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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지수 Dec 05. 2020

'예방률 90%' 코로나 백신 소식에도… 전문가들, 회

'예방률 90%' 코로나 백신 소식에도… 전문가들, 회의적인 이유는?



화이자 백신, 기존 '콜드체인' 사용 못해 보관·유통망 새로 구축… "접종까지 시일 오래 걸릴 것"



박찬제 기자

입력 2020-11-10 16:46 | 수정 2020-11-10 17:55



▲ 미국 제약회사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함께 개발 중인 우한코로나(코로나19) 백신의 예방률이 90% 이상이라는 중간 결과가 발표됐다. 사진은 서울시 구로구에 위치한 구로구선별진료소의 모습. ⓒ박성원 기자


미국 제약회사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공동개발 중인 우한코로나(코로나19) 백신의 예방률이 90% 이상이라는 중간 결과가 나왔다. 방역당국과 전문가들은 "고무적인 결과"라면서도 안정성과 유통문제를 지적하며 '코로나 완전 종식'까지는 갈 길이 멀다고 내다봤다.


화이자는 9일(현지시간) 우한코로나에 감염된 3상 임상시험 참가자 중 94명을 분석한 결과, 자사가 생산한 백신이 우한코로나 예방에 90% 이상의 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임상시험은 개발 중인 신약의 사용허가를 받기 전에 그 약의 효과와 안전성을 증명하는 과정이다. 비임상·1상·2상·3상·4상까지 단계가 나뉘며, 3상 시험은 다수의 환자를 대상으로 안전성과 유효성을 검토하는 단계다.


화이자 백신, 코로나 예방률 90%… 독감 백신 2배


전문가들에 따르면, 화이자 백신의 90% 예방률은 일반적인 백신의 예방률보다 상당히 높은 수치다.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장은 예방률이 50∼60% 정도의 효과만 발휘하는 백신이라 하더라도 나쁘지 않은 수준이라고 밝힌 바 있다. 화이자 백신의 예방률은 일반 독감 백신(40~60%)의 최대 2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다만 이날 발표된 결과는 미국과 해외 5개국에서 총 4만3538명을 대상으로 진행 중인 3상 시험 중에서도 초기 감염자 94명을 대상으로 한 시험 결과로, 다른 참가자들의 결과에 따라 최종 수치가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


화이자는 백신의 안전성을 추가 확인한 뒤 11월 셋째 주 미 식품의약국(FDA)에 긴급사용승인을 신청할 방침이다. 미 정부와 의료계는 내년 상반기 중 화이자를 포함한 우한코로나 백신이 상용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우리 방역당국은 화이자가 개발 중인 백신의 예방률이 90% 이상이라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아직은 조금 더 두고 봐야 한다는 신중한 모습이다. 이날 발표된 화이자 백신의 예방률이 최종 결과가 아니라 중간 결과이기 때문이다.


손영래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전략기획반장은 10일 중대본 회의 후  "해외 제약기업들이 임상 3상에 들어가며 결과가 나온다는 현상 자체는 고무적"이라면서도 "외국 상황 자체가 워낙 안 좋기 때문에 (결과에) 기대감이 있고 고평가되는데, 임상 3상의 결과가 나온 것이 아니라 3상의 초기 중간 결과를 발표한 것"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손 전략기획반장은 그러면서도 "(화이자가) 11월 중 추가적으로 정확한 백신 항체 생성 역가비율 등 데이터를 제시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우리 정부 '신중'… 보관·운송 까다로운 화이자 백신


화이자 백신의 보관·운송문제도 지적됐다. 화이자 백신의 보관방법이 까다로워 기존의 저온 유통망(콜드체인)을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화이자가 CDC에 알린 자사 백신 후보물질 보관 요건에 따르면, 화이자 백신 후보물질인 'BN1162b2'와 'BN162b2'는 영하 70℃에서 5일가량만 보관이 가능하다. 일반적인 독감백신 수송·보관 적정온도(섭씨 2~8도)에 비해 굉장히 낮다. 이 때문에 일반 백신의 콜드체인 대신 화이자 백신만의 콜드체인을 새로 구축해야 한다는 문제점이 발생한다.


손 반장 역시 "(화이자 백신이) 향후 미국 FDA 승인을 받고, 이후 다시 공급망을 구축하는 등 접종까지는 시일이 오래 걸린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며 유통문제를 지적했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화이자에서 생산 가능한 물량 중 미국이 1억 개의 백신을 확보했고, 유럽이 3억 개의 백신을 확보했다고 한다"면서 "우리 정부가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한 다른 나라를 제치고 필요 물량을 확보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우려했다. 


김 교수는 "화이자 백신은 안정성·보관·유통·확보까지 거쳐야 할 난관이 너무나 많다"며 "코로나 완전 종식은 갈 길이 멀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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