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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지수 Jun 08. 2019

하버드대 교정과 보스턴 항구를 거닐다

보스턴을 떠나오던 날 










하버드대 특별 행사가 열려 일반인 출입이 제한된 날 









하버드대 도서관 









"정의란 무엇인가?"강의가 열린 샌더스 극장 










두 자녀와 함께 하버드대 교정을 거닐었지(6월 1일 토요일)




지난주 토요일 오후 3시경 보스턴에서 메가 버스를 타고 뉴욕에 도착하니 밤 10시가 되어갔다. 전날 밤 눈앞에서 메가버스를 놓치고 하이야트 호텔에서 머물면서 특별한 추억을 만들었던 우리 가족. 평생 잊지 못할 거 같아. 보스턴과 뉴욕 분위기는 약간 다르고 뉴욕은 이민자들 도시, 곳곳에 힘든 이민자들 삶이 녹아 흐르고, 지하철은 24시간 운행하고 늘 복잡하고 더럽고 악취 나는 홈리스들 자주 만나고, 레스토랑도 늘 복잡하고 식사비 비싸지만 보스턴은 조용하고, 지하철도 덜 복잡하고, 레스토랑 식사비도 더 저렴하고,  호텔에서 흘러나오는 음악도 여유가 느껴져 좋았다. 




보스턴 코먼 근처에 있는 카페.





푹신한 침대에서 일어나 호텔 근처 카페에서 빵과 커피로 아침 식사를 했다. 딸이 소개한 곳이고 처음 방문했는데 좋았어. 그날 오후 3시경 메가버스를 탈 예정이고, 정오에 호텔 체크 아웃해야 하고, 남은 시간에 보스턴에서 무얼 할지 생각했다. 그래도 보스턴 하면 하버드 대학이고 딸이 3년 동안 연구소에서 일했던 곳이라 지하철을 타고 캠브리지 하버드 스퀘어(Harvard Square)에 내려 하버드대 교정을 거닐었다. 5월 말 졸업 시즌이고, 하버드대 특별 행사가 열리는 무렵이라 일반인 출입이 금지되고, 하버드 신분증 있는 사람들만 출입 허가를 받을 수 있었고, 딸이 신분증을 보여주고 우린 함께 하버드대 교정을 거닐었다.


 딸이 일하던 연구소 빌딩 근처도 거닐고 그림을 그리는 화가도 보고, 딸이 가장 사랑하는 하버드 신학교 뜰 벤치에 앉아 잠시 휴식을 했다. 몇 년 후 딸과 보스턴 캠브리지와 인연이 될지 아닐지 아직은 모르지만 보스턴을 떠나오는 날은 상당히 의미 깊었다. 


어느 직장이든 힘들지 않은 곳이 어디 있으리. 미국 동부 최고 대학이라 불리는 하버드 대학 연구소에서 명성 높은 교수님들과 박사 과정 학생과 포닥 학생들과 함께 일하니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해야 했을까. 미국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첫 직장으로 하버드대학 연구소라 정말이지 힘든 시간을 보냈다. 딸이 힘들 때 산책했던 신학교 뜰에서 우린 함께 이야기 나누다 교정을 거닐었다. 6월 초인데 하버드대 교정에 라일락꽃과 아카시아꽃과 아이리스 꽃과 장미꽃이 피어 얼마나 행복했는지 몰라. 조용한 미술관에 들어가서 산책도 하고, "정의란 무엇인가" 강의가 이뤄진 샌더스 극장도 지나고, 딸이 앙상블 연습을 했던 빌딩도 지나고, 작년 댕스 기빙 데이 휴가 무렵 아들과 함께 보스턴 여행 가서 하버드 대학 교정을 거닐면서 칠면조를 보며 웃었던 추억도 떠올랐어.


정오 무렵 호텔 체크아웃해야 하니 하버드 스퀘어에서 지하철을 타고 호텔로 돌아갔다. 지하철에 거리 음악가가 들려주는 노래가 좋았어. 보스턴 레드 라인 지하철은 달리고 사랑하는 찰스 강도 보이고 5월 메모리얼 데이 보스턴에서 열렸던 Boston Calling Music Festival 광고도 보였다. 케이프 코드 여행 갈 무렵 열렸던 보스턴 음악 축제 티켓이 너무 비싸 눈을 감았어. 1인당 100불이 넘어서 3명이면 300불이 넘어서 상당히 부담이 되어 포기했다. 


드디어 호텔에 도착. 정오까지 약간의 시간이 남아 호텔에서 커피 한잔 마시고 다시 짐 정리를 했다. 실은 메가 버스에 들고 탈 짐 규정도 있고 우리 짐이 너무 많아서 걱정이 되었다. 딸은 고민하다 예쁜 구두, 밥솥과 꽤 많은 짐을 호텔에 버리고 체크 아웃을 했다. 


하지만 우리가 탈 버스는 오후 3시. 무거운 짐을 들고 보스턴 시내를 돌아다닐 수 없어서 호텔 직원에게 혹시 짐을 맡길 수 있는지 물었다. 친절한 직원의 도움을 받아 짐을 맡기고 우린 보스턴 항구 근처로 산책을 갔다. 보스턴 케이프 코드 여행 가면서 초고속 페리 타고 고생을 해서 요트와 페리만 봐도 어질어질한데 바다를 사랑하는 난 다시 보스턴 항구에 도착해 아름다운 바다 풍경을 바라봤다. 











보스턴 항구에서 산책하다. 







보스턴 항구 근처 푸드 트럭에서 베트남 음식과 브라질 음식을 사 먹었다. 팁과 세금이 없으니 저렴해 좋아.





보스턴 항구 근처 거리 트럭에서 베트남 음식과 브라질 음식을 사 먹고 호텔로 돌아와 짐을 들고 걸어서 사우스 스테이션 메가버스 탑승하는 곳에 도착해 기다렸다. 


잠시 후 메가 버스 직원이 와서 우리 트렁크 무게를 쟀다. 가슴이 조마조마할 필요도 없어. 큰 트렁크 무게는 메가 버스 규정을 넘고. 직원은 가방에 든 짐을 꺼내라고 말하니 불편했지만 어쩔 수 없었다. 아들과 난 먼저 버스에 탑승하고 딸은 직원과 한바탕 소동을 벌이고 결국 무거운 전공 서적 몇 권을 꺼냈다. 추가 요금을 내면 지정석에 앉을 수 있으나 우린 보통 좌석에 앉았는데 앞 지정석에 50대 중반으로 보이는 한국 중년 여자 3명이 함께 앉아서 이야기를 했다. 보스턴 여행 와서 맛있는 랍스터도 먹어 행복했다고 말하는 그분들 억양이 경상도 출신이란 걸 느낄 수 있었다. 메가 버스가 달리는 곳은 초록 나무 숲과 호수와 파란 하늘만 보였다. 미국은 얼마나 광활한 지역인가 다시 생각에 잠겼다. 


메가 버스가 한참 달리다 버거킹 Burger King이 있는 곳에서 멈춰 잠시 쉬어 간다고 기사가 말했다. 버거킹에 가서 커피 한 잔 주문했는데 뉴욕에서 마신 무료 커피 말고 가격이 가장 저렴해 좋았어. 맨해튼 크리스티 경매장에서 마신 무료 커피 맛이 좋았는데 지금은 더 이상 커피와 음료 서비스를 하지 않아 섭섭하다. 버거킹 커피는 세금 포함해 53센트 지불했나. 평소 버거킹에 자주 가지 않아 커피 가격이 어느 정도인지 몰랐어. 요즘 가격이 인하된 건지도 몰라. 우리 가족이 이민 가방 몇 개 들고 뉴욕에 도착해 일 보러 플러싱에 가서 처음으로 버거킹 갔던 추억도 떠올랐다. 그때 치킨너겟 주문했는데 가격이 얼마나 비싸던지 한국과 미국 물가가 다름을 처음으로 실감했다. 당시는 지출할 때마다 달러를 한국돈으로 환산하던 습관이 있었다. 세월이 흐르니 지금은 달러를 한국 돈으로 환산하지 않는다. 버거킹에서 커피 한잔 마시고 이민 초기 추억도 생각하고 다시 버스에 탑승했다. 


토요일 저녁 무렵 도로가 정체되어 기사는 승객들에게 뉴욕까지 얼마나 걸릴지 물어보지 말라고 부탁했다. 뉴욕 맨해튼 스카이라인이 비추나 메가 버스는 뉴저지 도로를 달리고 멀리서 삼성 빌딩도 보였다. 예정 시간보다 약간 늦게 맨해튼에 도착했지만 우리 짐이 너무너무 많아 그 순간부터 고생길이 시작되었다. 물론 맨해튼에서 플러싱 집까지 택시를 타고 간다면 편할 텐데 택시 요금이 너무 비싸니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 짐이 너무 무거워 엘리베이터가 있는 지하철역을 이용해야 하고 할 수 없이 허드슨 야드를 향해 걸었다. 메가버스 내린 곳에서 허드슨 야드 지하철역까지 1천 마일이라도 된 듯 멀게 느껴졌다. 짐이 너무 무거워 마음의 무게가 더해졌으리. 가까스로 허드슨 야드에 도착 7호선에 탑승했는데 토요일 주말 승객들이 얼마나 많던지. 역시 뉴욕은 조용한 보스턴과 달라. 어렵게 어렵게 플러싱에 도착 우버 택시를 불렀다.  하필 택시 기사는 영어 한마디 못하는 중국 상하이에서 온 분이라 웃었어. 뉴욕에 온 지 2년이 된 중국인 기사를 만났지. 영어 한마디 못하는데 직장 구했으니 대단하네. 무거운 짐 들고 식사할 곳도 찾지 못하고 밤늦은 시각이니 배달은 어렵다고. 보스턴에서 무거운 짐 들고 뉴욕에 도착해 밤늦은 시각 라면을 끓여 먹었다. 영원히 잊지 못할 추억도 만들고 길고 긴 하루를 보냈다. 특별한 여행을 했구나. 딸 덕분에 보스턴 여행이 늘 즐거웠지. 딸에게 감사의 마음 전하며 글을 마친다.


6월 1일 보스턴 일정


6. 7 금요일 오전 글쓰기 하다. 





하버드대 신학 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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