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를 즐겨라
2021. 12. 3 금요일
마법의 성에 다녀왔다. 잠시 무거운 현실을 잊고 즐거움에 퐁당 빠졌다. 아직도 철부지인가 아직도 어린이처럼 순수한 마음이라서 그런가. 모르겠다. 어쨌든 즐거운 하루를 보냈다. 너무너무 바빠 커피 한 잔 마실 시간도 없이 맨해튼에서 누비고 돌아다녔다. 파티 초대장을 받지 않으니 스스로 즐거움을 찾아야 한다. 내가 찾지 않으면 누가 찾아주겠어. 모두 삶이 힘들고 어렵다고 불평불만하는데.
홀리데이 시즌이라 맨해튼은 황홀하다. 특히 미드타운 5번가 거리는 손에 쇼핑백을 들고 다니는 사람들도 무척이나 많고 연말이라 여행객도 많은 듯 짐작된다. 록펠러 크리스마스트리는 세계적으로 명성 높아 구경꾼들이 많아서 더 복잡하다.
Saks Fifth Avenue 레이저 쇼 역시 홀리데이 시즌에만 볼 수 있고 환상의 세계를 보여주니 모두들 넋을 잃고 바라보며 휴대폰으로 담느라 정신없다. 복잡하니 피곤은 100배 정도 되지만 그래도 특별한 시기니 나도 구경꾼이 되어본다. 초록 빨강 노랑 파랑 보랏빛으로 변하는 마법의 성에서 살면 좋겠단 생각도 하면서 마음이 즐겁다. 록펠러 크리스마스트리와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하는 사람들도 많다.
매월 첫 번째 금요일 뮤지엄 마일 메트 뮤지엄 근처에 있는 누 갤러리에서 무료 전시회를 볼 수 있다. 오후 4시 -7시 사이. 미리 도착해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하고 백신 접종과 신분증을 동시 보여줘야 한다. 규모가 아담하지만 특별한 전시회는 볼만 한 미술관. 작지만 특별한 여운을 남겨서 좋다. 그래서 사랑받는 미술관에 속하고 여행객들도 찾아온다. 추운 겨울날에도 미술관 밖에서 기다리는 사람들도 많고 나도 그들 속에 끼여 기다리다 미술관 안으로 들어가 가방 검사를 받고 계단을 올라갔다.
프릭 컬렉션과 더불어 사진 촬영이 금지된 곳이라 사진이 없어서 늘 아쉬움이 남기도 하고. 구스타프 클림트, 에곤 쉴레, 오스카 코코슈카 등의 작품을 보곤 했는데 바실리 칸딘스키와 가브리엘 뮌터의 작품도 보았다. 칸딘스키를 사랑했던 뮌터가 그린 작품 속에 칸딘스키가 그려져 있었다. 뮌헨의 작은 마을에 살았던 칸딘스키. 뮌헨에 방문하면 칸딘스키의 흔적도 따라가고 싶다. 언제 기회가 오려나. 이리 꿈만 꾼다. 지금 뉴욕에 살거나 아님 여행 중이라면 꼭 보라고 권하고 싶은 특별전. 매달 첫 번째 금요일 오후만 무료입장. 아님 유료다.
미술관 내 카페 사바스키에서는 전통 비엔나 스타일의 음식과 커피를 제공해 좋아하는 뉴요커들이 아주 많은데 우리 가족은 딱 한 번 방문했는데 특별한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가격 대비 만족스럽지 않았다. 난 음식보다 공연에 더 관심이 많은데 카페 사바스키에서 열리는 공연을 보려면 비싼 티켓도 구매해야 하고 말할 것도 없이 식사도 해야 한다. 뉴욕에 돈 많은 귀족들이 많이 사니 그들에겐 버겁지 않을 테고 서민들은 눈을 감고 살아야지.
뉴욕 맨해튼에 비엔나 스타일의 레스토랑이 희귀한가. 비엔나 여행 때 먹은 음식도 기억에도 없다. 다시 여행 가면 오페라도 매일 보고 근사한 레스토랑에서 식사도 하고 싶은데 언제 기회가 오려나. 그래도 꿈을 꾸고 살아야지 않겠는가.
맨해튼 식사비가 저렴하지 않다면 자주 멋진 레스토랑에서 맛있는 음식을 맛볼 텐데 워낙 비싸 눈을 감는데 요즘 홀리데이 시즌이라 여기저기 레스토랑에서 연락이 온다. 세계적인 셰프가 준비한 음식 먹으며 함께 이야기 나누는 행복도 참 좋은데 현실에 굴복하고 산다. 전과 달리 지난여름 레스토랑 위크도 1인 100불 정도 줘야 근사한 식사를 할 수 있으니 뉴욕 물가가 얼마나 비싼지. 3명이면 300불 + 팁+ 세금. 거기에 와인 값은 추가다. 그러니까 엄청 비싸다. 극과 극의 세상을 보여주는 뉴욕.
누 갤러리와 메트 뮤지엄은 무척 가깝다. 누 갤러리 특별전을 보러 간 김에 메트에도 방문했다. 지난 수요일 아들과 데이트할 떼 메트에 가려고 예약하려니 수요일은 휴일. 세상에 얼마나 오래 뮤지엄에 방문하지 않았으면 휴일도 잊었나. 예전에는 수요일이 휴일이 아니었던 거 같기도 하고. 홀리데이 시즌 메트 뮤지엄 크리스마스트리 장식도 명성 높아서 매년 보러 간다. 내 마음은 어린이 같아서 그런가. 크리스마스 크리를 매년 봐도 즐겁다. 어린아이들이 트리 앞에서 행복한 표정 지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메트에서도 특별전이 열려서 발걸음을 옮겼는데 전시회 이해하려면 공부를 많이 해야 가능하겠단 생각이 들어서 나왔다. 요즘 미술관 순례할 정도로 마음이 차분하지 않다.
또 늘 마음속에 그리는 센트럴 파크 저수지에도 찾아갔다. 맨해튼 어퍼 이스트 사이드에 산다면 매일 조깅 하
러 갈 텐데... 아들은 보스턴 찰스강이 뉴욕 센트럴 파크 저수지보다 더 좋다고. 두 곳을 비교하긴 무리다. 찰스강은 보스턴을 대표하는 곳이고 센트럴 파크 저수지는 뉴욕의 일부분이고 조깅하기 좋은 장소다. 나 역시 조깅하기에 찰스 강이 더 멋지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센트럴 파크 저수지도 멋져. 주위에 귀족들 사는 근사한 빌딩도 있고. 겨울 햇살 바라보며 잠시 산책을 했다.
FRANZ PETER SCHUBERT Sonata for Violin and Piano in A Major, D 574- Op. Post 162 "Duo"
FRITZ KREISLER Recitativo and Scherzo-Caprice for Solo Violin, Op. 6
IGOR FYODOROVICH STRAVINSKY (arr. Samuel Dushkin) Divertimento ' The Fairy's Kiss' for Violin and Piano
맨해튼에 산다면 저녁 늦게 줄리아드 학교에서 열리는 공연도 보고 싶은데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돌아와 Streaming media (스트리밍)으로 공연을 감상했다. 라이브 공연과 음색이 확실히 다르지만 그래도 음악은 좋다. 한인 여학생 연주로 바이올린의 선율을 들어 행복한 늦은 저녁. 우아하고 예쁜 드레스 입고 무대에 올라 피아노 반주에 맞춰 바이올린 연주하니 천사 같다.
아들과 함께 운동하고, 책 읽고, 뮤지엄에 다녀오고, 맨해튼 미드타운에서 서성거리며 록펠러 크리스마스트리도 보는 등 무척 바쁜 하루를 보냈다.
삶이 참 무겁고 슬프니 우울의 나라에서 헤매기도 하지만 마법의 성 맨해튼에 가면 잠시 현실을 잊고 즐거움을 찾는다. 내게 주어진 현실에서 최선을 다하면서 즐거움과 기쁨을 찾아야지. 삶이 뜻대로 되지도 않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