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입력 2020.12.12 05:00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689명 발생하면서 사흘 연속 700명 선에 근접한 11일 서울 중랑구 서울의료원에서 의료진들이 코로나19 확진자를 응급실로 이송시키고 있다. 뉴스1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환자가 매일 700명 가까이, 그것도 대부분 서울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발생하면서 병실 부족이 심각한 문제로 등장했다.
수도권 326명 입원 못해 가족 감염 우려
외국에선 가정 내 2차 감염율 20% 넘어
욕실·침실 따로…식사도 별도로 해야
11일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에 따르면 이날 기준으로 코로나19로 격리 치료를 받는 환자는 9057명으로 늘었다.
이에 따라 수도권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 중 병원 입원이나 생활치료센터 입소를 하지 못하고 자택대기 중인 확진자도 11일 현재 326명에 이르고 있다.
수도권 지역 병실이 부족해 원거리 이송을 기다리는 확진자들이다.
이들은 위중증 환자는 아니지만, 바이러스를 배출할 가능성이 높고 자칫 가족 간 감염 일으킬 우려도 크다.
이들 외에도 확진 판정을 받지 않았더라도 무증상 감염 환자가 가정 내에서 감염을 일으킬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결혼 50주년을 앞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70대 부부가 병원 플라스틱 시트(보호 필름)를 사이에 두고 포옹을 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영국 의학 저널(BMJ)은 지난 8월 '가정 내 바이러스 확산을 방지하는 것이 코로나19 신규 발병을 통제하는 열쇠가 될 수 있다'는 제목의 기사를 온라인에 게재했다.
당시 기사에서는 영국 버밍엄대 응용 건강연구소와 워윅 의과대학 소속 전문가들의 의견을 소개하면서 "지역사회 전파가 확산한 영국의 경우 가정 내 감염이 전체 코로나19 감염의 70%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코로나19가 처음 발생한 중국 우한에서는 도시 봉쇄 조치 후에도 감염이 계속됐으나, 당국에서 서둘러 야전 병원을 짓고 가정 내 환자를 집 밖으로 격리하고 2주일이 지난 후에야 감염 확산을 막을 수 있었다.
발생 초기 우한에서는 3.54까지 치솟았던 코로나19 재생산지수(R)가 야전 병원으로 환자를 격리한 후에야 0.51로 떨어졌다.
재생산지수는 1명의 환자가 몇 명에게 전파하는지를 보여주는 숫자인데, 1보다 작아야 감염환자가 줄어든다.
지난 10월 미국 스탠퍼드 대학 연구팀이 10개국 2만여 가정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2차 감염 사례를 조사한 결과, 2차 감염 비율이 21.3%(대상자별로 3차례 이상 감염 여부를 검사한 경우)나 됐다.
8일 오후 서울 중랑구 서울의료원 본원에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병상 부족을 막기위해 컨테이너식 이동병상이 설치되고 있다. 서울시는 전날 기준 감염병 전담병원 병상가동율이 82.6%로 확진자중 거의 3분의 2인 140명이 '배정 대기' 상태였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그렇다면 가정 내 감염을 줄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BMJ 기사와 미국 의사협회 저널(JAMA)에서 제시한 지침 등을 참고한 가정 내 코로나19 전파 예방법은 다음과 같다.
▶코로나19 증상을 보이는 가족 구성원이 있으면 곧바로 가정 내에서 격리할 것.
▶가능한 한 최소 2m의 거리를 유지할 것. 눈, 코, 입을 만지지 말 것.
▶손 씻기 등 개인위생을 강화할 것. 손은 비누와 물로 최소 20초 동안 씻거나 알코올이 60% 이상 함유된 손 소독제를 사용할 것.
▶집안 내 환기를 자주 할 것.
▶환자를 위한 전용 공간을 확보하고, 침실이나 욕실·화장실을 공유하지 말 것. 수건을 따로 쓸 것.
▶욕실을 따로 쓸 수 없으면 사용 시간을 최대한 달리하고, 중간중간에 세면대와 변기 등을 청소·소독할 것.
▶화장실을 사용할 때는 환기 팬을 가동하고, 변기 물을 내릴 때는 뚜껑을 닫을 것. 장실 세면대 등 자주 닦기.
▶생활 공간, 특히 접촉이 심한 표면(문손잡이, 조명 스위치, 욕실 비품, 리모컨 등)을 청소하고 살균할 것.
▶가족이 함께 사용하는 화장실이나 문손잡이, 기타 공용 공간에 대한 청소와 소독을 시행할 것.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689명 발생하면서 사흘 연속 700명 선에 근접한 11일 서울 중랑구 서울의료원에서 의료진들이 코로나19 확진자를 응급실로 이송시키고 있다. 뉴스1
▶감염이 의심되거나 확인되면 해당 가족 구성원과 나머지 가족의 식사 시간을 달리할 것.
▶컵이나 식기와 같은 일반적인 가정용품을 공유하지 말 것. 마스크와 장갑을 착용한 상태에서 식기를 운반하고, 설거지할 것.
▶세탁물은 비닐봉지 담아 세탁기로 옮기고, 이를 다룰 때는 장갑을 착용할 것.
▶가족 구성원 가운데 감염이 의심되면 그때부터 가정 내에서도 마스크를 착용할 것. 간병인과 감염 의심자(환자) 모두 마스크를 착용할 것.
▶어린이가 감염됐을 때는 보호자가 밀접 접촉 가능성이 높은 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
▶다른 사람과의 신체적 접촉을 최소화하고 집에 방문자를 받지 말 것.
▶감염이 의심되는 경우 자동차 함께 타기를 피할 것. 차량 공유가 불가피한 경우 마스크를 착용하고, 최대한 멀리 앉을 것.
▶자동차 내 공기 재순환 기능 작용을 피하고, 가능하면 창문을 열 것. 사용 후에는 차량을 청소하고 소독할 것.
▶격리 대상자나 확진자와 장기간 밀접하게 접촉한 경우 마지막 접촉을 기준으로 14일 동안 스스로 격리할 것.
▶격리 지시를 받은 가구 구성원은 의료 서비스를 제외하고는 집을 떠나지 말 것.
▶코로나19 증상을 숙지하고, 자신의 건강을 계속 체크하며 증상 일기를 작성할 것. 기저 질환자들은 코로나19로 인한 합병증에 유의할 것.
▶병원 이송 후에는 환자가 사용하던 침구와 옷을 세탁·소독할 것.
지난 5월 스페인 바르셀로나 카탈로니아에서 간호사들이 가정을 방문해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한편, 지난 4일 미국 유타주 보건부와 애틀랜타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등의 연구팀은 코로나19 확진자와 가족이 한집에서 함께 생활하더라도 '격리 지침'만 잘 준수하면 가족에게 전파되지 않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미국 CDC에서 발행하는 저널 '신종 감염병(Emerging Infectious Diseases)'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연구팀은 지난 4월 19~25일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에서 확진자가 보고된 다섯 가구를 선정, 5일 동안 매일 방문하면서 가족을 대상으로 감염 검사를 진행했고, 증상 발현 여부를 체크했다.
연구팀이 14일 후 최종적인 감염 여부를 확인한 결과, 다섯 가구 가운데 두 가구에서는 2차 전파가 일어났고, 세 가구에서는 2차 전파가 일어나지 않았다.
2차 전파를 경험하지 않은 세 가구는 가구 수준에서의 욕실을 따로 사용하고 손 씻기를 자주 하는 등 '격리'를 도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강찬수 기자 kang.chansu@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