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2021 GRAMMY Awards
2021.3. 15 월요일
영록 록음악 가수 해리 스타일스가 63회 그래미 어워즈 첫 무대를 장식했다는 뉴스를 접했다. 그래미 어워드는 미국 레코드 예술과학 아카데미에서 주최하는 음반업계 최고 권위의 상으로 불리는데 아쉽게 한국 빙탄 소년단은 수상하지 못했다고. 애플 뉴스에 뜬 그래미 어워드 뉴스로 지난 추억을 떠올렸다.
아무것도 모르고 이민 가방 몇 개 들고 뉴욕에 와서 록 공연 등 다양한 이벤트가 열리는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해리 스타일스 공연을 본 것은 꽤 오랜 세월이 흐른 후였다. 2018년 6월 21일 저녁 8시 아들과 함께 낯선 영국 록 음악 가수 공연을 보러 가서 하늘 꼭대기 좌석에 앉아 가수 얼굴을 볼 수 있을지 염려가 되었는데 대형 스크린으로 멀리서 볼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매디슨 스퀘어 가든은 러시 티켓을 판매하지 않으니 내가 보고 싶은 공연이 열려도 눈을 감았는데 해리 스타일스 티켓이 매진이 되지 않았는지 저렴하게 판다고 하니 기회는 이때가 싶어 아들과 함께 공연을 보러 갔다. 아들도 모르고 나도 모른 낯선 가수인데 아들에게 매디슨 스퀘어 가든 구경이나 하자고 갔는데 소녀팬들의 함성에 놀라고 놀랐다. 1960년대 뉴욕에 온 영국 출신 비틀스도 떠올랐다. 아마도 그때와 비슷한 분위기가 아니었을까 짐작했다. 정말 마른 체형의 해리 스타일스가 노래는 상당히 잘 불렀다. 우리 근처에 앉은 할머니도 소녀팬들의 함성에 놀란 듯 보였다. 할머니 혼자 록공연 보러 왔으니 뉴욕 문화가 참 특별함을 느끼기도 했다.
2017년 12월 머라이어 캐리와 라이오넬 리치 공연도 보았다. 그러니까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딱 두 번 공연을 봤다. 두 번 모두 저렴한 티켓을 구입해서. 그때 보지 않았다면 어쩌면 영영 기회가 없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든다. 펜데믹이 찾아와 뉴욕이 잠들어 버렸으니.
아들은 라이오넬 리치를 잘 모른데 엄마 따라 공연 보러 갔는데 노래를 잘 불러 감탄했다. 나 대학 시절 자주 그의 노래를 들었는데 수 십 년의 세월이 흘러갔는데 라이브 공연을 멋지게 하니 감탄했다. 그날 함께 부른 머라이어 캐리는 기대에 미치지 못해 아쉬움이 많이 남고 명성 높은 가수 얼굴을 봤다는 정도에서 그쳤다.
매디슨 스퀘어 가든 빌딩 지을 때 분노의 포도를 집필했던 소설가 존 스타인벡이 막노동을 하다 옆에서 사고 난 것을 보고 그만두었다는 것을 뉴욕에 와서 알게 되었다. 미국에서 태어난 무명작가들도 뉴욕에 와서 온갖 고생하고 사는 도시. 난 아무것도 모르고 어린 두 자녀를 데리고 왔다.
뉴욕은 황금이 반짝반짝 빛나는 자본주의 도시. 세계 어디나 마찬가지지만 뉴욕은 비싼 게 정말 많다. 에릭 클랩턴 공연도 꼭 보고 싶었는데 최소 200불대를 줘야 하니 나의 형편에 무리라서 포기. Bruce Springsteen (브루스 스프링스틴) 공연도 마찬가지. 이탈리아 장님 가수 안드레아 보첼리 공연도 매년 할러데이 시즌 열리는데 역시나 최소 200불은 줘야 하니 포기. 아무리 하고 싶어도 포기해야 할 것들이 무진장 많은 도시.
작년 3월 카네기 홀에서 비엔나 필하모닉 공연 볼 때 만난 터키 출신 록음악 가수도 생각난다. 작년 이스탄불에서 록공연이 예정되었다고 했는데 팬데믹으로 모든 공연이 취소되었을 텐데 어디서 무얼 하고 지낼까.
꽤 오래전 본 조비 공연을 보러 뉴저지에 갔다. 그 무렵 롱아일랜드에 사니 교통이 꽤 불편했는데 미국 록공연이 궁금해 찾아갔다. 운전하기 싫어하니 대중교통을 이용해 죽을 고생을 했다. 롱아일랜드에서 플러싱으로 와서 지하철을 타고 맨해튼 타임스퀘어 가든에 내려 Port Authority Midtown Bus Terminal (포트 오소리티 버스 터미널)에서 버스를 타고 갔다. 그때는 나 혼자였다. 아주 저렴한 티켓을 구입했는데 공연을 보러 온 사람들이 춤을 추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난 조용히 앉아 구경만 했다. 록공연을 보러 가면 팬들이 록공연 셔츠를 입고 몰려온다. 여기저기서 열리는 록공연을 보기 위해 멀리서 비행기를 타고 온 팬들도 꽤 많은 듯.
어느새 3월도 중순인데 무척 추웠다. 아침 눈 뜨니 기온이 영하 4도/ 체감 온도 영하 12도. 정오 무렵은 약간 더 올라가 영하 2도/ 체감 온도 영하 8도.
엊그제 본 매화꽃을 보러 가니 꿀벌이 안 보였다. 날씨가 추우면 결근하나. 손이 시려 휴대폰 셔터를 누르기도 힘들고 차가운 빛이라 사진도 기대에 흡족하지 않고 꽃이 벌써 시들어 가고 있었다. 꽃이 피면 시들기 시작한다. 날씨가 너무 추워 호수에 가는 것도 포기하고 야생화 크로커스 꽃 사진 찍었다. 지난 3월 3일 처음 보았던 크로커스 꽃도 시들어 가고 있었다. 열흘 붉은 꽃은 없다는 말처럼 꽃은 오래 피지 않는다. 이제 서서히 작별한 시간이 다가온다.
오후 3시가 지날 무렵 기온이 약간 더 올라가 아들과 함께 트랙 경기장에서 걷다 달리다 반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