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1월 25일 수요일
파란 하늘과 하얀 구름 보며 행복한 하루를 시작했던 수요일. 딸은 먼저 아지트로 떠나고 난 늦게 유니온 스퀘어 북 카페로 갔다. 수요일이라서 유니온 스퀘어에서 그린 마켓이 열리니 분위기도 좋고 거리 음악가 공연도 감상하니 더 좋다. 핫 커피와 함께 아름다운 바이올린 선율을 들으며 그린 마켓 구경을 하다 북 카페로 들어갔다. 딸과 1시경 맨해튼 어퍼 이스트 사이드에서 만나기로 해서 시간이 충분하지 않았지만 잠시 책을 읽었다. 3층 북 카페에서 자주 만난 중년 남자분이 앉아서 이어폰으로 음악을 들으며 테이블에 뉴욕 타임스를 펴놓고 계셨다. 북 카페에서 수 년동안 자주 보던 분인데 이상하게 한 번도 이야기를 나눈 적은 없지만 무얼 하는 분인지 궁금하다.
딸을 만나러 가기 위해 유니온 스퀘어에서 익스프레스 지하철을 타고 어퍼 이스트 사이드에 갔다. 오후 1시경 약속 장소에 도착해 함께 식사를 하러 일식 레스토랑에 갔다. 식사 후 잠시 센트럴 파크에서 산책하고 딸과 난 아지트로 돌아가 시간을 보내다 해가 진 후 다시 센트럴 파크를 경유해 플라자 호텔 앞에서 지하철을 타고 플러싱으로 돌아왔다.
요즘 아지트에서 시간을 보내며 뮤지엄 마일 근처 동네가 참 좋다는 생각이 든다. 센트럴 파크도 무척이나 가깝고 메트 뮤지엄도 가까우니. 그래서 부자들이 선호하는 동네인가 보다. 난 몇 차례 지하철을 환승하고 플러싱에 도착하면 다시 시내버스를 탄다. 가끔 플러싱에서 시내버스를 한 시간 동안 기다릴 때도 있다. 추운 겨울에 시내버스가 제시간에 오지 않으면 고통스럽다. 플러싱에 살면서 나처럼 자주 센트럴 파크에 간 경우도 드물지도 모른다.
집에 돌아오는 길 한인 마트에 들러 딸이 한국산 배를 구입했다. 한국산 과일이 비싸다. 그래서 뉴욕에 와서 한 번도 사 먹지 않았다. 딸이 먹고 싶다고 말했는데 눈치가 부족한 엄마. 뉴욕 물가가 너무 비싸니 비싼 과일은 평소 눈을 감는다. 배 1박스 가격은 쌀 40파운드와 같으니 정말 비싸다. 먹고 싶은 거 다 먹고살 수 있으면 좋으련만 포기할 때가 참 많다. 두 자녀에게 잘해주고 싶지만 현실은 마음과 달랐다. 두 자녀는 한국과 극과 극으로 다른 뉴욕 환경에 적응하고 사려니 마음이 아플 거 같다. 슬픈 운명이 찾아오지 않았다면 더 좋은 환경에서 교육시켰을 텐테 삶이 뜻대로 되지 않았다. 요즘 맨해튼에서 딸과 함께 자주 식사를 하곤 하지만 딸의 지갑이 열린다. 뉴욕 렌트비와 물가가 저렴하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루하루 어떻게 살아야 할지 고민하지 않은 날이 없다.
*곰곰이 생각하니
배를 한 번 사 먹은 기억이 난다.
수년 전 작은 배 3개를 샀고
1박스를 산 것은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