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종 늦어지는 이유 살펴보니
美 접종 인력·주사기 등 부족
중앙·지방정부 유통비용 갈등
초저온 냉동고 한대 1만5천弗
-70도 백신보관 인프라 부족
佛, 국민 60% `백신 안맞는다`
美, 생체실험 악몽에 접종 꺼려진영화 기자입력 : 2021.01.12 17:17:33 수정 : 2021.01.12 19:43:29 0
"우린 (백신을 확보한 이후) 코로나19 백신 캠페인이 끝난 것처럼 여기고 있다. 그러나 백신 캠페인은 이제 갓 시작됐다."
유럽연합(EU)이 코로나19 백신을 더 많이 확보했어야 한다는 회원국의 지적이 나오자 에릭 마머 EU 집행위원회 대변인은 지난 4일(현지시간) 이같이 대답했다. 백신 물량을 쌓는 데만 주력할 것이 아니라 실제 접종이 이뤄지기까지 효율적인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도 힘써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미국과 영국은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한 지 한 달 가까이 됐지만 예상보다 접종 속도가 지지부진하다. 11일 외신을 종합하면 그 이유로 크게 △정부와 지방정부 협조 부재 △백신 접종 인프라스트럭처 부족 △백신 불신 등 세 가지가 꼽히고 있다.
미국 일선 현장 의료진은 연방정부의 리더십 부재를 지적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연방 공무원이 백신 접종 일정이나 인력 배치 등 백신 배포 과정의 세부 사항에 대한 결정을 지역 보건당국과 병원에 떠넘기며 혼란이 초래됐다고 한다. 백신 공급 정보가 원활히 소통되지 않고 접종 가이드라인도 뒤늦게 현장에서 마련하게 되면서 시간이 낭비됐다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앞서 "연방정부가 지정된 곳까지 백신을 옮기면 배포는 주정부의 손에 달렸다"고 말했다. 그러나 의료진은 "국가적으로 전시체제 때와 같은 수준의 노력이 필요한 때"라고 입을 모았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인력과 자원 부족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윌리엄 샤프너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 백신 고문은 의료 현장의 인력 부족 사태를 거론하며 "사람을 뽑으면 비용이 들고 훈련도 시켜야 한다"면서 "(백신 접종 계획은) 처음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복잡하다"고 말했다. 제한된 백신 물량을 더 효율적으로 쓸 수 있는 특정 주사기 물량도 부족한 상태지만 NYT는 "연방정부가 아직 충분한 양의 해당 주사기 공급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영하 70도 이하 초저온 상태로 보관해야 하는 화이자 백신을 위한 콜드체인 구축 비용이 만만치 않은 점도 장애물이다. 미국 뉴멕시코 등에선 화이자와 모더나 온도 조건을 맞추지 못해 다량의 백신이 폐기되는 사건도 있었다.
주정부 예산 담당자들은 "국가비상사태와 다르지 않기 때문에 연방정부가 대부분의 백신 유통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고 목소리 높이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주정부 세수가 크게 줄어든 상황에서 백신 유통 비용까지 감당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미국 주·자치령보건관리협회(ASTHO)는 작년 10월 주정부가 백신 보급·투여에 필요한 예산을 84억달러로 책정하고 이를 의회에 요청했다.
백신에 대한 불신도 점점 커지는 점도 부담이다. 여론조사 업체 입소스는 주요 15개국에서 백신을 맞을 의향이 있는 사람 비율을 작년 8월부터 2개월마다 조사했는데, 8월과 12월을 비교하면 15개국 중 13개국(미국·멕시코 제외)에서 `백신을 맞겠다`고 답한 비율이 줄어들었다. 백신을 가장 신뢰하지 못하는 국가는 프랑스로, 백신을 접종하겠다는 국민이 40%에 그쳤다. 백신을 맞길 주저하는 이유는 `부작용 우려`가 15개국에서 고루 가장 큰 원인으로 꼽혔다.
[진영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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