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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지수 Aug 28. 2020

늘어나는 역이민

2014.02.25 16:34


유엔의 세계 행복보고서에 나타난 2013년 한국의 행복지수는 10점 만점에 6.27로 조사 대상 156개국 중 41위다. 덴마크(1위), 스위스(3위), 미국(17위)에 크게 뒤지는 것은 물론 1인당 국민소득 9061달러인 수리남(40위)보다 밑이다. 국민소득 7830달러의 콜롬비아(35위)에도 뒤졌다. 경제적 풍요와 행복이 비례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그다지 기분 좋은 성적은 아니다.



그런데 행복지수 중위권의 한국이 살고 싶은 곳, 살기 좋은 땅으로 새삼 각광받고 있다. 재외동포들 사이에서다. 외교부에 따르면 한국으로 역이민 오는 재외동포는 2009년 4301명으로 정점을 찍은 후 지난해엔 3621명을 기록했다. 해외이주자는 지난해 302명으로 정부 통계 작성(1962년) 이후 최저치에 머물렀다. 해외이주자 수가 최대였던 1976년의 4만6533명에 비하면 0.65%에 불과하다.



이민 보따리를 꾸리는 사람은 줄고 돌아오는 사람은 늘어났다는 뜻이다.



역이민이 줄을 잇고 있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하지만 근본적인 것은 한국이 예전보다 살기 좋은 땅이 됐다는 것이다. 행복지수가 중위권에 불과하다지만 임금, 사회보장, 교육여건 등에서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발전한 곳이 바로 한국이기 때문이다. 언어 장벽도 없고 문화적 차이도 적은 고국 땅에서 노후를 보내려는 재외동포들의 소망도 늘어난 역이민의 배경이 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해외 이민은 1903년 1월 13일 미국 하와이에 조선인 102명이 첫발을 디디면서 역사가 시작됐다는게 정설이다. 사탕수수 농장에서 일하기 위해 인천을 떠나 20여일의 항해 끝에 태평양을 건넌 이들이 111년 이민사의 첫 주인공이다.



빈곤에 허덕였던 1960년대엔 국제 결혼 등에 따른 이민이 대다수였고 산업화가 본격화된 1970년대엔 취업 이민이 주를 이뤘다. 살림에 여유가 생긴 1980년대엔 투자이민 열풍이 불어 호주, 뉴질랜드 등이 새 둥지로 인기를 끌었다.



타국 땅에서 살아 본 사람은 누구나 다 경험한다. 자기가 태어나고 자란 조국이 얼마나 그리운지를. 그리움은 나이가 들수록 더 진해지고 깊어진다.



늘어난 역이민은 높아진 한국의 위상을 보여주는 증거이기도 하다. 오늘의 삶이 고달프더라도 더 나은 내일을 기대할 수 있는 나라라는 얘기다. 행복국가를 만들겠다는 정부의 다짐이 현실에 가까워질수록 귀국 비행기는 해외동포들을 실어 나르느라 더 바빠질 게 틀림없다.



tanuki2656@fnnews.com 양승득 논설주간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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