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해튼 유니온 스퀘어 & 퀸즈 아스토리아 /사과 농장

by 김지수

2020년 9월 28일 월요일


꿈같은 보스턴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지 3일째. 코로나 전쟁 중이라 여행이 자유롭지 않아서 상당히 고민하다 어려운 결정을 내리고 출발해서 더욱 꿈같은 여행이었다.


IMG_1203.jpg?type=w966 유니온 스퀘어 반스 앤 노블 북 카페
IMG_1181.jpg?type=w966
IMG_1180.jpg?type=w966
유니온 스퀘어 그린 마켓


코로나로 뉴욕이 잠들어 버렸지만 맨해튼은 플러싱과 다르니까 월요일 오후 여전히 여독이 풀리지 않았는데 맨해튼에 갔다. 사랑하는 유니온 스퀘어 북 카페에 들어가 잠시 책의 향기에 젖다 유니온 스퀘어 그린 마켓에서 사과를 보며 보스턴 여행 시 방문했던 사과농장이 떠올랐다.


3인 입장료 비용이 20불. 농장에서 준 비닐 백에 사과를 담는다. 그게 20불어치란 말이다. 사실 마트에서 20불어치 사과를 사 먹는 게 더 저렴하다. 다만 다른 것은 사과 농장에서 가을 분위기를 느낀다는 점. 그때 구입한 사과를 며칠째 계속 먹고 있다. 우리는 차가 없어서 택시를 이용하니 교통비가 들었지만 추억을 생각하면 그리 비싸단 생각이 들지 않는다.


우리가 방문했던 사과농장 brooksby farm은 1903년에 세워진 곳이라 역사 깊다. 오래오래 전부터 사과 농장에 가고 싶었는데 자꾸만 미루다 이번 보스턴 여행 때 처음으로 갔다. 코틀란트 사과와 매킨토시 사과 두 종류가 있었다. 전자는 사과 크기가 크고 예쁘게 생겼는데 후자는 사과나무가 볼품이 없었고 도구를 이용해서 사과를 따야 했다. 사과 따는 재미에 푹 빠져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되었지만 먹어보기 전에는 사과 맛을 몰랐다. 그런데 볼품없는 사과 맛이 훨씬 더 좋았다.



GD9QVhdwYfpGhDD0Z_QWOWJ2La0
SKXUUh2h_j0UHWYobwclAn2WrTs
YFeFKR5jVBNsBi7fiGBnPvljECQ
보스턴 사과 농장 /사진 중앙 매킨토시 사과


젊을 적 몰랐는데 살다 보니 겉으로 보인 게 전부가 아닌 것을 깨달았는데 사과 농장에서 난 여전히 사과가 크고 더 예쁜 코틀란트 사과나무가 좋을 거라 했지만 작고 볼품없는 모양의 매킨토시 사과 맛이 훨씬 더 좋아서 난 아직 많이 부족함을 느꼈다.


겉과 안이 멋진 사람도 있고 겉만 번지르 멋지고 안은 아닌 경우도 무척 많다. 진짜와 가짜를 혼동하기 너무나 쉽다. 사과는 처음이라서 잘 몰랐다고 변명하는 나를 다시 돌아보게 되었다. 경험이 참 중요하다. 이렇게 경험을 하면서 배운다.


IMG_1208.jpg?type=w966


여독이 풀리지 않아 컨디션이 좋지 않아서 낯선 동네에 방문하지 않고 늘 자주 방문하는 유니온 스퀘어에서 머물다 지하철을 타고 돌아오는 중 맨해튼에서 가까운 아스토리아에 잠시 방문했다. 집에 돌아가서 저녁 식사 준비를 해야 하니 밖에서 오래 머물 시간은 없다. 지하철역 근처를 걷다 레스토랑에서 기타를 치며 프랭크 시나트라가 부른 <뉴욕 뉴욕> 노래를 부른 가수를 보았다. 언제 들어도 좋은 노래 뉴욕 뉴욕.





월요일 늦은 오후 무렵 아스토리아 지하철역에서 애리조나에 가는 암트랙 표를 사야 하니 돈이 필요하다고 하는 젊은 홈리스를 보았다. 지하철역에서 가장 먼저 날 반긴 사람이 홈리스란 게 슬프다. 갈수록 뉴욕시에 홈리스가 더 많은 듯 짐작된다.


뉴욕에 살면서 암트랙은 한 번도 이용한 적이 없다. 왜냐면 교통 요금이 일반 기차보다 더 비싸서. 뉴욕은 지출에 신경 쓰지 않으면 물처럼 돈이 줄줄 샌다. 그러니 항상 지출에 신경을 써야 한다. 그런데 홈리스는 암트랙 티켓이 필요하단다. 물론 암트랙이 일반 기차보다 시설이 더 좋겠지. 애리조나주에 그랜드 캐년이 있다. 중학교 시절 이모부가 미국에 여행 가서 그랜드 캐년 사진을 담아 오셔 보여주었는데 그때 감동이 너무나 깊었는지 우리 가족이 서부 여행 갔을 때는 사진처럼 장관임을 느끼지 못했다.


IMG_1206.jpg?type=w966 가을 호박이 참 예쁘다.


월요일 아침에도 모닝커피 마시러 동네 커피숍에 가고 호수에 가서 산책하며 예쁜 나팔꽃과 해바라기 꽃 보고 유니온 스퀘어에서 거리 음악가가 들려주는 재즈 음악 듣고 아스토리아에서 호박 보며 가을 분위기에 젖었다. 장식용 호박이 참 예쁘다.


오래오래 전 교직 생활할 때 출근하면 따뜻한 호박차 끓여 마셨는데 그때 함께 일했던 선생님들은 잘 지내고 계실까. 출근하면 커피 포트에 물을 끓여 호박차 마시며 하루를 시작했다. 선생님들 안부가 그립다. 연예인 같은 미모를 갖는 선배 선생님 그리고 성악을 전공했던 음악 선생님과 영어 선생님 등. 가을이 되면 매년 단감 박스도 구입해 맛있게 먹곤 했다. 돌아보면 힘들었던 교직 시절의 추억이 생각나고 지금도 힘들다고 하는 거 보면 삶이 쉽지 않고 힘들고 어려운 때가 더 많은 거 같다.



IMG_1199.jpg?type=w966


IMG_1137.jpg?type=w966
IMG_1130.jpg?type=w966
IMG_1136.jpg?type=w966
IMG_1126.jpg?type=w966
IMG_1127.jpg?type=w966
IMG_1131.jpg?type=w966
IMG_1128.jpg?type=w966
IMG_1125.jpg?type=w966
IMG_1129.jpg?type=w966
플러싱, 아침 산책하며 예쁜 나팔꽃 보아 행복했어.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딸과 함께 맨해튼 5번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