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뉴욕 맨해튼에서 일요일 프랑스 대혁명 기념일(7월 14일) 축제가 열렸다. 5번가 플라자 호텔 지하철역에 내려 파란색, 하얀색, 빨간색 풍선 장식이 걸려있는 뉴욕의 귀족 클럽 메트로폴리탄 클럽 앞으로 갔다. 7월에 열리는 축제 가운데 가장 사랑하는 거리 축제라서 매년 방문하곤 한다. 프랑스인들이 많이 찾아오니 악센트 강한 불어도 들렸다. 거리에서 뉴욕 프랑스 레스토랑 맛집 행사도 열려 맛있는 음식 사 먹으며 행복한 미소를 짓더라. 나도 아들을 위해 초콜릿 케이크와 타르트를 구입했다. 아들이 지난 토요일 친구들과 롱아일랜드에 낚시하러 가서 너무 피곤하다고 하니 함께 축제를 볼 수 없어서 아쉬움이 남았다.
하얀색 장미꽃과 백합꽃은 또 얼마나 예쁜지 몰라. 기타 치며 노래 부르는 거리 음악가 노래는 영원히 잊지 못할 거 같아. 아코디언 켜는 음악가와 함께 노래를 부른 남자는 기타를 치다 "우리 함께 춤을 추어요. 춤 어렵지 않아요. 이렇게 스텝을 하고 몸을 움직이면 돼요." 하면서 어린아이 손을 잡고 춤을 추려고 하는데 아주 작은 소녀는 어색한지 춤을 추지 않아서 할머니 손을 붙잡고 춤을 추기 시작했다. 그가 부른 노래를 듣노라니 대학 ㅅl절 듣던 Georges Moustaki 곡도 떠올랐다.
지난 6월부터 열리던 링컨 센터 스윙 축제가 그제 막을 내렸는데 어제 만난 거리 음악가 역시 춤을 잘 추니 돌부처인 나도 춤을 배우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노래만 들려오면 몸을 흔들흔들 가볍게 춤을 추는 뉴요커들도 아주 많아서 놀란다. 그동안 난 무얼 하느라 춤을 배우지 않았을까. 일본인 친구 모자 디자이너도 어릴 적 일본에서 춤을 배웠지만 뉴욕에 와서 정식으로 스윙을 배우지 않았지만 자주 링컨 센터 축제에 가서 춤을 춘다고 말했다.
어제 거리 축제에서 남프랑스 코트다쥐르에 여행 오라고 홍보도 하고, 남프랑스에서 열리는 칸 영화제 부스를 만들어 세계적인 유명 배우랑 함께 사진을 찍으면 기념품도 주니 꽤 많은 사람들이 사진을 찍더라. 칸 영화제에 가면 세계적인 영화배우랑 사진을 찍을 수 있을까. 프랑스 남동부 지중해 해안을 일컫는 아름다운 코트다쥐르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세계적인 휴양지인가.
"코트다쥐르(Côte d'Azur)" 하면 떠오른 부부가 있다. 5번가 북 카페에서 만난 부부. 여자는 변호사, 남자는 프랑스 파리에서 대사로 활동하다 은퇴했다고. 변호사는 프랑스 파리 에꼴 데 보자르 학교에서 미술 수업을 받았다고 하니 더 놀랐다. 매년 남프랑스 코트다쥐르에 여행 간다고. 우연히 미드타운 5번가 북 카페에서 이스라엘어, 불어, 영어가 유창한 멋진 부부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그들 테이블 위에 밀란 쿤데라 소설책 몇 권이 놓여 있었다.
어제 프랑스 대혁명 기념일 프랑스 파리 에펠탑에서 불꽃놀이 축제가 열렸다고 한다. 파리는 뉴욕보다 6시간 빠르니 내가 플라자 호텔 근처에서 거리 축제 보는 시각 파리에서는 불꽃놀이 축제가 열렸겠어. 구경꾼들은 얼마나 신났을까. 고생도 했을 거야.
뉴욕은 독립 기념일 7월 4일 성대한 불꽃놀이 축제를 하는데 구경꾼들이 너무 많아 불꽃놀이 축제 보는 게 열정 없이 불가능한 일. 축제는 밤 9시가 지나 시작하고 최소한 3시간 전에 도착해야 좋은 자리를 잡아 불꽃놀이를 구경할 수 있어. 관중들이 몰려와 화장실 사용도 불가능하고 3시간 정도 기다리다 30분 정도 불꽃놀이 축제 보고 지하철역으로 돌아가 집에 돌아가는데 도로는 정체되고 평소보다 훨씬 더 오래 걸려. 그래서 뉴욕에 살면서 딱 한 번 밖에 보지 않았던 불꽃놀이 축제.
20여 년 전 프랑스 파리에 여행 가서 센 강에서 유람선 타고 너무 피곤하니 잠이 들어버렸던 기억도 떠오르고, 에펠탑에 올라 내려오다 세상에 태어나 처음으로 흑인을 보고 무서워했던 추억도 떠오르고, 파리 에펠탑 앞에서 아이스크림 사 먹고, 몽마르트르 언덕에 올라가 거리 화가들 그림도 봤다. 그때는 상업적인 느낌이 강하지 않아서 좋았던 파리. 갈수록 상업적인 색채가 강하다고 하니 슬픈 일이야.
자유, 평등, 박애를 상징하는 세 가지 색 프랑스 국기가 펄럭이는 프랑스 대혁명 축제 보고 크쥐시토프 키에슬롭스키 감독의 영화 "세 가지 색' 영화도 떠올라. 결혼 후 두 자녀 키우느라 사직서 제출하고 집에서 지낼 적 어렵게 극장에서 봤던 영화 "세 가지 색 블루". 어느 날 새벽 수영장을 다녀오며 영화 포스터를 보면서 꼭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결혼 전 가까운 지인이 결혼 후 극장에 간 기억이 없다는 말을 들었을 때 충격을 받았는데 돌이켜보니 나도 같은 세월을 보내고 있었다. 결혼 후 영화를 보고 싶지 않아서가 아니라 무거운 현실이 그리 만들었어. 여자에게 출산과 자녀 양육이 얼마나 무거운 일인지 몰라. 두 자녀 대학 졸업 후 이제 비로소 내 자유를 느껴본다. 얼마나 오랫동안 꿈꾸던 자유인가. 두 자녀 어린 시절 이런 날이 오리라 미처 생각도 못했다. 두 자녀 바이올린 특별 레슨 받는 10년 동안 난 매일 밤 10시까지 쉬는 시간 없이 함께 시간을 보냈다. 참 힘든 세월을 오래오래 보냈지. 엄마는 천사표가 아니라 악마표 역할을 했지. 두 자녀 모든 스케줄을 관리하니 두 자녀는 보통 아이들처럼 자유로운 시간을 누리지 못했다.
작년에는 프랑스 대혁명 축제에서 고갱 영화 티켓 받아 무료로 영화를 봐서 신났다. 무더운 여름날 냉방된 극장에서 영화 보는 즐거움도 크기만 하다. 영화 상영료가 저렴하지 않다면 가끔 극장에 가서 영화를 볼 텐데 15불 정도 하니 부담이 되어 자주 극장에 가지 않는다.
어제도 다양한 행사가 열렸지만 거리에서 공연 보고 플라자 호텔 앞에서 시내버스를 타고 5번가 북 카페에 갔다. 인기 많은 북 카페에 빈자리가 없어서 오래오래 서성거렸다. 트렁크 든 여행객들도 많고 소란스럽고 어렵게 구한 자리에서 책을 폈는데 왜 집중이 되지 않는지. 그래도 북 카페에 가서 책을 읽으려고 노력을 했어. 잠시 머물다 지하철역에 가서 지하철을 타고 플러싱으로 돌아왔지. 플러싱 지하철역에 내려 다시 시내버스를 타고 집 근처 한인 마트에 가서 수박과 상치와 소파를 구입해 다시 시내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렸다. 무더운 여름날이라 장 보기도 쉽지 않아 긴 호흡을 한다. 오늘은 꼭 장을 봐야지, 하는 마음 아니면 불가능한 장 보기.
월요일 아침에도 아들과 마트에 장 보러 가야 하고 집 근처 가까운 마트가 한인 마트보다 가격이 더 저렴하니 좋아. 수박은 한인 마트가 세일하니 더 저렴해 좋고. 서민들은 더 저렴한 곳을 찾게 된다. 하얀 냉장고는 텅텅 비어 가고 토마토와 복숭아와 채소 등을 사 와야 하겠어. 기쁜 마음으로 장을 보러 가야지.
어제저녁 평소보다 일찍 집에 돌아와 아들과 함께 식사를 하고 밤 9시경 호수에 산책을 하러 갔다. 우리가 사는 2층 아파트는 사하라 사막처럼 뜨거운데 밖은 훨씬 더 시원하고 좋았다. 어제도 개똥벌레들이 파티를 벌이더라. 프랑스 대혁명 축제 기념일을 알았을까. 정말 많은 개똥벌레들 불빛을 보았어. 어제 수도꼭지 켜니 온수가 나왔어. 보름달 비춘 호수에서 산책을 하다 밤늦게 집에 돌아왔는데 서부에 사는 딸아이가 스탠퍼드대 사진을 보내줘 감사함으로 봤다. 10년 전인가 서부 여행 갔지만 그때는 서부의 매력을 잘 몰랐어. 서부는 동부와 전혀 다른 매력이 넘치는 곳이야.
7월 15일 월요일 아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