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퍼 이스트 사이드 북 카페가 사라져 몹시 슬픈 날
2020년 9월 29일 화요일
맨해튼 어퍼 이스트 사이드 헌터 컬리지 부근 셰익스피어 앤 컴퍼니 야외 카페에서 커피 마시며 딸과 이야기를 나누다 부촌 동네를 거닐었다. 코로나 전 북 카페 화장실도 이용할 수 있었는데 코로나로 문이 닫혀 이용할 수 없으니 화장실 찾기 소동을 벌였다. 카페마다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화장실 이용이 어렵다니 답답해 참고 참고 렉싱턴 애비뉴 86가에 있는 사랑하는 반스 앤 노블 북 카페에 갔는데 슬프게 서점이 닫혔다는 안내문이 보였다.
또 하나의 천국의 놀이터가 사라졌다. 어퍼 이스트 사이드 북 카페는 뮤지엄 마일에 있는 메트 뮤지엄에 갈 적 자주 이용하곤 했다. 핫 커피 한 잔 마시고 책을 읽고 약간 여유를 갖고 미술관에 가면 좋았는데 코로나가 정말 무섭구나. 어퍼 이스트 사이드에 사는 엄마들이 자녀들을 데리고 와서 숙제도 하고 책도 읽어주는 모습을 보니 참 좋았고 다양한 이벤트도 열어서 뉴요커들이 사랑하는 문화공간인데 다들 섭섭하겠다.
화장실이 몹시 급한데 서점이 사라져 슬픈 마음에 휘청거리다 다시 서둘러 걸었다. 아무리 찾아도 찾아도 없어서 혹시나 하고 센트럴파크에 갔다. 웨딩 촬영이나 잡지 화보 촬영하는 베데스다 테라스에 있는 화장실은 이용할 줄 알았다. 그런데 닫혀 있었다. 정말 비명을 지르고 싶은데 참아야 하는 순간. 맨해튼은 공중화장실이 드물다. 코로나 전 플라자 호텔 푸드 홀에서 화장실을 이용하곤 했는데 요즘은 푸드 홀도 문이 닫혀 버려 더 이상 이용할 수 없다. 센트럴파크에서 나와 플라자 호텔 앞을 지나 5번가를 거닐다 록펠러 센터 지나 반스 앤 노블 북 카페에 혹시나 하고 갔는데 실망하고 말았다. 다시 참고 참아야 하는 순간. 힘내어 브라이언트 파크에 갔다. 맨해튼 공중 화장실 가운데 가장 깨끗하고 좋은 화장실에 속한다. 화장실에 가려고 기다리는 사람들 틈 속에 끼여 기다렸다.
볼일을 보고 잠시 후 공원 내 조 커피에서 이탈리아에서 온 디저트 '아포카토'를 주문해 먹었다. 보스턴 여행에서 하버드 대학 앞에서 먹은 아포카토 맛이 그동안 먹은 가운데 최고였다.
세상 참 많이 변했다. 나 어릴 적 초등학교 시절 운동회를 하면 아이스께끼 사 먹고 세월이 지나지나 브라보콘도 사 먹었는데 요즘은 에스프레소 커피와 함께 아이스크림을 먹는 세상.
아, 코로나! 언제 사라질까. 코로나로 북 카페가 사라지다니 믿어지지 않는다. 유니온 스퀘어 서점도 사라지면 얼마나 슬플까.
2020년 9월 30일 수요일
9월의 마지막 날 노란 낙엽 밟으며 동네 카페에 가서 라테 커피 사 먹고 동네 호수에 가서 산책한 시간을 제외하고 조용히 집에서 지냈다. 노래가 들려오는 카페 분위기는 좋다. 잠시 복잡한 일을 잊을 수도 있다. 그래서 카페에 가나 보다. 서서히 가을은 깊어가고 있다. 노란 낙엽들이 거리에 뒹굴고 내 마음도 가을빛이지만 복잡한 일이 찾아와 내 마음은 흔들렸다. 살다 보면 즐거운 일보다는 어렵고 힘든 때가 더 많다. 현명하게 슬기롭게 위기를 넘겨야 하는데 마음은 흑빛이 되었다. 촛불을 켜고 기도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