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첼시 ICFF 특별전

뉴욕 Fleet Week 시작 5.22-27

by 김지수

창가에 빗방울 떨어지는 소리에 아들은 잠에서 깨어났다. 잠을 깰 정도니 빗방울 소리가 꽤 컸어. 올봄 유난히 비가 자주자주 내린다. 하늘에 무슨 슬픔이 그리 많을까. 자주자주 비가 내려 한국 장마철이 생각날 정도야. 목요일 종일 얼마나 많은 비가 올까. 아침 기온은 14도 최고 기온은 24도까지 올라간다고 하네.


아들이 하얀 냉장고에서 꺼낸 붉은 사과를 먹으며 하루를 열었다. 며칠 전 동네에서 가까운 마트에 가서 구입한 사과 맛은 일품은 아니지만 가격에 비하면 만족스럽고 플러싱 한인 마트보다 가격이 훨씬 더 저렴해서 좋아.


수년 전 장님 할머니가 아파트 문을 두드렸다. 우리 집 아파트에 올라오려면 계단을 올라와야 하는데 어찌 올라왔는지 아직도 의문이 가는데 그날 할머니가 내게 주소를 주면서 길을 잃어버려 찾는 것을 도와 달라고 하니 차에 할머니를 태우고 목적지에 도달했다. 그곳에 바로 마트가 있었는데 가격이 아주 저렴해 좋아서 가끔씩 이용했는데 동네 노인들이 주로 이용하니 노인들 행동이 느리고 매장이 좁아 불편한 점도 있었지만 나중 알고 보니 한인 중년 남자가 주인이고 성실히 일하는 사장님 모습이 보기 좋았다. 그런데 어느 날 화재가 발생해 마트가 통째로 타고 말았다. 힘든 이민자의 땀과 노동과 눈물이 한순간에 사라져 얼마나 충격을 받았을지. 이민자의 삶이 고달프고 힘든데 마트가 눈 앞에서 화재로 타 버려 얼마나 충격이 컸을지 상상으로 부족하지. 너무너무 성실하게 일하는 모습이라 더 인상적인데 불행한 일을 당하니 가슴이 아팠다. 그 후로 언제 마트가 오픈하나 기다리고 기다렸는데 아들과 내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시간이 흘러갔다.


마트에 가는 길 여름이면 봉숭아 꽃과 무궁화 꽃을 보니 더 반가웠어. 아무래도 외국에 살다 보면 어릴 적 추억이 깃든 한국이 그립다. 어릴 적 손톱에 봉숭아꽃 물들이며 얼마나 가슴 설레었는가.


며칠 전 사과와 아보카도와 토마토 등을 약간 구입하면서 직원에게 마트 주인이 한인이냐고 물으니 러시아 사람이라고 해서 놀랐다. 오래전 화재가 나서 새로 빌딩을 지을 거라 하니 한인이 마트를 운영할 거라 짐작했는데 착각이었다.


새로 오픈한 마트는 맨해튼 홀 푸드 연상하게 할 정도로 좋았다. 진열된 채소와 과일과 생선과 육고기 모두 신선하고 가격이 저렴하니 좋고. 이민자들이 사는 플러싱에 홀 푸드 매장과 Trader Joe's 매장이 없다. 맨해튼에 있는 두 곳 매장은 인기 많아 줄을 서서 기다려 계산하는 불편이 따를 정도로 인기가 많지만. 그래서 플러싱에서는 주로 한인 마트를 이용하곤 하지만 가격이 결코 저렴하지 않아 마음 무겁게 하지. 좋은 동네는 좋은 편의 시설이 많아. 플러싱은 멋진 레스토랑과 카페와 마트가 없어.


사과 한 개를 먹고 아파트 지하에 세탁을 하러 갔다. 공동 세탁기 6대 가운데 한 대는 아직도 고장이라고 적혀 있으니 얼마나 불편해. 수 백 가구 주인들이 이용하는데 왜 슈퍼는 빨리 세탁기를 수선하지 않을까. 아침 일찍 도착하니 아무도 없어서 좋았다. 세탁기에 세탁물을 넣고 돌아와 노트북을 켰다. 비 오는 날 커피도 끓여 테이블 앞으로 가져왔다.


아파트 지하에서 세탁기가 돌아간 시각 난 노트북을 켜고 어제의 기억을 더듬어 본다. 어제 첼시 Jacob K. Javits Convention Center에 방문했다. 초록색 빌딩이 너무 멋진 곳.



Jacob K. Javits Convention Cen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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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_4904.jpg?type=w966 알츠하이머 환자 그림 작품 판매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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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호선 종점 허드슨 야드에 내리면 아주 가까워 좋아. 허드슨 야드 지하철역 아트는 '어린 왕자'를 떠올리게 하고. 매년 5월에 열리는 특별 행사 ICFF(May 19, 2019 – May 22, 2019). 다양한 국제적인 행사가 열리는 곳. 어제는 국제 가구전을 보러 갔어. 국제적인 컨템퍼러리 가구 페어 전이라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과 오스트리아 등 세계 여러 나라에서 온 가구를 구경할 수 있다. 넓고 큰 매장에 음악이 흐르고 와인도 무료로 줘서 마셨다. 작년에 일본 모자 디지이너가 소개해줘 알게 된 행사고 올해가 두 번째 방문이다. 멋진 가구에 새로운 세상이 열린다. 전등과 소파와 가구와 인테리어 제품 등이 너무 멋져. 경제적으로 여유롭다면 구입하기 좋은 기회가 될 텐데 눈으로 구경만 해도 감사하지. 축제 동안 다양한 이벤트도 열리고 토크쇼를 비롯 알츠하이머 환자가 그린 작품도 판매하니 놀라워. 환자들에게 미술 치료가 정말 좋다는 말을 들었어. 며칠 전 브라이언트 파크에서 만난 벨기에에서 온 아가씨도 몸이 아픈 후 누가 소개해줘 미술 수업을 받고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고. 지금은 펜실베이니아에서 요가와 철학 수업을 받고 있겠다.


잠시 특별 가구전을 구경하고 7호선 지하철을 타고 맨해튼 미드타운 5번가에 내려 북 카페에 갔다. 지하철역에서 나오자 늘 같은 자리에 앉아 구걸하는 홈리스를 봤어. "모든 것을 다 잃어버렸어요. 하지만 미소와 희망을 잃지 않았어요."라고 적힌 종이가 보여. 젊은 여자 홈리스 사연이 뭘까 궁금하지만 이야기는 하지 않아 잘 모른다. 무슨 사연이 있을까. 갈수록 젊거나 노인들 홈리스도 많아 가슴 아픈 뉴욕. 늦은 오후 북카페에 방문하니 빈자리가 보여 반가웠다. 핫 커피를 주문하고 자리에 앉아 책을 폈는데 머릿속에 딴생각만 가득한지 집중이 되지 않아 일찍 서점을 떠났다. 서점 입구에 아서 밀러의 '세일즈맨의 죽음' 책이 보여 오래전 학교에서 근무했던 시절 만났던 영어 교사가 생각났어. 그녀와 함께 영어로 쓰인 아서 밀러 작품을 읽자고 했는데 그때 얼마나 읽었는지도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아름다운 계절의 여왕 5월이라 맨해튼은 여행객으로 넘치고 걷기도 복잡한 5번가 거리에서 선글라스를 파는데 가격이 10불에서 5불로 인하되었더라. 몇 블록 걷다 뉴욕 공립 도서관을 지나 브라이언트 파크에 도착 저녁에 열리는 댄스파티를 약간 보았다.



IMG_4912.jpg?type=w966 뉴욕 맨해튼 브라이언트 파크에서 댄스파티가 열려.




브라이언트 파크에 사람들 가득하고




IMG_4911.jpg?type=w966 브라이언트 파크에서 비친 하얀색 빌딩이 뉴욕 공립 도서관





초보자에게 댄스 강습을 하고 사람들은 강사가 시키는 대로 따라 하고. 힘들고 지친 일상이지만 다양한 이벤트에 참가하면서 활기를 찾는 뉴요커들. 초록빛으로 눈부신 공원에는 사람들도 가득 메워졌더라. 멋진 정장 입은 직장인들도 있고 캐주얼 의상 입은 뉴요커들도 있고 초록 잔디밭에 누워 책을 읽는 뉴요커도 있고 의자에 앉아 저녁 식사를 하는 뉴요커들도 있고. 브라이언트 파크 바로 옆은 뉴욕 공립 도서관이 있고 멋진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이 보인다.


오전 글쓰기를 하다 아파트 지하에 가서 세탁물을 가져오고 브런치 식사 준비를 하고 설거지를 하니 비가 뚝 그쳤다. 매년 5월에 열리는 뉴욕 Fleet Week 가 시작했다. 하얀 제복을 입은 US Navy들이 여기저기에 활보하고 다양한 행사와 퍼레이드를 연다. 작년에 첼시에 있는 Intrepid Sea, Air & Space Museum에 아들과 함께 방문해 전시회를 보면서 어린 왕자를 집필한 생떽쥐베리가 탔던 비행기는 무슨 모양이었을까 상상했다. 평소 입장료가 비싸 방문을 미뤘는데 Fleet Week 행사 동안 미리 예약을 하고 무료로 방문해 좋았다. 나사에서 일하는 직원을 만나 새로운 행성을 발견했다는 이야기 듣고 그럼 앞으로 주택 문제가 해결되니 렌트비 걱정 안 해도 되나요?라고 물어보려다 참고 아들에게 말하니 웃었다. 어제 오후 맨해튼 그리니치 빌리지 워싱톤 스퀘어 파크에서 Navy Band Concert가 열려 볼만 했겠어. 오늘도 유니언 스퀘어와 타임 스퀘어에서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오늘 저녁 6시 링컨 센터 앨리스 툴리 홀에서 Juilliard Orchestra Commencement Concert가 열리나 티켓값이 20불이고 라벨 곡을 연주하네. 내일은 줄리아드 학교 114th Commencement Ceremony가 열린다. 어제 북 카페에서 콜럼비아 대학 파란색 가운을 입고 온 남자도 봤다. 졸업식 시즌이라 모두 모두 기쁘겠어. 그동안 얼마나 열심히 했을까. 명문 대학 입학도 어려운데 힘든 과정 마치고 졸업하니 얼마나 기쁘겠어.


비는 그치고 새들의 합창 들려오고 바람이 부니 초록 나무가 바람에 흔들거린다.

세탁을 마쳐 감사한 마음이 든다. 기쁘고 행복한 하루를 보내자꾸나. 늘 마음은 새롭게 하고.


5. 23 목요일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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