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갤러거
BBC 건강・과학 전문기자
2020년 12월 11일
사진 출처,GETTY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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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 직원이 화이자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을 들어보이고 있다
백신의 안전성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마다 기억하면 좋을 통계치가 하나 있다. '1000명 중 1명'이 바로 그것이다.
영국 전체 인구의 1000명 중 1명이 이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숨졌다. 이것이 지금까지 코로나19에 대해 파악된 위협이다. 다른 위험들과 코로나19의 위험을 비교할 때는 이 통계치를 사용해야 한다.
최근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을 맞은 사람 두 명이 알레르기 반응을 보였다. 그렇다면 우리가 코로나19 백신이 "안전하다"고 말할 때 그 의미는 무엇일까?
영국의 의약품규제청(MHRA)는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이 기준을 충족한다고 판단했다.
어떤 약품은 몸에 정말로 혹독한 영향을 미치기도 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그 위험을 감수할 만한 가치가 있기 때문에 사용이 승인된다.
화학치료 약물은 체력 고갈, 탈모, 빈혈, 불임, 기억 및 수면 장애 등의 많은 부작용을 동반한다. 그러나 이 부작용을 말기 암으로 인한 죽음과 비교했을 때 누구도 그 필요성에 의문을 제기하지 않는다.
어떤 약물은 매우 드물긴 하지만 심각한 부작용을 갖고 있다. 거의 모든 집에 구비돼 있고 우리가 별다른 생각 없이 복용하곤 하는 진통제 이부프로펜은 위장에 출혈과 천공을 일으키거나 호흡곤란과 신장 기능 저하를 야기할 수 있다.
이처럼 위험은 존재하지만 효능이 위험보다 훨씬 더 큰 것이다.
에번스 교수는 "안전이란 절대적인 게 아니며 사용의 맥락에 따라 다르다"고 말했다.
백신의 경우 가장 큰 차이점은 이것이 이미 아픈 사람이 아닌 건강한 사람에게 놓는 거란 점이다. 때문에 이로 인한 위험은 매우 작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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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에 대한 가짜뉴스와 음모론이 SNS를 통해 퍼지고 있다
규제당국은 보도자료로 공개되는 내용보다 훨씬 많은 양의 자료를 바탕으로 평가를 내린다.
만일 안전 관련 우려가 있다면 당국은 이를 확인할 것이다.
제약사는 실험실 실험, 동물실험, 임상시험 등의 모든 자료를 제출해야 한다.
에번스 교수는 "보통 이런 시험 자료들은 적어도 1만 페이지 이상"이라고 말했다.
화이자 백신은 코로나19 발병 사례를 95%가량 줄였다. 하지만 그 부작용은 주사로 인한 통증, 두통, 오한, 근육통 등 매우 평범한 수준이다. 이는 10명 중 1명 이상에게 발생할 수 있다.
이는 모두 면역체계가 작동하기 시작할 때 발생하는 증상으로 파라세타몰 같은 해열제로 어느 정도 다스릴 수 있다.
킹스칼리지런던의 약학과 교수 페니 워드는 "영국의약품건강관리제품규제청(MHRA)은 풍부한 경험을 갖고 있으며 당국에서 효능이 위험을 분명히 능가한다고 판단했다면 정말로 그럴 것이라고 확신해도 된다"고 말한다.
백신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아직 분명히 밝혀지지 않았을 가능성은 언제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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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전 세계에서는 수십 개의 코로나19 백신이 개발되고 있다
이미 사용승인을 받은 백신들도 마찬가지다. 코로나19 백신에게만 있는 일은 아니다.
계절독감 백신의 경우 100만 명 중 1명에게 길랑바레 증후군을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독감 바이러스 자체로 인한 길랑바레 증후군 사례가 더 많다. 그리고 인구 90만 명 중 1명은 백신에 대해 극심한 알레르기 반응(아나필락시스)을 일으킨다.
워드 교수는 "우리가 운전을 하는 행위에 대해 고민을 하는 경우는 별로 없는데 백신의 심각한 부작용보다 자동차 사고의 확률이 훨씬 높다"고 말한다.
사람들이 우연히 발생하는 건강 문제를 백신 때문인 것으로 오인할 위험이 있다.
앞으로 몇 개월간 언론과 SNS에서 그런 이야기들이 나올 것이라고 쉽게 짐작이 가능하다. 오해로 인한 것일 수도 있고 순전히 악의로 조작된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진실은 사람들이 언제나 병에 걸린다는 사실이다. 영국에서는 5분마다 한 사람이 심장마비를 겪고 또 한 사람이 뇌출혈을 겪는다. 그리고 매년 60만 명 이상이 숨진다.
백신을 맞고 얼마 지나지 않아 백신과는 관계없는 심각한 병세를 겪는 사례도 나올 것이다.
워드 교수는 "불행한 우연으로 일들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과거 홍역, 볼거리, 풍진 백신이 자폐증과 연관이 있다는 잘못된 주장이 나온 후 해당 백신 접종율이 급격히 떨어졌던 것과 같은 실수가 반복될 위험은 크다.
백신 접종 사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면서 대비를 잘 해야 하는 까닭이 바로 이것이다.
백신의 사용승인이 난 이후에도 알려지지 않은 건강상 문제가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오랫동안 모니터링을 계속하는 까닭이기도 하다. 영국 의약품규제청은 우려사항을 제보할 수 있는 체계를 운영하며 백신 접종자들의 건강상 문제를 파악하기 위해 익명으로 자료를 모니터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