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3. 5 금요일 맑음
뉴욕에 다시 겨울이 찾아왔다. 화사한 꽃 피는 봄날 왜 이리 춥담! 산책하고 집에 돌아왔는데 아들이 엄마에게 '오 샹젤리제" 샹송 들어보지 않을래요?라고 물었다. 어릴 적 엄마 차를 타고 다닐 때 자주 들은 곡인데 아들이 기억을 하니 놀랍다. 태권도, 검도, 발레, 미술학원 등에 보낼 때 차로 데려다주었다. 바이올린 레슨 받으니 미리 준비해야 하니 시간 관리가 아주 중요했다. 가끔은 클래식 음악을 가끔은 샹송을 들려주었다.
대학 시절 유럽에 관심이 많았고 샹송과 칸소네를 자주 들었다. 빈 대학 교수님은 빈으로 오라고 권하셨는데 유럽에서 살고 싶은 마음도 있었는데 불어와 독일어권이라 어려운 점이 많아서 뉴욕에 왔다. 아름다운 빈에는 언제 다시 가 보나.
그토록 가고 싶은 파리에 도착해서 샹젤리제 거리도 거닐었다. 세계에서 가장 비싼 거리에 속하는 파리 샹젤리제와 뉴욕 맨해튼 5번가. 지금은 변했는가 모르겠다. 나야 명품에 관심이 없으니 파리 여행 때도 자세히 보지 않았다. 샹젤리제 거리에 있는 파리의 개선문에 호기심이 더 많았다. 이유는 대학 시절 삼중당 문고판으로 라마르크의 <개선문> 소설을 읽어서. 라비크 의사가 주인공으로 나온 소설인데 지금은 기억도 흐리다.
대학 시절 동아리반에서 활동하고 아르바이트하니 무척이나 바빴다. 시간을 쪼개고 쪼개서 아르바이트해서 돈을 받으면 가장 먼저 음악 레코드와 책 몇 권을 사면 행복했다. 그때는 인터넷도 없던 시절. 세상이 얼마나 캄캄했나. 난 책을 읽으며 꿈을 꾸었다. 꿈을 꾸지 않았다면 결코 뉴욕에 올 수 없었을 거다. 나 대학 시절 한국은 해외여행이 자유롭지 않을 때도 세계 여행하는 꿈을 꾸곤 했다. 그때는 세상이 얼마나 변할지 몰랐다.
처음으로 파리 여행 갔으니 유명한 베르사유 궁전에도 가고 에펠탑도 보고 루브르 박물관에도 가고 몽마르트르 언덕에도 가고 노트르담 성당에도 가고... 많이 걸었지. 코로나로 여행문이 닫혀 마음이 답답한 사람들이 많을 텐데 언제 다시 여행이 자유로울까.
열심히 일해 드디어 해외여행 떠나려고 비행기 티켓 구입했는데 코로나로 하늘 문이 닫혀 떠나지도 못한 사람들도 많을 거라 짐작한다. 삶이 뜻대로 안 될 때가 많다. 아무리 노력해도 안 되는 것도 무진장 많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면 기회가 찾아올 수도 있다. 기회는 준비된 자만이 잡을 수 있다.
평소대로 호수에 산책하러 가서 기러기 삼총사도 보고 웃었다. 사람 보면 먹이 달라고 조르는 귀여운 야생동물. 매일 자연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진한 갈색 기러기와 흰기러기가 함께 어울리니 집에 돌아와 아들에게 색이 다른데 서로 어울린다고 하니 아들이 여긴 뉴욕이라고 하니 웃었다.
미국 인종 차별 무섭다. 뉴욕은 인종 차별이 심하지 않은 편인데 코로나로 변했다. 코로나로 아시아인 혐오증이 있는 사람도 많아서 외출이 두렵기도 하다.
봄날인데 겨울처럼 추워 오래 머물지 못했다. 호수 빛은 시시각각 변하고 햇살 비추면 더 아름답다. 햇살도 아주 잠시 비추다 사라지면 순간을 붙잡아야 느낀다. 자주 만나는 할머니는 귀여운 야생동물에게 먹이를 주고 있었다.
동네 주택가에 핀 야생화 꽃을 다시 보러 갔는데 쿨쿨 잠들어 있었다. 기회가 항상 오지 않음을 다시 확인. 3월 3일 오후 아들과 조깅하다 야생화 꽃 보러 가서 반가웠는데 열흘 정도 자주 볼 거라 짐작했는데 나의 기대를 비켜가는 꽃. 꽃 사진이 참 어렵다. 1년 내내 피지 않고 열흘 정도 피는데 날씨가 좋아야 꽃도 화사하고 예쁘다. 일조량에 따라 피지 않는 꽃도 있으니 어려운 점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