억도 떠오른다. 그때 베를리오즈 환상 교향곡 테이프도 구입했다. 친정 엄마와 나와 서로 취향이 달라 늘 부딪히곤 했다. 어릴 적부터 음악을 사랑했는데 음악은 평생 내게 많은 위로와 행복을 준다. 어제 공연이 밤늦게 막이 내려 늦은 밤 집에 도착했다. 오월의 첫날밤 뉴욕은 안개로 가득해 그림처럼 아름다웠어. 노란 가로등 불빛과 안개 쌓인 거리를 걸으니 영화 속 주인공 같기도 했지. 안갯속 같은 내 삶은 어디로 흘러갈까. 신은 내게 무얼 원할까.


늦잠을 자고 일어나 메모를 마치니 오전 10시가 되어가네. 열심히 살자. 힘내자.





5. 2 목요일 아침



카네기 홀 유자 왕 피아노 협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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