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코로나19로 가정불화 늘었다

by 김지수

[뉴욕 중앙일보] 발행 2020/04/25 미주판 1면

장은주 기자




하루종일 한 공간 생활에
말다툼이 가정폭력 비화
가정상담소 상담 2배로


#. 플러싱의 김 모(52)씨는 “코로나19 사태로 근 두 달째 집안에 가족들과 함께 지내다 보니 이제 한계상황에 도달한 것 같다”고 토로했다.

김 씨는 “아내와 대학생·고등학생인 두 아들과 함께 24시간 집에서 지내다 보니 모든 문제들이 다 갈등으로 번져 매일 말다툼이 벌어지고 있다”며 “요즘 한인타운 식당들이 거의 다 문을 닫아 하루 세끼를 집에서 해결해야 하는 상황인데다가 하루아침에 실직해 신경이 날카로워져 극단적인 결정까지 내리고 싶은 마음”이라고 털어놨다.

#. 베이사이드의 이 모(61)씨도 상황은 마찬가지. 이 씨는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기 전에는 가족들 모두 바쁘게 지내다 보니 서로 만날 시간이 없어 아내와 자식들의 문제가 무엇인지조차 모르고 살았는데, 요즘 매일 의견 차이로 인한 문제가 큰 싸움으로까지 번지고 있다”며 “무엇보다 하루 24시간 한 공간에 있는 것이 괴롭다”고 했다.

#. 가정주부인 또다른 김 모씨는 남편의 폭력으로 상담까지 요청한 사례다. 김 씨는 “남편이 하루종일 게임에만 빠져있고 아이를 돌보거나 집안일을 돕는 데 조금도 신경쓰지 않아 몇마디 했더니 욕설과 함께 물건까지 던졌다”면서 “홧병이 날 정도”라고 전했다.

코로나19 사태로 힘든 가운데 가정불화가 늘어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때론 단순한 말싸움을 넘어서 언어폭력과 물리적 폭행으로까지 이어져 문제가 심각하다.

뉴욕가정상담소(소장 이지혜) 유미정 디렉터는 4월 들어 이전보다 모든 상담건수가 대폭 증가한 가운데 가정불화 관련은 최소 2배 이상이라고 밝혔다.

대부분의 상담자들이 불안감이나 우울증을 호소하고 있으며 하루종일 가족이 모여있는 것이 오히려 갈등을 조장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유 디렉터는 뉴욕가정상담소에서는 현재 전화상담(718-460-3800) 뿐 아니라 정기적인 대면상담, 법률 자문과 필요시 셸터까지 지원한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위기 속 가족갈등 증가는 한인사회만의 문제는 아니다. 뉴욕주 경찰 집계에 따르면 지난 3월 한달간 1753건의 가정폭력 관련 전화상담이 들어온 것으로 집계됐는데 이는 1년전에 비해서 15% 증가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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