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화항체만으로 백신 효과 단정 못해”

by 김지수


9cbb4f69-4d18-4d4f-8c5f-f3c2a7633e87.jpg 미국 매사추세츠주 캠브리지에 있는 바이오기업 '모더나' 본사. AFP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개발 선두주자로 꼽히는 미국 바이오기업 ‘모더나’가 초기 임상시험에서 피험자 전원에게 항체가 생겼다고 밝혔다. 국내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긍정적인 결과”라면서도 “이 연구만으로 모더나 백신이 코로나19에 대해 방어 능력을 갖췄다고 판단하기엔 이르다”고 입을 모았다.


14일(현지시간) 외신 등에 따르면 모더나는 지난 3월 시작한 코로나19 백신의 임상시험 1상 결과를 국제학술지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NEJM)’에 공개했다. 18~55세의 건강한 지원자 45명에게 3가지 용량의 백신을 2회에 걸쳐 투여했더니 전원에게서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무력화시킬 수 있는 ‘중화항체’가 형성됐다는 것이다. 이를 근거로 모더나 측은 외신을 통해 이르면 연내에 백신을 상용화할 수 있을 거라는 청사진을 내놓았다.



그러나 중화항체 생성만으로 백신의 효능과 안전성을 보장할 순 없다는 게 국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백신을 통해 이물질이 들어오면 체내엔 일반항체와 중화항체가 생긴다. 일반항체는 일반적인 면역반응을, 중화항체는 특정 항원에 대한 면역반응을 일으킨다. 코로나19에 대한 중화항체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침입했을 때 숙주세포에 침투하는 데 필요한 핵심 부위(수용체)에 정확히 달라붙어 감염을 방해한다. 일반항체 대비 중화항체 수가 많아야 좋은 백신이다.


문제는 중화항체의 지속력이다. 모더나 임상 결과에 따르면 백신 최종 접종 후 한 달여가 지난 뒤엔 접종 직후보다 중화항체가 다소 줄었다. 중화항체는 백신 한두번 접종으로 평생 지속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금방 콩팥을 통해 몸 밖으로 빠져 나가기도 한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최근 영국과 중국의 유사 실험에서도 코로나19 중화항체가 2, 3개월 뒤면 떨어진다는 보고가 있었다”며 “백신의 예방 효과가 지속되려면 중화항체가 체내에 얼마나 오래 남아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부작용 우려도 나왔다. 모더나는 임상에서 확인된 부작용이 경미하다고 했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선 “좀더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이 많다. 피험자 수가 45명밖에 안 되는데 대부분이 크고 작은 부작용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남재환 가톨릭대 생명공학과 교수는 “피험자를 늘렸을 때 부작용이 나타나는 비율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아직은 2, 3상 결과를 지켜봐야 할 단계”라고 평가했다.



백신은 건강한 사람이 맞은 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침투했을 때 실제로 방어 능력을 발휘해야 효과가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정부출연연구기관 과학자는 “인체에서 중화항체가 만들어졌다는 자체는 의미 있으나, 이것만으로 백신 상용화를 말하는 건 시기상조”라고 강조했다.

임소형 기자 precare@hankookilbo.com


출처: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0071514290002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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