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5월 29일 금요일
초록은 짙어가고 꽃향기 가득한 아름다운 계절 매일 아침 백만송이 장미꽃 향기 맡으며 빨강새 노래 들으며 천국의 문을 연다. 내가 천국의 문을 열지 않으면 저절로 그냥 열리지 않더라. 예쁜 장미꽃 보기 위해 햇살 좋은 시간에 산책을 하러 간다. 전원 문화가 발달한 뉴욕. 이웃집 주인의 사랑스런 손길 가득한 정원은 예쁘기만 하다. 꽃은 아주 잠깐 피고 진다. 그러니까 찰라를 놓치면 아름다움을 느낄 수 없다.
고등학교 시절 자주 자주 읽은 김춘수의 시 "꽃"이 떠오른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는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
장미의 계절 6월에 장미꽃이 피는데 올해는 예년 보다 더 일찍 장미꽃이 피기 시작했다. 매년 내 생일 즈음에 방문하는 뉴욕 식물원과 브루클린 식물원 장미 정원이 그립다. 빨리 뉴욕도 문을 연다면 얼마나 좋을까. 시내버스와 지하철을 몇 차례 환승하고 찾아가니 불편하지만 장미꽃 향기에 숨이 멎는다. '어린 왕자'장미꽃도, 폭풍의 언덕 소설 주인공 '히드클리프' 장미꽃도 날 기다리고 있을 텐데 이를 어쩌랴. 빨강색 노랑색 주황색 가지가지 색들의 장미꽃은 향기도 제각각. 아들이 엄마 생일날 뭐 하고 싶냐고 물어서 장미 정원에 가고 싶다고 말했지. 아, 그리운 장미정원.
아침 일찍 산책하고 커피 몇잔과 함께 글쓰기 하고 저녁 시간에는 오페라를 감상했다. 내가 좋아하는 후안 디에고 플로레즈(Juan Diego Flórez)의 아름다운 목소리에 황홀했다. 내가 잘 모른 여자 소프라노 나탈리 디세이(Natalie Dessay)의 목소리도 황홀했다.
세상은 어지럽고 소란스럽다. 코로나 19 위기도 끔찍한데 미네소타에서는 흑인 폭동 시위가 일어나고 홍콩에서도 시위가 일어나고 언제나 평화로운 세상이 찾아올까. 카네기 홀에서 만난 중국 출신 피아니스트가 홍콩 출신 작곡 공부하는 친구를 데려왔는데 홍콩도 문제가 너무너무 많다고 하더라.
어지러운 세상 난 장미꽃 잎속으로 새들의 노래 소리로 파란 하늘로 성악가들의 아름다운 목소리로 숨어버리고 싶다. 평화로운 세상이 올때까지 잠들고 싶다.
Friday, May 29
Viewers’ Choice: Bellini’s La Sonnambula
Starring Natalie Dessay and Juan Diego Flórez, conducted by Evelino Pidò. From March 21, 2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