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2021.03.16 03:00 | 수정 2021.03.16 03:00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아스트로제네카(AZ) 백신 접종 모습./연합뉴스
아기들이 맞는 ‘MMR 백신’이 있다. 생후 9~15개월에 1차로 접종하고 4~6세에 2차 접종을 마치면 홍역, 볼거리, 풍진 등을 예방할 수 있다. 올 초 화순전남대병원 국훈 교수가 코로나19 백신 접종으로 집단면역을 달성하려면 올 하반기까지 기다려야 하니 급한 대로 우선 ‘MMR 백신’을 접종하자고 제안했다. 홍역 등의 바이러스와 코로나바이러스가 염기 서열이 비슷해 어느 정도 효과가 있겠지만, 지금 맞고 있는 백신조차 과연 변이 코로나바이러스에 효력이 있을까 우려하는 마당에 광범한 설득은 기대하기 어려웠을 것 같다.
‘MMR 백신’은 접종 후 평균 27년간 효력이 유지되는데 독감 백신은 왜 해마다 맞아야 할까? 코로나19 백신은 사태가 너무 심각해 유효기간에 대한 검증 없이 접종을 시작하는 바람에 얼마나 자주 맞아야 할지 아직 모른다. 원인은 바로 코로나바이러스의 특출한 변신술이다. 정작 어떤 변이가 들이닥칠지 모르는 상태에서 개발한 독감 백신의 효율이 종종 50%에 육박하는 게 사실 대단하다.
최근 독일 콘스탄츠대와 튀빙겐대 연구진을 중심으로 새로운 개념의 인플루엔자 백신이 개발되고 있다. 특정한 바이러스 변이에 대한 항체를 만들라고 지시하는 게 아니라 면역 담당 백혈구인 ‘T 세포’로 하여금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대한 일반적 면역 작용을 시작하게끔 자극하는 방법이다. 훨씬 포괄적이고 항구적인 면역 체계 구축이 가능하다. 재활용할 수 있는 세포 크기의 미소 구체(microsphere)에 항원과 면역 촉진제를 넣어 몸에 주입하는 이 기술은 이미 사전 임상 실험에 들어갔다. 주사뿐 아니라 콧속으로 분무하는 방법도 개발하고 있단다. 임상 결과에 따라 독감은 물론 코로나19 방역에도 곧바로 투입할 수 있어 기대를 모으고 있다. 어쩌면 효율과 편이, 두 토끼를 다 잡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