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14.04.23 20:48 수정2014.04.23 20:48 지면A2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룩셈부르크 소득연구소(LIS)에 의뢰해 북미와 유럽 20개 선진국의 지난 35년간 소득 수준을 조사·분석한 결과, 미국 부자들은 다른 나라 부자들에 비해 월등히 많은 재산을 보유하고 있지만 중산층과 저소득층은 1위 자리에서 밀렸다고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10여년간 중산층 이하의 소득이 거의 늘어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LIS에 따르면 2010년 미국의 1인당 소득 중간값은 1만8700달러로 10년 전인 2000년과 차이가 거의 없었다. 같은 기간 영국과 네덜란드의 1인당 소득 중간값은 각각 20%, 14% 늘어나 미국과의 격차를 크게 줄였다. 특히 캐나다는 이 기간 소득이 20% 늘어 2010년 미국과 같은 1만8700달러를 기록했다.
NYT는 최근 3년여 동안에도 캐나다 중산층의 소득은 늘어났지만 미국은 변함이 없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캐나다가 중산층 소득에서 미국을 추월했다는 뜻이다. NYT는 이 같은 결과에 대해 미국 내 부의 재분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의 소득 상위 5%는 1인당 평균 소득이 5만8600달러로 캐나다와 영국, 네덜란드에 비해 각각 20%, 26%, 50% 높았다. 반면 하위 20%는 네덜란드와 캐나다의 소득이 미국보다 각각 15% 많았다.
미국 중산층의 소득 수준이 다른 선진국에 비해 떨어진 가장 큰 이유로는 미국인들의 학업성취도 악화가 꼽혔다. 두 번째는 미국 기업들이 고위 경영진에게는 막대한 연봉을 지급하면서도 중산층 및 저소득층에 속하는 직원들에게는 미미한 연봉을 지급하기 때문이라고 NYT는 지적했다.
뉴욕=유창재 특파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