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슬프지만
꽃은 눈부시게 아름다운
봄날
꽃피는 동네에서
산책하면
봄의 교향악이 울려 퍼진 듯 느껴진다.
그리운 친구들은
어디서
무얼 할까
2021. 4. 21 수요일
뉴욕 플러싱
이은상 (1903 ~1982)
1.
봄의 교향악이 울려 퍼지는 청라언덕 위에 백합 필 적에
나는 흰 나리꽃 향기 맡으며 너를 위해 노래, 노래 부른다
청라언덕과 같은 내 맘에 백합 같은 내 동무야
네가 내게서 피어날 적에 모든 슬픔이 사라진다
2.
더운 백사장에 밀려드는 저녁노을 위에 흰새 뛸 적에
나는 멀리 산천 바라보면서 너를 위해 노래, 노래 부른다
저녁 조수와 같은 내 맘에 흰새 같은 내 동무야
네가 내게서 떠돌 때에는 모든 슬픔이 사라진다
3.
서리바람 부는 낙엽동산 속 꽃진 연당(蓮堂)에서 금새 뛸 적에
나는 깊이 물 속 굽어보면서 너를 위해 노래, 노래 부른다
꽃진 연당과 같은 내 맘에 금새 같은 내 동무야
네가 내게서 뛰놀 때에는 모든 슬픔이 사라진다
4.
소리 없이 오는 눈발사이로 밤의 장안에서 가등(街燈) 빛날 때
나는 높이 성궁 바라보면서 너를 위해 노래, 노래 부른다
밤의 장안과 같은 내 맘에 가등 같은 내 동무야
네가 내게서 빛날 때에는 모든 슬픔이 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