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시아 향기 가득한 5월의 마지막 주 월요일은 미국 연방 휴일 Memorial Day. 아침 기온은 19도 최고 기온은 28도. 봄이 오는가 싶더니 어느새 여름이 가까이 와 있다. 무더운 여름을 어떻게 견딜지 미리 걱정이 되기도 한다.
매년 메모리얼 데이 맨해튼 세인트 존 대성당(The Cathedral Church of St. John the Divine)에서 뉴욕필 특별 기념 공연이 열린다. 무료 특별 공연이라 인기가 많아서 몇 시간 동안 줄을 서서 기다려 보는 공연. 오늘도 성당에 뉴욕필 공연 보러 가는 사람들이 많겠다.
메모리얼 데이 주말 열리는 또 하나 특별 연례행사는 그리니치 빌리지 워싱턴 스퀘어 파크 근처에서 열리는 Washington Square Outdoor Art Exhibit(May 25-27 and June 1-2, 2019). 그림을 팔러 온 노인 화가들도 많고 마음에 드는 작품을 구매할 수 있는 좋은 기회. 파스텔화, 유화, 사진과 보석과 세라믹 등 다양한 제품을 판매한다. 크리스티 경매장과 소더비 경매장과 달리 천문학적인 숫자가 아니라 보통 사람들도 그림을 구입할 수 있어서 좋아.
메모리얼 데이 휴가를 맞아 지난 금요일 새벽 아들과 함께 메가 버스를 타고 보스턴에 도착 어젯밤 자정 무렵에 도착하니 피곤이 밀물처럼 밀려왔고 보스턴과 뉴욕은 버스를 타고 약 5시간 거리(버스가 정체되지 않고 특별한 일이 없는 경우). 딸네 집에서 출발해 보스턴 사우스 스테이션에 가고 뉴욕에 도착해 다시 지하철을 타고 플러싱에 도착 다시 시내버스를 타야 하니 보스턴에서 뉴욕 우리 집까지는 약 8시간이 걸린다. 2박 3일 보스턴 여행 동안 첫날과 마지막 날은 8시간 지하철과 버스를 타야 하는 일정. 그래서 피곤한 여정이 될 수밖에 없다. 어제는 무거운 트렁크를 들고 계단을 오르락내리락 반복하니 더 많은 피로감이 밀려왔다.
지난 금요일 이른 아침 플러싱 메인스트리트 지하철 역에서 허드슨 야드 종점역에 가는 7호선에 탑승했는데 우리 맞은편에 한국 중년 남자 두 명이 맥도널드 커피와 빵을 먹고 계셨다. 그런데 한 분의 커피가 바닥에 엎질러져 지하철 바닥은 커피로 그린 추상화로 변했다. 한국 남자 얼굴에 당혹스러움과 안타까움이 가득했지만 휴지도 없으니 그대로 가만히 자리에 앉아계셨다. 두 분은 새벽 시간 출근하는 일꾼으로 보였다. 어쩌면 한국에서는 대학 졸업을 했을 텐데 다른 나라에 오면 먹고살기 위해 아무거나 하고 사는 슬픈 이민자들. 새벽 시간 힘든 육체노동을 하는 슬픈 이민자의 삶이 그들 얼굴에 비쳤다. 아들은 두 분 얼굴이 찌든 표정 같다고 하니 마음이 무거웠다. 보스턴 호텔에 도착해 프런트 데스트에서 열쇠를 받아 호텔 룸에 들어가니 벽에 추상화 그림이 걸려 플러싱에서 봤던 한국 노동자 두 명이 생각났다.
또 나의 기분을 다운시키는 일이 발생했다. 몇 주 전 메가 버스를 예약했는데 하지 않아야 할 실수까지 하니 교통비가 몇 배로 들었다. 메모리얼 데이 휴가 기간이라 메가 버스와 고 버스 교통 요금이 훨씬 더 비싸고 몇 주전 미리 예약할 때도 이미 상당히 오른 금액이었지만 어쩔 수 없이 뉴욕과 보스턴 왕복 버스 티켓을 2장 구입했는데 금요일 아침 24일 뉴욕 출발 일요일 26일 늦은 오후 보스턴 출발 티켓을 구입했어야 했는데 무슨 일로 금요일 오후 보스턴 출발 티켓을 구입했는지 몰라.
보스턴 여행 시 주로 버스를 타고 움직였지만 처음으로 실수를 한 버스 티켓. 어제 보스턴 사우스 스테이션 역에 미리 도착해 직원에게 예약 번호를 보여주니 직원이 날짜에 착오가 있다고 하니 깜짝 놀랐다. 이미 구입했던 표는 사용하지 못하고 새로 버스 티켓을 구입했는데 아들과 내 티켓 2장 값이 배 이상 인상되어 슬펐다. 다행스럽게 메가 버스에 빈자리가 있어서 바로 티켓을 구입하고 뉴욕에 돌아올 수 있었다. 만약 버스표를 구입하지 못했다면 보스턴 호텔에 하룻밤 더 머물러야 한다면 여행 비용이 상당히 추가되었을 거 같다. 보스턴과 뉴욕은 호텔 숙박비가 너무 비싸 여행이 겁나기도 해. 5월 여기저기 신경 쓸 일이 많아서 실수를 했나.
매달 한 번씩 한국 수필에서 월간 수필집을 보내오나 5월호가 도착하지 않아서 이메일을 드렸는데 한국에서 지난 4월 말 발송했다고 하니 수필집 5월호도 어디론가 사라진 모양이야.
보스턴 호텔에서 조용히 지내다 뉴욕 집에 돌아오니 새들의 합창이 들려온다. 빨리 피로를 회복하고 일상으로 돌아와야지. 우리가 보스턴에 여행 가니 바쁜 딸은 얼마나 힘들었을지. 더구나 엄마가 버스표를 실수로 예약한 사고까지 나서 모두 놀랐어. 소동도 피우고 상당히 힘든 여정이었지만 함께 행복한 추억을 만든 여행이었고 딸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가족끼리 가끔 여행도 가면 좋을 텐데 삶이 뜻대로 되지 않아서 여행을 자주 하지 못해 늘 두 자녀에게 미안한 마음 가득하다.
커피를 끓여 테이블로 가져와 오랜만에 노트북을 켜고 글쓰기를 하기 시작했다. 피로에 몸이 무너질 거 같지만 힘내어 새로운 하루를 시작해야지. 무거운 트렁크는 천천히 열고 중요한 일부터 시작하자. 그래도 일상으로 돌아오니 당장 식사 준비부터 해야겠구나.
아래층 노인들 소리가 들려온다. 노부부는 지난 5월 중순 그리스 교회에서 열리는 축제에 다녀오셨을까. 아들과 호수에 산책하러 갈 때 그리스 교회에서 축제가 열린다는 표지판을 보았는데 그새 몇 주가 흘러갔어.
곧 아름다운 5월도 서서히 막이 내리겠다. 복잡한 일들도 하나씩 정리되고 더 멋지고 좋은 날이 오면 좋겠어. 삶은 얼마나 복잡하고 어려운지 눈물 가득할 때가 많지. 상당히 복잡하고 힘든 시기 어렵게 보스턴 여행을 결정하고 다녀왔어. 가족끼리 행복한 추억 많이 만들어 기쁘고 좋다. 이번 여행 추억은 평생 기억에 남을 거 같아. 뜻깊은 여행이었어.
메모리얼 데이 주말 다들 무얼 하고 보냈을까.
시원한 바람이 창가로 들어오고 새들의 합창 들려오는 메모리얼 데이 아침.
5. 27 월요일 아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