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속의 궁전 센트럴 파크, 링컨 센터와 카페

주말 맨해튼 나들이

by 김지수

2021. 4. 3 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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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_6847.jpg?type=w966 뉴욕 명소 센트럴 파크


하얀 창가에서 빨간 새가 노래 부르는 토요일 브런치를 먹고 지하철을 타고 맨해튼에 갔다. 마차가 달리고 파란색 자전거를 타고 달리고 조깅을 하고 초록 잔디밭에서 소곤소곤 이야기 나누고 새들의 노래와 재즈 음악이 들려오는 숲 속의 궁전 센트럴 파크에 도착해 천천히 거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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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net Ruttenberg, 오래전 뉴욕 시립 미술관에서 그녀 전시회가 열렸는데 고갱 그림 보다 더 멋졌다.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노인 화가 할머니가 고목나무 아래 앉아 쉽 메도우 풍경을 캔버스에 담고 계셨다. Janet Ruttenberg 할머니는 91세다. 가만히 앉아 숨쉬기만 해도 힘들다고 하는 고령의 나이에 그림을 그리다니 얼마나 멋진가! 뉴욕에 멋진 분들이 많이 산다. 뉴요커의 진한 향기가 느껴지는 할머니를 뵈면 기분이 좋아진다. 부잣집 할머니는 마지막 눈을 감는 순간까지 샤갈처럼 그림을 그리려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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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트럴파크 호수



베데스다 테라스 주위에서도 재즈 음악이 들려왔다. 호수 근처로 다가서니 보트를 타는 사람들이 보여 꿈인가 생시인가 했다. 몇 년 만에 보는 풍경인가. 코로나로 한동안 호수에서 보트 놀이가 금지되었다. 아름다운 호수는 한 폭의 그림 같다. 존 레넌과 로버트 플랙과 레오나드 번스타인이 살던 다코타 아파트와 영화 <사랑과 영혼> 여주인공 데미 무어가 살았던 산레모 아파트가 보이는 호수 근처 보 브리지에서는 구슬픈 멜로디의 아코디언 소리가 들려왔다. 숲 속에 핀 하얀색 야생화 꽃이 딸과 나를 환영했다.



대학 시절 그녀 노래를 자주 들었어.



예년에 비해 꽃이 더 일찍 핀거 같아서 혹시 센트럴 파크에 벚꽃이 피었나 방문했는데 아직 쿨쿨 잠들고 있었다. 매년 4월 중순이 되어서 보았던 센트럴 파크 벚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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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맛집 사라베스, 야외 테이블이 복잡하고 실내는 조용했다.



공원에서 센트럴 파크 웨스트로 빠져나와 맨해튼 어퍼 웨스트사이드 부근을 거닐었다. 미국 인기 드라마 <프렌즈> 촬영지이기도 하는 자연사 박물관 근처를 지나 사라베스 레스토랑에 가서 아이스 라테와 핫 초콜릿을 먹으며 딸과 이야기를 나눴다. 인기 많은 사라베스에는 주말 손님들이 무척 많았다. 뉴요커가 사랑하는 곳인데 난 뉴욕에 살면서 처음으로 방문했다. 레스토랑 위크에서 참가하고 에그 베네딕트를 좋아한 뉴요커들이 많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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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컨 센터/ 언제 오페라와 발레와 뉴욕필 공연을 볼 수 있을까



오랜만에 어퍼 웨스트사이드를 거닐다 링컨 센터로 향했다. 사랑하는 링컨 센터 분수도 정말 오랜만에 보니 반가웠다. 코로나만 아니라면 오페라도 보고 줄리아드 학생들 공연도 자주자주 볼 텐데 너무나 안타까운 시절이다. 뉴욕에 와서 오페라와 사랑에 빠진 나. 런던과 시드니와 빈 등에 여행할 때마다 오페라를 보고 싶었는데 가이드는 여행객이 오페라를 볼 수 없다고. 오페라 티켓이 수 백 불 하고 미리 매진된다고 하니 그 말을 그대로 믿었다. 20년도 더 지난 일. 그때는 휴대폰도 없고 여행 가이드북에도 자세한 정보가 드물었고 미리 사전 조사도 하지 않을 정도로 게을렀다. 정열만큼 세상이 넓어지는데 그때는 올챙이였다. 뉴욕에 와서 작은 올챙이가 큰 세상을 보면서 조금씩 눈을 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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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해튼 헬스 키친 카페


또 헬스 키친에 가서 커피도 마셨다. 딸이 커피가 먹고 싶다고 하니 전에도 방문한 적이 있는 카페에 도착. 맨해튼에는 테이크 아웃만 하는 곳도 많아서 불편한데 그곳은 테이블에 앉아서 잠시 쉬어갈 수 있어서 좋다. 뉴욕에서 만난 일본 출신 디자이너 아파트가 근처에 있는데 연락은 하지 않았다. 카네기 홀에서 공연 볼 때 자주 봤던 친구가 아들과 날 그녀 집으로 초대해 함께 차를 마시며 이야기도 나눴다. 꽤 빨리 뉴욕에 와서 공부했던 그녀는 나와 비슷한 연령으로 짐작한다. 결혼했지만 커리어를 위해 출산하지 않았다는 디자이너. 서로 음악과 그림과 여행 등을 좋아하는 공통 취미가 있지만 그녀와 나의 삶은 너무나 다르다. 일본에도 자주 방문하면서 전시회도 연다는 그녀 안부도 궁금하다. 매년 뉴욕 롱아일랜드에 가서 그림을 그린다는 그녀. 일본에 갈 적 그녀 고양이를 맡아줄 거냐고 물었지만 혹시 아프면 큰일이니 거절했는데 그녀가 일본에서 돌아온 후 얼마 되지 않아 하늘나라로 떠났다. 아들이 고양이를 사랑한다고 하니 그런 말을 했는데 그때 맡았으면 맘고생했을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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