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12. 4 토요일
줄리아드 학교에서 바이올린 리사이틀, 피아노 리사이틀과 클라리넷 연주를 감상했다. 토요일 예비학교 학생들과 예비학교 교수님 연주였다. 프로그램에 올려진 바이올린 곡들이 무척 예뻐서 잔뜩 기대를 했지만 흡족하지는 않았다. 시벨리우스 바이올린 협주곡이 꽤 어렵다고 한다.
수년 전 카네기 홀에서 힐러리 한이 시벨리우스 바이올린 협주곡을 연주했다. 아들의 아이돌이라서 기대를 엄청 했는데 그날 라이브 연주는 만족스럽지 않았다. 라이브 공연이 어렵긴 하다. 그날 연주가의 컨디션도 영향을 미칠 테고.
슈베르트 즉흥곡 연주는 꽤 좋았다. 귀에 익은 감미로운 선율을 들으니 행복한 오후였다. 예비학교 교수님 클라리넷 연주도 인상 깊었다. 바이올린과 피아노 연주를 들을 기회는 많지만 클라리넷 연주는 흔하지 않다. 음악을 좋아하지 않으면 꽤 오랜 시간 공연을 본다는 게 지루할 텐데 음악을 좋아하니 종일 들어도 좋다.
문득 초등학교 1학년 때 처음으로 보았던 바이올린 케이스를 들고 다닌 친구가 생각났다. 그 친구는 음악을 전공했을까. 당시는 바이올린 레슨 받는 학생은 흔하지 않았다. 난 그때 처음으로 바이올린을 보고 레슨을 받고 싶었지만 공무원인 아버지에게 말하지 못하고 세월만 보냈고 대학을 졸업 후 발령을 받아 교직에 종사해 첫 급여를 받아 연습용 악기를 구입해 바이올린 레슨을 받기 시작했다. 얼마나 오랜 세월이 흐른 후였던가. 하고 싶은 것들이 무척 많아도 환경이 허락하지 않으면 어쩔 수 없이 포기한 게 대부분이었다. 삶이 참 어렵다.
클라리넷 연주를 감상하다 음악을 좋아하는 쉐릴 할머니가 생각났다. 코로나 전 자주자주 줄리아드 학교와 맨해튼 음대에서 함께 공연을 보곤 했는데 그 후로 보지 못했다. 클라리넷 레슨을 받고 합창단 활동을 했다는 할머니는 어떻게 지내고 계실까. 11월에 할머니 생신도 있는데 만난 지 꽤 오래되어 간다. 수년 전 할머니 생신 때 함께 링컨 센터에서 헝가리 오페라단 공연도 봤다. 또 함께 메트 뮤지엄에도 갔다.
첫 번째 토요일이라서 브루클린 뮤지엄에도 방문할 수 있는데 조용히 음악만 감상했다. 지난달에도 브루클리 뮤지엄과 구겐하임 뮤지엄 등에 미리 예약했는데 에너지 흐름이 낮아 방문하지 못했다. 브루클린 뮤지엄에서 크리스천 디올 특별전이 열려 내게 꼭 보라고 말했는데 언제 가볼까. 입장료가 비싸도 충분히 볼 가치가 있다고 친구가 말했다.