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부터 서머타임 시작
2021. 3. 13 토요일
눈부신 봄 봄 봄이다. 파란 하늘 보며 새들의 합창 들으며 꽃망을 터뜨리는 매화꽃 보러 갔는데 꿀벌이 나 보다 더 먼저 도착해 웃었다. 오전 하늘에 약간 구름이 끼여 매화꽃 빛도 달랐다. 예쁘게 담으려고 노력했지만 기대만큼 만족스럽지 않았다. 호수와 매화꽃 피는 곳은 상당히 떨어져 있고 정반대 방향이다. 코로나 덕분에 오래오래 산책하다 보니 이웃집 뜰에 핀 꽃과 나무도 알게 되었다.
호수에 가는 길 야생화 크로커스 꽃과 홍매화 꽃과 살구꽃도 보니 반가웠다. 살구나무에 노란 새장이 걸려 있는 곳에서 호수가 바라보인다. 복잡한 마음 훌훌 털어버리기 좋은 호수. 버드나무 반영이 그림처럼 예뻤다. 기러기들은 겨울과 달리 봄이 되니 살이 통통하게 쪄서 웃었다. 원래 야생 동물에게 먹이를 주면 안 된다고 공원 푯말에 적혀 있는데 봄날이라서 동네 주민들이 산책을 자주 나와 야생동물에게 먹이를 자주 준다. 흰기러기는 배가 부른 지 일광욕을 즐기고 있었다. 경칩이 지나자 거북이들도 호수에서 수영을 하거나 일광욕을 즐긴다. 호수를 몇 바퀴 돌다 이상한 물고기를 발견했는데 뭘까 궁금했는데 다시 생각하니 장어일까 짐작이 된다. 호수에서 그런 물고기를 본 것은 처음이었다.
얼어붙은 땅에서 꽃을 피우는 찬란한 봄이 왔는데 삶이 왜 그리 복잡할까. 폭풍이 그치고 봄소식이 오면 좋겠다. 꽃과 새와 호수가 없었다면 어떻게 살았을까. 매일 산책하며 위로를 받는다. 친구와 함께 이야기를 한 지 얼마나 오랜 세월이 지났나. 길고 긴 시간이 흐르고 있다. 추운 겨울날 맨해튼 구겐하임 미술관 앞에서 만난 점성술사가 "당신의 운명이 서서히 바뀌고 있어요",라고 하던데 언제 마음 편하게 살까.
마음이 복잡할 때 나의 처방전. 집안일을 한다. 그래서 아파트 지하에서 세탁을 했다. 그런데 지하가 난장판이었다. 빌딩이 무너지고 물이 쏟아져... 아들이 엄마 이러다 큰 일 나는 거 아니에요?라고 말했다. 살면서 보통 사람이 경험하지 않은 위기가 자주자주 찾아와서 이제는 작은 일에는 놀라지 않는다. 2012년 샌디가 찾아와 아파트 지붕이 날아가 한 달 동안 보수 공사도 했고.. 그 외 수많은 위기(자연재해가 아닌)가 찾아와 날 흔들었다. 자꾸자꾸 힘든 일을 겪으면 더 단단해진다. 1941년 완공된 낡은 아파트는 한국과 달리 재건축도 하지 않는다. 35년? 된 낡은 세탁기에서 세탁을 했으니 감사했다. 한국과 달리 뉴욕은 아파트 문화가 빨리 시작되었다.
일요일부터 서머타임이 시작된다. 3월 둘째 주 일요일부터 시작 11월 첫 번째 일요일까지. 서머타임 시작되면 뉴욕은 한국보다 13시간 늦다. 더 빨리 일어나야 하니 적응하는 기간은 상당히 피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