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4. 7 수요일 맑음
아파트 뜰에 핀 제비꽃, 민들레꽃, 히아신스 꽃, 빈카 꽃, 아이리스 꽃, 무스카리 꽃 그리고 이름 모를 노랑꽃과 개나리꽃과 동의보감 꽃과 튤립 꽃과 보랏빛 종모양의 야생화 꽃이 매일 아침 날 보고 미소를 짓는 아름다운 사월. 이웃집 뜰에도 별목련꽃, 매화꽃, 벚꽃, 튤립, 흰 동백꽃, 노란 수선화 꽃, 명자나무 꽃, 자목련꽃 등이 피는 사월. 새들도 좋은지 하루 종일 노래를 부른다. 빨간 새 비브라토는 온 동네에 울려 퍼져 행복한 종소리처럼 들려온다. 종일 꽃 바다에서 꽃 향기 맡으며 새들의 노래 들으며 논다. 꽃들의 맑고 고운 영혼이 내게 행복하게 사라고 속삭인다. 언제나 조용히 내 자리에서 침묵을 지키며 묵묵히 내 길을 천천히 걷는데 꽃들은 내 마음을 알고 위로를 한다.
코로나만 아니라면 매일 줄리아드 학교에 가서 천재들의 공연을 볼 텐데 시간만 흐르고 어디가 코로나 끝인지 아직 모른다. 코로나 전 공연 보러 가는 길 센트럴 파크를 지나쳤다. 플라자 호텔 지하철역에 내려 마차의 행렬을 보면서 천천히 걸으며 꽃향기 맡으며 초록 잎새들을 보며 걸었다. 거리 음악가 노래도 듣고 연인들이 다정하게 걷는 모습도 그림처럼 아름답고 조깅하고 자전거 타고 달리는 뉴요커들을 볼 수 있는 센트럴 파크가 그립다. 매일매일 보고 싶은데 센트럴 파크도 내가 보고 싶을까.
꽁꽁 얼어붙은 땅에서 아름다운 꽃을 피우는 사월. 사월이 되면 그리운 사이먼과 가펑클의 노래가 있다. 오래전 센트럴 파크에서 공연이 열렸다고 하는데 난 지각생. 빨리 뉴욕에 왔으면 공연을 볼 수 있었을 텐데...
세월은 어디로 흘러갈까. 또 무엇이 날 기다리고 있을 걸까. 참으로 오랜 세월 동안 고독한 길을 걷고 있다. 뉴욕에서 얼마나 더 오래 머물지도 난 모르는데 신은 알고 있을까. 운명이 데리고 온 뉴욕. 운명의 거센 파도와 투쟁을 하며 세월이 흘러갔다. 내가 짊어져야 할 십자가가 좀 더 가벼워지면 좋겠다. 긴 터널을 지나면 빛이 들어올까. 매일 기도하고 산책하며 꽃향기 맡으며 위로를 받고 지낸다.
꽃향기 가득한 뉴욕의 사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