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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지수 Sep 22. 2020

보스턴 가을 여행 첫날 2020

꿈같은 가을 여행 

2020년 9월 21일 월요일 



보스턴 찰스 강 



보스턴 찰스 강 얼마만인가. 다시 못 볼 줄 알았다. 알 수 없는 삶. 코로나가 찾아와 우리의 삶을 흔들어 버릴 줄 몰랐다. 내년에는 무엇이 우릴 기다리고 있는지 모른다. 


코로나 팬데믹이라 여행객에게 자가 격리를 하는 지역이 많은데 뉴욕과 보스턴은 해당되지 않는다. 날씨가 더 추워지면 다시 코로나 확진자가 늘어나 상황이 어찌 변할지 모르니 힘든 결정을 하고 출발했다. 




Boston Public Garden (보스턴 퍼블릭 가든)



구름 한 점 없는 청명한 가을 날씨가 우리 가족을 환영했다. 롱펠로우 다리와 찰스강을 보며 산책을 했다. 내가 가장 사랑하는 보스턴 여행지 가운데 한 곳이 바로 찰스 강이다. 보스턴 하면 찰스강이 생각난다. 찰스 강에 도착하기 전 보스턴 부촌 비콘 힐에서 산책하고 Boston Public Garden (보스턴 퍼블릭 가든)과 뉴버리 스트리트(Newbury Street)를 거닐었다. 





보스턴 비콘 힐(Beacon Hill) 갤러리에서 전시회를 보았다. 


비콘 힐(Beacon Hill)에서 미국의 명성 높은 작가 로버트 프로스트,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 루이자 메이 알콧, 나타니엘 호손 등이 살았단다. 우리에게 <예언자>로 잘 알려진 칼릴 지브란도 보스턴에 살았단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가 살던 월든 호수도 보스턴에서 가깝고 법정 스님도 월든에 방문하셨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나와는 아직 인연이 없다. 한국에서 법정 스님 단골 찻집에 방문해 차를 마시며 두 자녀 바이올린 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오래전 일이다. 찻집 주인으로부터 법정 스님이 단골이란 이야기를 듣고 놀랐다. 대학 시절에도 가끔 음악 감상하러 갔던 곳인데 법정 스님 단골이란 것은 늦게 알게 되었다. 


새벽에 맨해튼에서 메가 버스를 타고 달렸다. 오전 11시 도착 예정이었는데 10분 정도 빨리 도착했다. 새벽 4시 반 경 깨어나 지하철을 타고 맨해튼 메가 버스 탑승하는 곳에 도착하니 우리 가족 말고 아무도 없어서 혹시 버스가 취소될까 걱정을 했는데 출발 시간이 되어가자 몇 명의 탑승객과 메가 버스가 도착했다. 코로나로 여행이 자유롭지 않아서 승객도 소수. 그리고 버스 요금은 평소보다 더 비쌌다. 


보스턴 입구에 도착하니 가장 먼저 반기는 건물은 오래전 묵었던 보스턴 캠브리지 더블 트리 힐튼 호텔과 찰스 강이었다. 우리 가족이 롱아일랜드 제리코에 살던 무렵 화장실 바닥이 비스킷처럼 바삭바삭 부서져 아파트 관리실에 말하니 며칠 집을 비워 달라고 부탁했지만 갈 곳도 마땅치 않아서 고민하는데 런던에서 공부하던 딸이 동생과 엄마를 위해 보스턴 호텔을 예약을 했다. 그래서 아들과 함께 메가 버스를 타고 보스턴에 갔다. 대학원에서 공부하던 시절이라 호텔에 도착했지만 보스턴의 야경과 찰스강 야경을 보면서 숙제를 해야만 했다. 낡은 트렁크 들고 떠났는데 트렁크 바퀴 소리가 귀에 거슬린다고 아들이 불평했는데 힐튼 호텔에 도착하자 막 구운 초콜릿 칩 쿠키를 주자 아들의 기분이 풀어졌다. 그날 바람도 억세게 불어서 날씨도 추워 화가 났는데 쿠키가 구세주였다 


그때는 딸이 대학 졸업 후 보스턴 캠브리지 연구소에서 근무하게 될 거라 미처 몰랐고 작년 여름부터는 서부 팔로 알토 연구소에서 일하고 있는데 지금은 코로나로 재택근무를 하니 뉴욕에 왔다. 아주 낯선 보스턴이 차츰차츰 정들어 가니 마음속으로 늘 그리운 곳이다. 코로나만 아니라면 지난봄 방문했을 텐데 한동안 감금 아닌 감금 생활을 하다 어려운 결정을 하고 보스턴에 도착했다. 영원히 잊지 못할 특별한 여행이 될 거 같다.  


돌아보면 여행했던 때가 좋은 시절이었다. 언젠가 다시 옛날처럼 트렁크 하나 들고 세계 여행할 날이 오게 될까. 지난여름 휴가도 떠나지 못했다. 작년에도 그 작년에도 휴가를 떠나본 기억이 없다. 딸이 보스턴에서 머물 때 1년에 두 번 정도 보스턴 여행을 한 것을 제외하고. 


2008년 경제 위기 찾아올 무렵 아무것도 모른 채 플로리다 올란도에 여행을 간 것이 비행기를 타고 떠난 여행의 마지막이었다. 호텔에서 하룻밤 자고 일어나니 룸에 배달된 신문 1면에 금융위기에 대한 기사가 보였다. 그 후로 오래오래 암흑 같은 시간을 보냈고 딸이 대학을 졸업 후 보스턴 캠브리지 연구소에서 일하게 되니 가끔 보스턴 여행을 갔다. 



보스턴 공립 도서관 맞은편 트리니티 교회 빌딩 



보스턴 공립 도서관 근처 카페 


이번 우리 가족이 머문 호텔은 보스턴 사우스 스테이션 역에서 가까운 극장가에 위치한 M 호텔이다. 보스턴 다운 타운 차이나타운과도 아주 가깝고 찰스강과 보스턴 코먼과 보스턴 공립 도서관과 비콘 힐도 가깝다. 호텔 체류 비용이 결코 저렴하지 않아서 고민하다 숙박비 저렴한 호텔을 골랐는데 위치가 마음에 들고 호텔 근처에 식당도 많아서 편리하다. 도시가 주는 장점 가운데 하나 같다. 


보스턴 뉴버리 스트리트 Thinking Cup 


보스턴은 뉴욕보다 더 조용하고 한적한 분위기라서 좋고 대학들이 많아서 젊은이들이 많다. 뉴욕 맨해튼 5번가 같은 보스턴 뉴버리 스트리트 카페에 가서 주스와 커피를 마셨다. 메가 버스를 타고 달리는 동안 '호텔 캘리포니아' 노래가 들려왔다. 버스 기사가 라디오를 듣는데 내가 아는 음악이라곤 단 한 곡이었다. 




식사는 호텔 근처 일식 레스토랑에서 돈가스와 스시 샐러드를 주문했는데 양이 무척 많아서 저녁 식사까지 해결했다. 보스턴 여행 시 캠브리지와 백베이 호텔에서 머물렀는데 우리가 머물렀던 호텔 가운데 위치가 가장 마음에 드는 호텔 가운데 하나다. 작년 늦은 봄에 머물렀던 Hyatt Regency Boston (하얏트 리젠시 보스턴)도 꽤 마음에 들었다. 


촛불을 켜고 감사의 기도를 하고 잠들어야겠다. 내일은 어떤 세상이 펼쳐질까.



호텔 방에서 우리 가족을 환영하는 액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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